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하늘을 건널 때, 이 외로운 행성이 내 눈을 붙잡네."

"아니야, 가사가 틀렸잖아. '외로운 행성(Lonely planet)'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행성(Lovely planet)'이야." 모린이 지적했다.

모린의 말이 맞았다. 난 노래 가사를 틀리게 부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왠지 '외로운 행성'이 더 그럴듯하게 들렸다. 좀 더 전문적이고 진지한 이름을 짓고 싶었지만, 론리 플래닛은 사람들이 절대 잊지 않을 이름이었다. 

 -p. 66 중에서

 
   

'론리 플래닛'이란 이름에 대한 토니 휠러의 예견은 적중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여행책, '여행자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가이드북의 출판사명이 노래 가사에서 비롯되었다니,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론 기막히게 어울리는 조합이라 감탄스럽기도 합니다. 

'론리 플래닛'의 창업자이자 산 증인 토니와 모린 부부의 삶을 담고 있는 <론리 플래닛 스토리>. 원서로는 이미 개정판까지 나와 있다는 이 책은. 두 사람이 론리 플래닛이라는 출판사를 만들게 된 계기부터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의 모든 것을 보여 줍니다.

책에 따르면, 론리 플래닛의 시작은 이들이 20대 초중반의 나이였던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행에 대한 열망에 가득찼던 부부는 중고차에 몸을 싣고 런던에서 출발, 아시아를 횡단하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6개월간의 여정을 마치고 호주에 도착해 보니, 수중에 남은 돈이라곤 단돈 27센트. 두 사람은 불안에 시달리기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움직였고, 그 결과 '론리 플래닛'이 탄생하기에까지 이른 것입니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토니와 모린 부부의 론리 플래닛도 위기와 기회의 순간들을 거쳐 후반으로 갈수록 기반을 다져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 과정에서 빚어진 다양한 여행 무용담이 책 읽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바퀴벌레 구별법이나 소매치기 대응법과 같은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에피소드들이 가득 담겨있으니까요. 이외, 여행 가이드북에 관한 이들의 원칙과 신념을 알 수 있는 부분들과, 토니와 모린 가족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접하다 보면, 총 479페이지라는 두께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정보 습득이나 대리만족도 있겠지만-'여행에 대한 도전정신 함양'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조건이 열악했던 30년 전에도 지구를 반 바퀴나 여행한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이라면 나도 가능하겠어'같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언젠가 꼭 가봐야겠다고 여행지를 찜하면서 읽으면 즐거움은 배가 됩니다.  

*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지구상 어디를 가도 꼭 필요한 서바이벌 품목'으로 뽑은 세 가지가 여권, 돈, 론리 플래닛 여행 가이드라고 합니다. 세계 추세를 보면 여권은 전자여권으로, 돈은 신용카드로 점차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데, 론리 플래닛의 미래는 어떠할까요? 1천여 페이지가 넘는 '인도 가이드북'을 전자 기기를 통해 볼 수 있게 될까요? 비단 론리 플래닛뿐 아니라 모든 도서의 미래와도 연관된 문제라 생각하면 우려와 기대가 교차함은 어쩔 수 없네요.

* 막간 Quiz. 론리 플래닛 여행서에는 우리나라 동해의 해역 명칭이 동해, 일본해 중 어느 것으로 표기돼 있을까요?

답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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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외 주목할 만한 여행 관련 신간 2권을 더 소개해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10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100>은 역사가 깊으면서도 아름다운 전세계의 광장 100곳을 엄선해 보여 주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장소가 중심이 되는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10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100>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흡사 올컬러 백과사전을 연상케 하는 장정과 무게감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현재의 광장이 가진 아름다운 모습에 지난한 역사가 오버랩되며 감동은 깊어갑니다.

들고 다니기 힘든데 집에서만 봐야 하느냐, 서울 시청 앞 광장은 왜 없느냐, 하고 딴지를 걸어 보지만 이러한 기획의 도서들이 계속 나와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쁠 따름입니다.

