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진짜 축구다 - 끝나지 않은 축구전쟁의 역사
SHO'w 지음 / 살림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 이 리뷰는 2006년 7월 초에 작성... **

드디어...2006 독일 월드컵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월드컵 내내...축구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6월은 매우 행복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그 행복속에는 이 책『이것이 진짜 축구다』가 있어서...그 절정감을 맛보게 하였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의 우리나라의 성적은 매우 아쉽다. 단순히 16강 언저리에서 탈락해서라기 보다는 어찌보면...이만큼 괜찮은 조편성에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운이 좋을때, 좀 치고 올라가는 맛도 있어야 응원하는 입장에서도 신이 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렵게 편성된 조에서 살아남아 올라간다는 것은 그 어떤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즐거움이겠지만, 그 힘듦을 알기에 이번과 같은 행운의 조에서의 16강 탈락은 괜히 '진것은 진것이다'라고 깔끔 떨지 못하는 내 자신이 그래도 마냥 못난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나와 같은 분들...이 책 『이것이 진짜 축구다』를 보시라.

이 책의 제목이 왜 '이것이 진짜 축구다'인지...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 책은 축구 강국 8개나라의 세밀하면서도 오밀조밀한 그리고 심지어 웃긴 일화까지도 매우 먹음직스럽게 묘사되어있다. 이 책에서의 8개 강국은 잉글랜드(차고 달리는 난폭한 신사들), 네덜란드(토털풋볼, 축구혁명은 오렌지색이다), 이탈리아(축구는 승리만을 위해 존재한다), 독일(게르만 부족의 필드 침략사), 프랑스(필드 위의 이민자들과 그들만의 아트풋볼), 스페인(꽃다발을 받지 못한 투우사), 브라질(축구는 골을 위한 댄스다), 아르헨티나(탱고처럼 격렬하게, 늑대처럼 잔인하게) 로 구분해놓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축구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이고, 그들 자체(축구 선수들과 코치진)가 바로 그들 나라의 국민성을 어떻게 대변하는지, 그리고 바로 그들만의 독특한 축구 전략과 국민성을 왜 동일시하는지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러한 설명들에 대해 홀딱 빠져들을 것이다. 앞서 8개 나라의 괄호속에  표현되어 있는 이 국가들의 소제목들은 정말 표현이 절묘할 정도로 딱 들어맞는다.

이 세상의 모든 인종 그리고 모든 국가들이 똑같이 생긴 둥그런 공 하나만을 차고 달리지만, 결국 그렇다고 다 똑같은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와같은 말은 누구나 이야기 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지만 느낌만 있을 뿐이지 구체적으로 여러 나라의 축구 형태 혹은 뿌리에 대해선 제대로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이 책을 읽어보라는 것이다. 비록 이번 월드컵 8강 이후는 거의 유럽 일색이고 남미 두 나라(브라질, 아르헨티나)가 끼어든 형편이지만. (물론 끼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 남미 두 나라는 누구나 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축구 강국이자, 그리고 매 대회때마다 점쳐지는 우승 후보국이다) 이러한 구도는 말 그대로 이변이 존재하지 않는 엄연한 전통적인 월드컵 구도라 말할 수 있다. 그래서...우리나라가 떨어진것이 매우 아쉽긴 하지만, 이 책과 매우 잘 어울리는 구도로 되어 버렸다. 그리고 8강전을(물론 그 전인 16강전부터) 치르면서...이 책에 나오는 그들만의 전술과 그들 나라의 전세대의 축구 영웅들의 바톤을 지금의 현세대가 얼마나 잘 이어받았는지...지켜보는 것도 매우 큰 재미이다.

이 책의 중심은 축구의 역사이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자면..월드컵의 역사이다. 비록 축구의 대중성과 기반이 그들 나라가 가지는 각 리그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 리그라는 것이 순수하게 각자 나라를 대변하는 것만은 아니다(용병이나 외국 코치진의 영입 이유로...). 물론 월드컵이라는 경기 자체도 코치진은 외국인들이 맡을 수 있지만, 그들이 외국인이더라도 그 국가가 가진 정체성을 무시할 순 없다. 우리나라의 예로 본다면..비록 히딩크에서 아드보카트로 이어지는 외국 사단(네덜란드 사단)이지만, 그들은 네덜란드의 토털축구(혹은 압박축구)에 우리나라의 본성인 '투혼'을 접목시켰다고 봤을때...우리나라의 정신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시말하면...다른나라와는 사뭇 다른...주변 아시아의 축구와도 같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는 독특한 형태의 축구로 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월드컵은 국민들의 자존심이 걸려있고, 좀 오버가 되어 애국심이라는 자국에 느끼는 본성에 호소 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축구는 축구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혹은 축구를 넘어선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불붙기 때문에 축구를 단순한 스포츠로 보기엔 좀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축구 이상의 것들이 담겨져 있다. 바로 세대와 세대를 건너며 혹은 이어져 내려오는 선수들에 대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고, 국민들은 축구 이전에 축구스타(혹은 레전드로 표현되는 영웅과 같은...)를 통해 그들의 사랑을 한껏 불어넣는 그러한 모습들이 정말 뭉클할 정도로 표현되어져 있다.

그리고 축구장 밖의 모습들, 예를들어...앞서말한 국민들의 스타를 향한 갈망과 각 스타들의 눈에 불꽃튀는 경쟁심리, 그리고 정치와의 엮임, 각 나라 스쿼드에(혹은 포메이션에...) 담긴 고뇌등...이루 말할 수 없는 이야깃거리들이 각 페이지마다 작은 박스안에 알차게 들어있다. 정말 웃기기도 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있다.

일례로...난 이탈리아편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이탈리아에 대한 소제목이 '축구는 승리만을 위해 존재한다'인데..이는 정말 이탈리아에 대한 궁극의 묘사이다. 왜 그들이 빗장수비라 일컬어지는 '카테나치오'를 쓸수밖에 없는지..(여기서 웃긴 표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이기지는 못해도 질 수는 없다'로 표현...)그리고 왜 그들은 거친 축구를 할 수 밖에 없는지..그 이유와 과정들이 들어있으며, 그 속에서 눈물짓는 이탈리아 선수들에 대해선 일면 불쌍한 면도 느꼈지만, 그 쾌감이 온몸을 뚫고 지나갔다. 그들의 썩은 토마토 세례를 받는 장면이란...(비록 글로 표현되어 있지만...이 상상력을 막을 순 없다..ㅎㅎ)

그리고 이들 8개 나라가 끝은 아니다..각 대륙별로 주요한 나라에 대해선 따로 설명을 해놓았고..물론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과 더불어 북한 축구(그 유명한 '사다리전법'을 포함하여...)에 대한 설명도 깔끔하니 들어있다.

이 책을 읽고..월드컵 경기를 본다면...그 누가 축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엠블렘에 새겨지는 별이 왜 그토록 고귀한 것인지 알 수가 있다..(그만큼 월드컵 우승은 어렵다는 얘기..^^")

2006. 07.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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