가위눌림이었다.

나는 반쯤 잠들고 반쯤 깬 상태로 꿈을 꾸고 있었다.

나는 아이와 나란히 누워 있었고 내가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게 꿈인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평온하게 자다가 내내 울던 사람처럼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고

울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났고 일어나서 베란다로 통하는 창틀을 넘어갔다.

창문은 닫혀 있었고 나는 닫힌 창문을 영혼처럼 통과해 베란다로 나갔다.

방안은 깊은 밤이었는데.. 베란다는 새벽녘이었다.

나는 빨래 건조대 위의 빨래를 만져보며

아직 마르지 않은 것이 슬퍼서 또 울었다..

아직 마르지 않은 빨래가 걸려 있는 건조대를 한쪽으로 치우고

나는 밖으로 나 있는 창 앞에 섰다.

나는 조금 전처럼 그곳을 통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내 몸은 창문에 부딪혔다. 나는 나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창문을 열었다. 뻑뻑한 창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지만

나는 애써 내 몸이 빠져나갈 공간을 확보했다.

나는 몸을 반쯤 밖으로 빼내어 보았다. 그리곤 잠시 망설였다.

그때 아이의 울음소리가 나를 깨웠다. 나는 정신이 들었다.

아이는 나쁜 꿈을 꾼 듯 울면서 일어나 앉았다.

나는 어둠 속에서 아이를 다독거리며 눈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에게

괜찮아..다 잘 될 거야.. 더 이상 나쁜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해 주었다.

새벽 세시였다. 나는 다시 잠들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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