 

<스위트 로드>

 제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봄직한, 김영모 제과명장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워커홀릭인 만큼 단순한 여행이 아닌, 수대에 걸쳐 전통을 잇고 있는 일본 제과점들 방문을 목적으로 하여 그 결과물을 <스위트 로드>에 펼쳐 놓았습니다. 교토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뿐 아니라 가고시마, 구마모토 등 시골에 있는 제과 명가까지 빼놓지 않고 다녀 온 순례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제과점의 위치와 인기제품, 관련 사진, 주인의 인터뷰가 적절히 배치돼 있어 책 속의 장소를 직접 찾아가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 베이커리의 어딜가나 똑같은 빵이 아닌, 모양도 맛도 개성있는 쇼트케이크와 몽블랑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앞으로 일본 여행시 제과점 방문은 필수사항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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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하건대 살면서 요리를 못한다고 해서 크게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요리를 못해 밥 굶을 걱정을 하는 일은 불필요하죠. 하지만 요리를 잘한다면, 무미건조한 삶이 좀더 풍성해 질 수 있다는 거라는 점 역시 확신합니다.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위해 만든 음식은 무한한 애정으로 빚어진 하나의 창조물이자 새로운 세계이지요. 각종 양념이 섞여 들어가 맛을 내는 음식과 그 음식을 먹는 이를 보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통조림같은 가공식품에선 쉽게 느껴지지 않는, 만든 이의 열과 성의를 생각하게 만드는 음식은 존재만으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12월 들어 처음으로 소개하는 도서는 요리책 2권입니다. 전국의 10만 엄마들이 사 보았다는 예성맘의 두 번째 책 <예성맘의 우리아이 평생밥상>과, 지난 9월 종영된 드라마 '식객'의 주인공 김래원의 <김래원이 차리는 진수성찬>. 저자들의 강한 매력이 물씬 느껴집니다.  

예성맘의 첫 번째 책은 2006년 출간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는 '이유식 요리서'계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지인과 예전에 나눈 이야기가 기억나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나도 금방 따라할 수 있을 것처럼 만만해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는 겁니다. 약간은 거친 표현일 수 있지만 컨셉과 내용을 꿰뚫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예성맘은 아이에게 뭘 먹여야 할지 고민하는 10만 부모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아이들 이유식과 간식을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책은 어떨까요? 기존과 비슷한 책을 기대한다면 살짝 예상에서 벗어날 겁니다. 내용과 판형 모두 업그레이드된 버전입니다.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8년 · 96개월 · 2880일 건강식단'이라는 부제 그대로, 이유식을 먹는 아기부터 8세 이후까지 계절별, 일별 식단표가 알차게 수록돼 있습니다. 요리 연구가의 도움으로 아토피와 두뇌 발달에 도움 되는 푸드 등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영양을 섬세히 고려한 점이 눈에 띕니다. 그날 그날의 요리에 맞춘 '식단 노트'는 요리의 팁이 되기도 하고 식품 정보를 제공합니다. 식단에 실린 음식 외에도 '플러스 레시피'가 있어, '참치볶음밥'이 질렸을 때 '베이컨볶음밥'을 한다는 식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만능 요리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어른이라고 마다할 까닭이 없으니, 책 제목 그대로 '평생밥상'을 위한 요리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실린 요리의 가지 수에 반할 수 밖에 없었는데, 좋아하는 '두부'가 재료로 들어가는 요리를 인덱스에서 찾아봤더니 무려 100여 개에 달하더군요. 아이가 있는 가정을 비롯해 요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요리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한번 눈여겨 보면 좋겠습니다.  

<김래원이 차리는 진수성찬>은, 김래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일주일 밥상이라는 컨셉의 7개 장으로 구성됩니다. 각 장의 제목은 '엄마 밥이 그리운 날, 엄마 손 요리', '스케줄 비는 날, 진수성찬 요리' 등과 같습니다. 예성맘의 책에서 아이에 맞춰 싱겁게 간한 요리만 보아서인지 읽다보면 전체적으로 짭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 술안주상으로 소개되고 있는 콩나물 골뱅이 무침이나 해물파전은 침샘을 마구 자극합니다. 당장 소주 한 병 사다 집에서 안주와 함께 먹어야겠다 싶을 만큼 음식 사진도 맛깔납니다. 몇장씩 섞여 있는 김래원의 사진 역시 눈길을 끕니다. 여자분들은 요리보다 사심 가득한 마음으로 이 책을 사보셔도 충분히 만족하리라 자신합니다. 남자분들은 '요리 잘하는 남자의 매력'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져 보면 어떨까요. 살짝 '엄친아'의 포스가 느껴지는 그에게서 한 수 배워 보세요.

