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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어리랏다 - 아름답게 되살린 한옥 이야기
새로운 한옥을 위한 건축인 모임 지음 / 돌베개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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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 살어리랏다를 읽었다. 제목한번 그윽하다. '한옥에 살아 보겠다' 정도로 들리는데, '지금은 그러하질 못하니 애달프다'라는 안타까운 떨림이 전해온다. 사실 '살어리랏다'만 보면 모호하다. 앞서 말한 반대의 의미로도 통한다. '어쩔수 없이 살아야한다. 이왕 이런거 살아야지 별수있나'라는 현실에 순응은 하겠지만 그래도 원망 어린 소리도 묻혀있다.

어쨌든, 지금이라는 시제에서 보면 둘 모두 상심에 어린 말임은 분명하다.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던지, 살기 싫은데 살수밖에 없다던지 말이다. '청산별곡'을 불렀던 누군가도 그러했으리라. 그러니까 '살어리랏다'에는 살아가는 와중에 배인 절절한 희망과 향수가 뒤섞여있다. 이 책은 희망가를 부른다. 한옥의 보급이라는 희망가가 글과 사진으로 버무러져있다. 그것도 낡고 오래된 한옥을 새로이 단장해 놓은 집주인들의 희망가라기보다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을 향해 한옥에 한번 살아보지 않으련가 하고 꼬셔대는 한옥 건축가들이 흙과 돌과 기와로 켜는 희망가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한옥'이라는 낱말보다는 '살이'라는 낱말에 무게가 더 실린다. 당연하다. 같은 말이라도, 한옥을 소유하고 싶다고 말하기보다는 한옥에서 살고 싶다고 말할 것이다. 그럼에도 책 소재가 한옥이기 때문에 살이에 대한 선망은 결국 한옥으로 인함이다. 사실 살이는 상상속에 그려진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한옥 건축물들은 빛과 소리와 공기를 담아두고자 하는 집주인들과 한옥 건축가들의 애정어린 작품이다. 사실 책에는 집주인들의 목소리는 거의 드러나 있진 않는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 생각은 된다. 그럼에도 오래되고, 답답하고, 퇴색한 한옥이 시원하니 열린 공간으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여백의 공간으로 변모함은 곧 한옥의 본 모습을 찾기 위한 전통 회복이며,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 꿈틀대기 시작하는 한옥의 진화이다.



p.64 ~ p.65에 실려있는 '쌍희재' 모습...


필자들의 목소리로
담담히 소개하는 글들을 읽노라면 마치 책 속에 실려있는 각각의 한옥에 들어서 있는 듯 생생하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이쁜 사진들은 부족한 상상을 채워준다. 글과 사진 모두 살아있는 이 책 자체로도 멋지다. 사진에 담을 수 없는 프레임 밖 풍경은 글들이 아쉬움을 채워준다. 한 옥이라는 소재와 어울려 글에도 기품이 서려있다. 글들을 읽노라면 마냥 머리속에서 지어진 한옥의 조각 조각을 상상만을 통해 꿰어 맞추기가 쉽진 않은데, 사진과 설계 도면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 글로도 충분하고 사진으로도 만족한다.

한옥도 한옥이지만, 이 책... 그러니까 멋진 사진도 있고, 깔끔한 글로 채워진 책들을 읽길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에 대한 만족감이 책 소재의 만족감만큼이나 크다.


한동안 전통과 단절되었던 한옥이 기지개를 켜대는 새로운 진화를 책속에서 느껴보시라.

PS.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구매하셔도 좋을 듯한 책입니다. 책값은 비싼편인데, 40% 세일해서 팔더군요. 잡지처럼 읽으셔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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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의 웹 2.0 기획론 - 강력한 웹 2.0 서비스를 만드는 13개의 키워드
정유진 지음 / 한빛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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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도 『김국현의 웹 2.0 경제학이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쓴 적도 있지만, 확실히 지금의 웹은 예전 초창기 인터넷 시대와 비교하여, 진보를 넘어서 진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책 『정유진의 웹 2.0 기획론을 읽어보고 난 지금, 인터렉티브한 소통을 통하여 웹 2.0이 서서히 일상안으로 파고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여러 유명한 웹 사이트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서비스 방식이 무엇인지, 그들은 어떻게 유저들과 소통을 하는지, 13가지의 키워드들을 통하여 방대하지만, 잘 구분해 놓음으로써 세세하니 설명을 잘 해 놓았다. 이 책에 들어있는 13개의 키워드만 잘 정리해놓고, 알아둔다면 왠만한 요즘 웹 트랜드에 대해선 꽤 높은 지식을 자랑할 수 있을 듯 싶다.
 
이 책은 『김국현의 웹 2.0 경제학이라는 책과 비교해서도 좀 더 전문적이다. 단순히 네트워크나 웹 사이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흐름만을 설명해 놓은 것이 아닌, 그 흐름을 분석하였기 때문이다. 
 
웹 2.0은 '공유, 참여, 개방'이라는 명제를 표방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정유진'씨는 좀 더 이들을 묶어주는 하나의 수식, '웹 2.0 =  데이터 2.0 + 애플리케이션 2.0' 이라 말한다.
 
그렇다면, 공유, 참여, 개방이 가지는 의미들과 데이터 2.0과 애플리케이션 2.0의 의미가 어떻게 맞아떨어지는지 살펴보자. 그 전에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크고 작은 몇가지 키워들을 나열해본다면, UCC, tag,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OPML 파일, XML, RSS, 마이크로컨텐츠, 어텐션,  API, 매쉬업(mash-up), UI 등으로 나열된다.
 
단,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이 모든 것(공유, 참여, 개방)들은 수익 혹은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들은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 위한, 최소한 부수적으로 무언가 받아내기 위한 것이며, 많이 양보해서 지금은 수익이 없더라도 앞으로 수익이 내제되어 있는 최소한의 조건 혹은 요소들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웹 2.0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존재하다기보다는 계속 블루 오션이든, 레드 오션이든 땅을 파고 수익을 얻기위한 하나의 방편이며, 이것이 유저들에게 편리함과 재미를 보상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일상으로 파고 들었음을 알아야한다. 그러니까 웹 2.0이 말장난 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의 의문은 그것의 기술적 실체들을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드는 것 이라고 생각되어진다. 물론, 이미 알고 있다하여도 무언가를 내세운다는데에 거부감이 드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기술적 진보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총체적으로 웹 2.0이라는 제시어로 나타낼 뿐이다. 
 
예전에는 '디렉토리'가 검색에서 중요한 항목(디렉토리)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디렉토리를 과감히 깨뜨리고 좀 더 자연어에 가까운 키워드들을 방대한 거미줄의 세계에서 뽑아냄으로써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그러한 유저들을 통해 명성을 날리더니, 결국, 광고(검색 광고 시장)시장에서 천문학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드러나지 않은 금맥을 캐낸것이다. 디렉토리 서비스의 강자 '야후'는 한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그럼으로써, 닷컴 기업들은 이러한 긴꼬리에 들어있는 유저들의 눈에 들기 위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입소문이라도 더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된다. 이것이 지금의 웹이 유저들과 인터랙티브한 소통을 만들어낸 계기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주목이나 관심을 받기 위한 것이 앞서 나열한 키워드 중의 하나인 '어텐션'이다. 이러한 관심은 '집단지성'을 중요시 하는데, 한마디로 이러한 집단을 통해 더욱 좋은 정보를 선별하는 필터링의 기능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모든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어텐션 attention'은 데이터를 필터링하는 기준이 되는 것 (p. 222)이다. 이렇듯, 개개인의 관심(어텐션)을 웹에서는 좀 더 퍼블릭하게 만든다.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 올리는 것인데, 결국 '추천'이라는 상품으로 가공되어 최종 소비자를 만나게 된다고 한다(p.223). 이렇게 함으로써 사용자(혹은 개발자)들은 좀 더 유저(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유저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메타데이터(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혹은 관계데이터)를 선별, 정리함으로써 유저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유저들은 좀 더 자신이 생산해낸 정보를 내보이고 싶어한다. 이런것이 UCC(User Created Contens)이며, 유저들이 자신의 정보에서 나온 특화된 키워드를 tag(태그)로 지정함으로써, 다양한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 또한 이러한 키워드(태그)를 통해 자신의 정보를 포함시킬 수 있으며, 이것은 퍼스널(개인적)의 영역에 머무르는 것이기 보다는 퍼블릭의 영역으로 확대되어 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욱 더 좋은 정보를 원하고, 이러한 공공의 영역에서 좀 더 좋은 정보를 선별한다는 것은 앞으로 웹이 지향하는 소셜(social)화이다. 개인 보다는 집단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개인(특히..지성적인 개인이나 감각적인 개인)들이 모여 이루게 되는 집단이 더욱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의 네트워크는 퍼스널에서 소셜로 가는 과정으로 그려 낼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공유'와 '참여'와 '개방'을 이루는 한 축이다.
 