그럼 오늘도-제 맘대로;-'음식'하면 생각나는 구절 하나를 끝인사 대신 남기겠습니다.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중 한 부분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XXX 김치'도 맛있지만 '엄마표 김치'가 최고인 까닭은 이러한 기억과 어머니의 손맛이 버무려진 가슴 먹먹한 맛 때문이겠지요.  

   
  ......그런 뒤 맨손으로 김치를 집어 입속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줬다. 김치에선 알싸한 사이다 맛이 났다. 내 컴컴한 아가리 속으로 김치와 함께 들어오는 어머니의 손가락 맛이랄까, 살[肉] 맛은 미지근하니 담담했다. 식칼이 배추 몸뚱이를 베고 지나갈 때 전해지는 그 서걱하는 질감과 싱그러운 소리가 나는 참 좋았다. 어둑한 부엌 안, 환풍기 사이로 들어오던 햇빛의 뼈와 그 빛 가까이에 선 어머니의 옆모습, 그런 것도.  
   


+ 요리의 세계가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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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는 물론이고 예체능 과목까지 학원에서 배우는 시대입니다. 내 아이를 학원에 맡기기 보다 내 손으로 가르치려 해도, 갈수록 복잡해지는 교과 과정이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방법을 몰라 교육의 일부를 학원에 위임하게 되는 셈인데도 마음 한 구석은 늘 편치 않죠. 오늘은 그러한 부모님들께 반가운 책 소식을 전합니다.

현재 대통령 과학 장학생으로 서울대 수학과에 재학 중인 수학 공신(工神) 김용균의 엄마, 임미성의 <수학의 神 엄마가 만든다>가 출간됐습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수학의 중요성과 함께 3세부터 초등 3학년까지 부모와 아이가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 줍니다.  

 지은이는 공부습관을 들이기 힘들었던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을 떠올리며 반대로 용균이는 '준비된 아이로 키우겠다'고 다짐하고 수학 교육을 적극적으로 합니다. 그 방법이 결코 어렵지 않고 효과적임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엄마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수학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시작해보면 생각보다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한두 달 지나 공부하는 게 익숙해지면, 엄마는 하루에 5~10분만 시간을 내어 체크하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 처음에 공부하는 버릇을 들이기 위해 엄마가 아이 옆에서 같이 공부할 수도 있다. 이런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라면 석 달 정도면 충분하다. 그 정도만 꾸준히 공부하는 버릇을 들이면, 아이는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된다.  -지은이 서문 중

 
   

이 책의 특장점을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용균이와 다른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풍부한 실례를 들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삽입돼 있는 '공신 엄마의 어드바이스'는 수학 교육뿐 아니라 일반적인 자녀교육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초등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수학 교육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각 학년에 맞는 목표와 중요 개념 설명이 매우 유익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학 문제 설명 과정이 쉽고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헷갈려 하는 부분을 짚어주는 한편 수학에 자신 없는 엄마도 이 책을 통해 수학을 새로이 익히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리보기'에 문제 풀이 부분은 들어가 있지 않아, 초등 2학년 문제를 하나 보여 드립니다.


위 문제와 같이 중요하면서도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숫자 계산 등 문제 푸는 방법이 많이 소개 돼 있지만, 더 보여 드리자면 끝이 없을 것 같아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살다 보면, 수학은 멀리 있지 않고 '생활 속에' 있다는 진리를 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특히 수학은 학창시절에 포기했다는 엄마들도 있겠지만 엄마가 즐겨워야 아이들도 즐거운 법이지요. 함께 수학의 즐거움을 나눠 보았으면 합니다. 그 길에 이 책이 단단한 징검다리가 돼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책에도 실려 있지만-상활별 Q&A와 19단표가 뒷부분에 실려 있어요-자녀에게 맞는 Q&A를 원하시거나 직접 지은이의 강연를 듣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온라인 상담 이벤트와 저자 강연회를 마련했습니다. 아래 이벤트 페이지에 들어가셔서 댓글로 신청해 주시면 됩니다. 내 딸, 아들의 수학 점수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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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우, 플라멩고, 돈키호테의 나라 스페인을 소개합니다. 감기에 콜록거리며 캐롤을 흥얼대다가 눈부신 햇살을 떠올리니 마음까지 따뜻해 지며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듭니다. 스페인의 쨍쨍한 햇볕을 사진으로나마 감상해 볼까요. 