많은 유저들은 정말로 방대한 정보를 웹 상에 방출하고 있다. 또한 많은 개개의 유저들은 질 좋고, 구미에 맞는 정보들을 수용하기를 원한다. 이렇게 많은 정보속에서 자신이 선별해 내어 구독할 수 있는 시스템이 RSS이다. 그러니까 좋은 정보를 보길 원하는 수많은 개인의 욕구들에게는 RSS만큼 좋은 것이 없다. 이것도 RSS2.0으로 바톤을 넘겨준지 오래다. RSS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다른 리더기에서도 구독하는 것들을 쉽게 받아 볼 수 있어야 하는데, 바로 이것이 OPML 파일이다. 이 파일을 이용하여 기존의 데이터를 쉽게 가져올 수 있다.(p. 82)
 
앞서 말한 RSS는 올려진 정보(웹 페이지나 사이트)보다도 더욱 작게 쪼개진 데이터이다. 이러한 것은 RSS 말고도 이미지, 동영상등이 포함되어진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유저들이 접하는 최종단계의 데이터이다. 이러한 것을 저자는 '컨텐츠의 마이크로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준다'(p. 132)고 하였는데, 심지어 블로그에서 마이크로컨텐츠라 불려지는 코멘츠도 하위 정보로 분류되어 이를 서비스하는 영역도 있다고 하니, 우리가 대할 수 정보는 정말로 무궁무진하다. RSS를 활용해 오디오를 배포하는 파드개스팅 서비스 또한 이 영역으로 볼 수 있는 미디어 파일, 미디어 컨텐츠라 한다. 
 
이런 작은 영역에서의 정보 또한 개인들 뿐만 아니라, 사용자(사이트) 측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메타데이터를 활용하여 수많은 데이터들의 항목을 정리해 놓을 수도 있으며, 정보에 쉽게 접근 할 수도 있다. 가령, 기존의 데이터에서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데이터들, 주소지, 나이, 취향, 날씨, 시간, 성별...등등... 이러한 세부적 데이터는 유저들의 관심과 분류에 있어서 척도가 된다.
 
이러한 성향을 관찰하고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다양하며 재미있는 웹을 표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위치를 가지고 만들어낸, 구글맵이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은 매쉬업(특정한 것들을 섞어버리는 것...)이나, API를 오픈시켜놓음으로써 더욱 다양해진다. 구글맵에 집(임대든, 구매든...)의 매매 상황을 나타내서 서비스 할 수 있고, 또 도시의 명소를 접합시킬 수 있다. 이러면 이 쪽 정보 따로, 다른 쪽 정보 따로 검색하는 수고 없이 하나의 서비스에서 이뤄낼 수 있다. 물론, 재미 또한 배가 된다.
 
매쉬업의 경우, 예전에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정 패널이 서로 다른 두 노래를 섞어 만들어 내보인 것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두 노래가 한 곡 안에서 서로 조화롭게 흘러나오지만, 이질감이든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매쉬업이 이쪽 웹 분야에서도 쓰인다니, 처음엔 놀라웠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그럴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나타내는 키워드들 가지고 몇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대충 이렇게 마무리 짓는다.
 
결국, 현재 웹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나 앞으로 지향되어야 할 것들은 웹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웹이 품고 있는 데이터의 활용, 혹은 변형, 그리고 데이터의 주고 받음에 있다. 이것이 사용자(개발자나 사이트)와 개인(유저)들 간에 인터랙티브한 소통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은 다양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여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플랫폼은 메타데이터를 이용한 거대한 소통의 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플랫폼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다양해지고 특색을 이루어 낼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
 
이 책을 읽고, 좀 단순히 생각했던 웹 2.0이 더욱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현상 그리고 문제로써 다가왔다. 이쪽에 종사하는 전문가나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씩 읽어두면, 정말 많은 것들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좀 아쉬운 것은, 외국 사이트들 소개가 주를 이루는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이트들도 예로 들어가면서 설명했다면, 더욱 더 쉽게 이해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든다. 참고로 저자인 '정유진'씨는 NHN에서 웹 기획자로 근무하고 있다.
 
 
2007. 0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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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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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예전에 썼던 글입니다.~~~

가끔 신문의 칼럼들을 보면, 칼럼을 쓴 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보다는 생각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그들의 글재주가 부러웠다. 또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보고 다른시각으로 전파해대는 그들의 독특한 시각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 책을 본 지금, 난 그들 또한 무수히 많은 습작을 통해 연습 해왔으며, 그들이 써낸 주옥같은 글들은 보편적인 큰 틀안에서 벗어나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글쓰기의 전략'에 관한 것이다. 어떤 식으로 써야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들이 더욱 편안하고 이해하기 쉽게 볼 수 있는지에 관한 책이다. 이 책에는 몇가지의 유형들이 제시되어 있으며, 그리고 이 모든 유형들은 단순히 여러 칼럼들의 저자가 이렇게 구성해야겠다 마음먹고 뼈대를 잡아놓은 것이 아니라, 글 쓰는 그들 자신이 자신의 습작안에서 이야기를 써 내려가다 보면 그것들은 자신만의 유형이 되어 글에 나타나게 됨을 말하고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책이다. 그 책에는 이 작가의 공상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 단편 몇개가 나의 심금을 울려서 내가 이 책을 좋아한다라기 보다는 그 책 머릿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어서 이 책을 좋아한다. "나는 첫 장편소설『개미』를 발표한 뒤에 이야기를 빠르게 지어내는 능력을 유지하고 싶어서 매일 저녁 한 시간을 할애하여 단편소설을 썼다. 그럼으로써 오전 내내 '두꺼운 소설'을 쓰는 데서 오는 긴장 상태로부터 벗어나곤 했다." 이 말을 난 누구의 말이나 글보다 좋아한다. <마크 트웨인>의 주옥같은 명언들보다도 훨씬 더 좋아한다. 그도 결국엔 자신의 글쓰기 능력을 유지하고 싶어하고 또 누구보다 연습을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여러 유형의 글쓰기에 대한 구성을 볼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이다. "단순히 어떤 글을 쓸 때는 이러이러한 유형의 글이 보편적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 책의 저자가 고른 멋진 칼럼들을 가지고 독자에게 접근하기에 이 책이 더욱 글쓰기에 욕심많은 나에게 와 닿는다. 확실히 이론적인 몇 마디의 말보다는 나에게 직접 그리고 명확히 다가온다. 더구나 이 책의 백미는 저자 자신이 썼던 칼럼 한편을 가지고 그때 자신이 썼었던 그때의 상황을 다시 회고하며,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글쓰기에 임했는지 나오는 부분이다. 자신이 쓴 글은 자신이 안다. 자신의 감정과 어려움, 그리고 글을 어떻게 진행시킬지 하는 구성의 과정등.. 이 모든 것을 초보자인 내가 직접 글속에 뛰쳐 들어가 느껴보며, 작가의 설명을 듣는것 처럼 생생하다. 마치 이 글을 읽고 있는 내내 글쓰기에 대한 과외를 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살아있고, 분명한 설명.. 거기에 부가적인 글쓸때의 유의해야 할 맞춤법이라든지, 주어와 서술어의 명확한 논리적 관계등.. 이 모든것이 뚜렷이 나에게 다가온다. 내가 이 리뷰를 쓰는 내내 이 리뷰의 내용보다도 주어와 서술어가 제대로 위치해있는지에 매우 신경이 쓰인다. 예전에는 좀 말이 되지 않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역시나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 이것부터가 글을 쓰기 위한 습작 이전의 작은 변화 아닐까? 자신이 책읽기와 글쓰기에 기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볼 필요가 있고, 또 책상에 놓아둘만한 책이다.