 

 

 

 

 

 

 

 

 

 

 

 


스페인에 대한 여행에세이가 나왔습니다. EBS에서 방영되고 있는 '세계테마기행(프로그램명 그대로 한 명의 배낭여행자가 체험하는 테마 여행기)' 중 '가수 이상은의 스페인'편이 <Hola 투명한 평화의 땅, Spain>이라는 책으로 엮어 나왔습니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내용과 함께 미처 확인할 수 없었던 가수 이상은의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확인할 수 있게끔 구성돼 있습니다.  

지은이로서는 지난 3월에 <삶은...여행>이후 두번째 여행서를 낸 셈입니다. 당시 독일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예술가의 감성이 뜸뿍 담긴 이야기를 통해 많은 독자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만큼 신간 소식이 더 반갑네요. 독일 다음 여행기라면 영국이나 프랑스가 아닐까 예상했었는데 전혀 의외인 스페인과 함께 돌아 오다니 놀라운 것이 사실입니다. 지은이 역시 다큐멘터리 촬영을 떠나기 전에는 스페인에 대해  투우나 플라멩코 정도만 알았다니 역시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네요. 다행히 방송팀 외에도 친한 친구 '찐빵'의 도움으로 스페인 여행은 무리없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절친한 친구나 연인도 여행 동행자로 지내다 보면 싸우기 마련인데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었습니다.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에서 능숙한 여행자의 기운을 느껴 봅니다. 

지은이는 스페인의 문화 체험에 동참합니다. 축제 참여, 가우디 작품 감상 등 인상 깊은 부분도 많지만 역시 투우 경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투우 경기에 참여하는 걸까 아닐까로 마음 졸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동물 학대'에 분노하는 데다 여린 지은이는 투우 경기를 보는 것조차 괴로워 합니다. 대신 투우 경기에 나가는 소들을 기르는 목장 견학을 통해 흥미를 조금 가지게 됩니다. 목장 주인인 미우라 할아버지의 지도(?) 아래 투우 연습을 하게 된 대목을 볼까요.

   
  바쁜 와중에도 내게 투우 연습하는 법을 가르쳐주신다. 가슴 높이의 시멘트 벽 안으로 숨는 연습도 해 보라나. 짐짓 투우사가 된 듯 미우라 씨의 말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를 피해 시멘트 벽 안으로 도망가는 나. 잘했다는 표정으로 웃는 미우라 씨. 나도 모르게 투우에 대한 반감이 스르르 사라진다.  -p. 72 중에서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아직 국내에 널리 소개된 여행지가 아닌 까닭에 문화나 풍속 등이 생소합니다. 투우만으로 스페인을 안다고 말하는 것은 경복궁 구경으로 한국을 다 봤단 말과 같겠습니다. 생각만큼 화려하고, 예상보다 여유로운 그들의 삶은 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읽어 보시면 좋을 분들은 1)투우 이외 스페인 문화가 궁금하신 분, 2)이상은의 생각과 감상을 알고 싶은 분, 3)느긋한 여유를 원하시는 분, 4)다음 여행을 꿈꾸시는 분, 5)그저 따뜻한 날씨가 그리우신 분 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스페인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가끔 남부유럽에 속하는 햇볕 쏟아지는 나라를 떠올리며 여행의 꿈을 꾸어 보면 어떨까 합니다. 꿈꾸는 일이 없다면 세상살이도 쉽지 않겠죠. 책에서도 소개된 스페인의 영원히 꿈을 쫓는 사람, 돈키호테의 힌 소절을 끝인사로 남깁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며,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사족)

스페인의 화려한 전통의상과 그만큼 아름다운 미인들 사진을 몇 장 덧붙입니다. 할머님까지 저리 고우시다니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을 지경입니다. 할머님을 닮아 예쁘게 나이 들어 가야 겠습니다.