<덧붙임>

**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몇가지 책에서 소개한 글들을 올려봅니다.

독서는 단지 지식을 얻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남의 문체, 구성, 표현력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다. (p. 35)

다시 말해 플롯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어떤 한 곳으로 작품의 모든 요소를 끌고 가서 이야기 되게하는 구심력과 비슷하다. 그래서 그는 플롯을 뼈대라는 말로 비유하기보다 전기자장력이란 단어를 사용해 설명하고 있다. (p. 119)

만약 여러분 중에 뛰어난 작가나 편집자, 칼럼니스트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인용노트나 독서노트를 만들어보기 바란다. 뛰어난 작가의 경우 인용노트나 독서노트를 만들어 인용할 경구를 미리 준비해둔다. (p. 201)

그러나 대체로 우리말에서 '-의'는 대부분 '철수의 책'과 같은 소유나 '사랑의 의미'와 같은 종속의 의미로 쓰인다. 그러니까 '-의'를 '하락'과 같은 동작이나 '성실'과 같은상태의 의미를 가지는한자어와 쓸 때에는 이를 '주어-서술어'로 풀어 쓸 수 있는가를 늘 점검해보아야 한다. (p. 326)

2005.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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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어머니 약손처럼 찌든 삶과 아픈 몸을 어루만진다
윤동혁 지음 / 거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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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 아니면 아침이슬 머금은 숲속을 거닐다 보면 풀의 냄새, 땅의 냄새가 코끝에서 진하게 묻어나온다. 머라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냄새. 이 냄새가 과연 무엇이길래 편안한 마음이 들게할까? 저자인 윤동혁 PD는 이것이 일종의 '자연의 호르몬'에 의한 작용이라고 설명한다. 인간 또한 자연이 내놓은 산물중의 하나이기에 자연속의 인간이 제일 편안하고 인체의 모든 작용은 자연속에서 더욱 더 원만해지고 풍부해진다는 소리이다. 그런데 인간은 어느 때부터인가 자연과의 동화를 스스로 거부하고, 자연속에서 무언가를 캐낼 궁리만 하기 시작했다. 자연은 항상 우리에게 그 알수 없는 무언가를 베풀어 주지만 인간은 자연의 고마움을 어느샌가 잊고 지낸다. 이는 자연과 인간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자연위에 인간이 있을 수는 없다. 절대로.
 
요즘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예전보다 부쩍 늘었다. 우리는 항상 병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한다라는 일종의 치료적 행위라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이런 점들을 지적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자연과의 동화는 아토피의 증세를 뚜렸이 감소시켜준다. 이는 저자가 국내에서 국외에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지켜본바에 따른 것이다. 그 흔한 식물조차 그들 자신을 자연환경에 맡기고 끊임없이 환경에 동화시키려 하는데...인간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자연이 주는 해법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자연이 주는 가공되지 않은 해법에는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몸소 자연에 몸을 낮추고 있다. 그는 항상 맨발로 숲길을 거닐며, 땅에서, 숲에서 나는 음식으로 자신의 영양분을 채워간다. 물론 현대사회라는 각박한 생활 속에서는 쉽지는 않다. 저자 또한 자연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숲의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많다. 다만 우리가 거기까지 발품 팔기를 원하지 않기때문에 자연과 멀어지지만 말이다.
 
숲이 인간에 맞출 수는 없다. 물론 인간은 숲을 불러오려고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것들이 인공 '피톤치드'일 것이다. 이 '피톤치드'라는 것은 식물이 해충이나 곰팡이를 피하려고 내놓는 일종의 저항물질이다. 인간은 이렇게해서라도 자연을, 숲을 불러들이려고 노력을 한다. 물론 저자 또한 이런 인공물질들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큰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숲에 갈 수 없다면 이런것이라도 써야 한다는 융통적인 사람이다. 특히, 저자의 식견대로라면 화분 또한 비중이 크다.
 
그러나 쳔연 자연의 기운을 느끼려면 역시 발품을 팔아야한다. 숲을 불러들이기 보단 숲으로 가야한다. 그곳에서 이름모를 수많은 풀들과 나무들, 그리고 시원스레 내려오는 물줄기의 기운을 받아야한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삶이다. 자연이 주는 것을 공짜로 받아먹는다 해서 전혀 수고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나무가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듯이, 우리 또한 나무곁으로 가 그 나무를 껴안아야한다.
 
좀 웃긴말 같지만 사실이다. 저자 또한 그렇게 말하고 있다. 나무곁으로 가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연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는 것과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숲이 주는 시원함을 느끼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에 계획했던 지리산 등반이 태풍에 의해 취소가 되어서 가지 못해 아쉬웠던 적이 있었는데...하지만 다시 가면 된다. 항상 산과 숲과 나무는 그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이다. 급할 것은 하나 없다. 여름이 가고...더욱 산과 숲에 가기 좋은 가을이 왔기 때문이다.
 
이 책속엔 여러 숲의 풍경들이 실려있다(물론 여러 식물들의 사진도 실려있다). 특히 표지에 실린 숲 사이를  내리쬐는 햇살은 정말 아름답고 포근하다.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고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숲(혹은 산)속 좀 높은 곳에 올라 침낭을 깔고 그곳에서 별을 보며 잠드는 것이다. 이 책은 숲도 숲이지만 하늘도 쳐다보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다.
 
자...짬을 내어 자연에 몸을 담가보자.... 자연으로 달려가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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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축구다 - 끝나지 않은 축구전쟁의 역사
SHO'w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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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이 리뷰는 2006년 7월 초에 작성... **

드디어...2006 독일 월드컵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월드컵 내내...축구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6월은 매우 행복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 행복속에는 이 책『이것이 진짜 축구다』가 있어서...그 절정감을 맛보게 하였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의 우리나라의 성적은 매우 아쉽다. 단순히 16강 언저리에서 탈락해서라기 보다는 어찌보면...이만큼 괜찮은 조편성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운이 좋을때, 좀 치고 올라가는 맛도 있어야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신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렵게 편성된 조에서 살아남아 올라간다는 것은 그 어떤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즐거움이겠지만, 그 힘듦을 알기에 이번과 같은 행운의 조에서의 16강 탈락은 괜히 '진것은 진것이다'라고 깔끔 떨지 못하는 내 자신이 그래도 마냥 못난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나와 같은 분들...이 책 『이것이 진짜 축구다』를 보시라.

이 책의 제목이 왜 '이것이 진짜 축구다'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 책은 축구 강국 8개나라의 세밀하면서도 오밀조밀한 그리고 심지어 웃긴 일화까지도 매우 먹음직스럽게 묘사되어있다. 이 책에서의 8개 강국은 잉글랜드(차고 달리는 난폭한 신사들), 네덜란드(토털풋볼, 축구혁명은 오렌지색이다), 이탈리아(축구는 승리만을 위해 존재한다), 독일(게르만 부족의 필드 침략사), 프랑스(필드 위의 이민자들과 그들만의 아트풋볼), 스페인(꽃다발을 받지 못한 투우사), 브라질(축구는 골을 위한 댄스다), 아르헨티나(탱고처럼 격렬하게, 늑대처럼 잔인하게) 로 구분해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축구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들 자체(축구 선수들과 코치진)가 바로 그들 나라의 국민성을 어떻게 대변하는지, 그리고 바로 그들만의 독특한 축구 전략과 국민성을 왜 동일시하는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러한 설명들에 대해 홀딱 빠져들을 것이다. 앞서 8개 나라의 괄호속에  표현되어 있는 이 국가들의 소제목들은 정말 표현이 절묘할 정도로 딱 들어맞는다.