 

 

 

 

 

 

 

 

 
※ 이 페이퍼에 실린 사진들은 책 속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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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있을 때 어리석은 자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미리 여행을 위한 계획을 세워 보거나 마음으로 하는 여행이라도 떠나 보면 좋겠습니다. 부쩍 여행서 신간 소식이 잦아진 요즘, 여행의 세계로 안내 할 도서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빌 브라이슨의 번역서가 나왔습니다.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로 빈민구호 단체 Care와 함께한 8일간의 케냐 여행기를 담았습니다. 이전처럼 그의 재치는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목숨을 위협하는 수준의 교통수단과 쓰레기더미로 가득찬 난민촌 앞에서도 유머를 구사하고 희망을 발견해 내는 그의 여행기를 따라가다 보면 '역시 빌 브라이슨답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빈민구호라는 교훈적인 내용도 다소 있어 아래에 발췌 했습니다. 

   
  게다가 아프리카로 구호물자를 보내봤자 정부가 착복하고 말거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기부를 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에 기부해봤자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떠들어대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당구 큐대 정도 되는 막대기로 두 눈을 찔러 버려라. 절대로 그렇지 않다... -p.103 중에서  
   

 

특색있는 키워드: 방송인 

여행 에세이 중 눈에 띄는 책은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라디오 작가인 지은이의 감성적인 글맛이 여행지와 함께 마음에 여운을 남깁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책에 차례 부분이 없다는 것인데 여행 가이드가 아닌데다 어느 쪽을 펼쳐 읽어도 재미있기에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순서는 접어 두고 사랑과 여행을 동시에 만나러 가볼까요.

<동경 하늘 동경>은 기상캐스터인 지은이가 전하는 날씨별 도쿄 여행기입니다. 직업정신 투철한 제목과 내용에 감탄하는 한편, 풋풋한 미모의 내지 사진에도 왠지 훈훈한 기분이 듭니다. 물론, 도쿄의 골목 구석구석 소개와 추천 숍은 메모해 두었다가 다시 찾고 싶을 만큼 내용도 알찹니다. 

 

특색있는 키워드: 국내 가족여행

 주말 가족여행을 위한 책도 두 권 나왔습니다. <가족여행이 떴다!>는 'TV보다 재밌는 1박 2일'이라는 부제가 의미심장합니다. 여행 스케줄을 짜기엔 여력이 없고 그렇다고 황금같은 주말을 TV만 보며 흘려 보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분들에게 필독서가 되겠습니다. 계절별 국내 여행지의 추천 코스가 도로 정보, 경비까지 상세히 안내돼 있습니다. 부록으로 반나절 박물관 체험코스를 실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심화된 박물관 체험을 원하신다면 <박물관 체험여행>을 추천합니다. 교과서와 연계한 박물관을 소개해 보다 학습에 도움되게 구성한 점이 돋보입니다. 마침 '출간 기념 이벤트' 중이니 겨울방학 전에 미리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특색있는 키워드: 자전거

자전거 라이더의 인구가 증가한 덕분인지 여행서에도 자전거 바람이 꾸준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아메리카 로드>와 <라이딩 in 아메리카>와 같이 아메리카 대륙을 횡단했던 자전거가 이번에는 국내와 유라시아 대륙을 넘나들었습니다. <달리는 거야 로시난테>는 지금은 경남 산청 보건소 지소장인 지은이가 대학생때 달린 우리 땅 여행기입니다. 심각하지 않고 유쾌한 접근이 재미를 줍니다.

반면 <달려라 자전거>는 무려 432일간 14,200Km-상하이에서 리스본까지-길 위에서의 경험을 보여 줍니다. 지은이는 가슴을 잡아끄는 '그 무엇'을 찾아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기에 이르렀다는데, '자유'가 답이 아닐까 짐작해 보지만 '그 무엇'은 독자 개개인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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