이 세상의 모든 인종 그리고 모든 국가들이 똑같이 생긴 둥그런 공 하나만을 차고 달리지만, 결국 그렇다고 다 똑같은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와같은 말은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지만 느낌만 있을 뿐이지 구체적으로 여러 나라의 축구 형태 혹은 뿌리에 대해선 제대로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이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다. 비록 이번 월드컵 8강 이후는 거의 유럽 일색이고 남미 두 나라(브라질, 아르헨티나)가 끼어든 형편이지만. (물론 끼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 남미 두 나라는 누구나 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축구 강국이자, 그리고 매 대회때마다 점쳐지는 우승 후보국이다) 이러한 구도는 말 그대로 이변이 존재하지 않는 엄연한 전통적인 월드컵 구도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우리나라가 떨어진것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 이 책과 매우 잘 어울리는 구도로 되어 버렸다. 그리고 8강전을(물론 그 전인 16강전부터) 치르면서...이 책에 나오는 그들만의 전술과 그들 나라의 전세대의 축구 영웅들의 바톤을 지금의 현세대가 얼마나 잘 이어받았는지...지켜보는 것도 매우 큰 재미이다.

이 책의 중심은 축구의 역사이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자면..월드컵의 역사이다. 비록 축구의 대중성과 기반이 그들 나라가 가지는 각 리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 리그라는 것이 순수하게 각자 나라를 대변하는 것만은 아니다(용병이나 외국 코치진의 영입 이유로...). 물론 월드컵이라는 경기 자체도 코치진은 외국인들이 맡을 수 있지만, 그들이 외국인이더라도 그 국가가 가진 정체성을 무시할 순 없다. 우리나라의 예로 본다면..비록 히딩크에서 아드보카트로 이어지는 외국 사단(네덜란드 사단)이지만, 그들은 네덜란드의 토털축구(혹은 압박축구)에 우리나라의 본성인 '투혼'을 접목시켰다고 봤을때...우리나라의 정신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시말하면...다른나라와는 사뭇 다른...주변 아시아의 축구와도 같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축구로 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월드컵은 국민들의 자존심이 걸려있고, 좀 오버가 되어 애국심이라는 자국에 느끼는 본성에 호소 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축구는 축구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혹은 축구를 넘어선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불붙기 때문에 축구를 단순한 스포츠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축구 이상의 것들이 담겨져 있다. 바로 세대와 세대를 건너며 혹은 이어져 내려오는 선수들에 대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고, 국민들은 축구 이전에 축구스타(혹은 레전드로 표현되는 영웅과 같은...)를 통해 그들의 사랑을 한껏 불어넣는 그러한 모습들이 정말 뭉클할 정도로 표현되어져 있다.

그리고 축구장 밖의 모습들, 예를들어...앞서말한 국민들의 스타를 향한 갈망과 각 스타들의 눈에 불꽃튀는 경쟁심리, 그리고 정치와의 엮임, 각 나라 스쿼드에(혹은 포메이션에...) 담긴 고뇌등...이루 말할 수 없는 이야깃거리들이 각 페이지마다 작은 박스안에 알차게 들어있다. 정말 웃기기도 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있다.

일례로...난 이탈리아편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이탈리아에 대한 소제목이 '축구는 승리만을 위해 존재한다'인데..이는 정말 이탈리아에 대한 궁극의 묘사이다. 왜 그들이 빗장수비라 일컬어지는 '카테나치오'를 쓸수밖에 없는지..(여기서 웃긴 표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이기지는 못해도 질 수는 없다'로 표현...)그리고 왜 그들은 거친 축구를 할 수 밖에 없는지..그 이유와 과정들이 들어있으며, 그 속에서 눈물짓는 이탈리아 선수들에 대해선 일면 불쌍한 면도 느꼈지만, 그 쾌감이 온몸을 뚫고 지나갔다. 그들의 썩은 토마토 세례를 받는 장면이란...(비록 글로 표현되어 있지만...이 상상력을 막을 순 없다..ㅎㅎ)

그리고 이들 8개 나라가 끝은 아니다..각 대륙별로 주요한 나라에 대해선 따로 설명을 해놓았고..물론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과 더불어 북한 축구(그 유명한 '사다리전법'을 포함하여...)에 대한 설명도 깔끔하니 들어있다.

이 책을 읽고..월드컵 경기를 본다면...그 누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엠블렘에 새겨지는 별이 왜 그토록 고귀한 것인지 알 수가 있다..(그만큼 월드컵 우승은 어렵다는 얘기..^^")

2006. 07.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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