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출계집단이 이렇듯 부계로 출계 범위가 축소된 것은 장자상속이 제도화되어 우애에 입각한 계승과 균분 상속을 종식하면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리하여 2세기 이상 제도화와 교화를 거친 후수평적 사고방식에서 수직적으로 힘겨우면서도 복잡한 이동이 마무리되었다. - P383

중국의 경우 장자상속은 오랜 세기 동안 제기능을 하지 못했으며, 장자를 선호하는 것은 이름에 불과했다. 장자 선호는 고작 장자가 형제자매 중 수위에 있음을 인정하여 통상 상속 재산에서 여분의 몫을 주는 가운데 존속했을 뿐이다.  - P383

한국에서는 장자 한 사람을 당대의 이상적이며 바람직한 대표로 선정하였는데, 이것은 지가를 희생하더라도 본가는 유지하는 데 더 중점을 둔 데에서 비롯했다. 장자가 의례를 계승하는 것이 균분 상속의 완전한 종식을 직접 이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경제적인 면에서 완전한 장자상속은 드물다 하더라도 장자상속을 선호하는 경향은 두드러졌다.  - 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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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되고 여섯 달 뒤, 스탠퍼드대학과 인디애나대학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이름이 붙은 건물의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두 학교 모두 학생들과 임직원, 교직원, 졸업생들이 편지와 기사, 온·오프라인 시위로 항의한 결과 내려진 결정이다.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 정지인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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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학자들은 어떤 특징들이 다른 특징들보다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종들이 거쳐 간 시간의 흐름을 가장 신빙성 있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공통의 진화적 참신함”23이라고 부른 특징들, 그러니까 새롭게 추가된 특징들이었다. 이를테면 완전히 새로운 더듬이라든가 반짝이는 노란 지느러미 같은 것들 말이다. 모델에 추가된 참신한 업그레이드가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면, 그 새로운 특징을 따라 생물들이 거쳐 간 다양한 버전들을 추적할 수 있고, 시간의 화살이 어느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 (좀 더 자신 있게) 추측할 수 있고, 더 큰 확신을 갖고 누가 누구를 낳았는지 단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 정지인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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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세균cyanobacteria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바다에 사는 이 작은 초록 점 같은 생물은 인간의 눈에 너무나 하찮게 보여 수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조차 없었다. 1980년대 어느 날,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상당량을 이 남조세균들이 생산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이 작은 초록 점들인 프로클로로코쿠스 마리누스Prochlorococcus marinus에게 경외심을 느끼고, 그것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것이 바로 다윈이 예언했던 그런 상황이다. 그가 지구의 수많은 생명들의 순위를 정하지 말라고 그토록 뚜렷이 경고한 이유는 “어느 무리가 승리하게 될지 인간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57

인간의 지력으로 도저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생태의 복잡성에 대한 이러한 조심스러움과 겸손함, 공경하는 마음은 사실 대단히 오래된 것이다. 이는 때로 “민들레 원칙”58이라고도 불리는 철학적 개념이다. 민들레는 어떤 상황에서는 추려내야 할 잡초로 여겨지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경작해야 하는 가치 있는 약초로 여겨지기도 한다.

우생학자들은 이런 단순한 상대성의 원칙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유전자 풀에서 “필수 불가결한”59 다양성을 제거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그들은 사실상 지배자 인종을 구축할 최선의 기회를 망쳐버리고 있었던 셈이다.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 정지인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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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매디슨 그랜트Madison Grant라는 한 미국 남자가 (나중에 히틀러라는 한 독일 남자가 자신의 “성경”이라고 부르게 될) 우생학 책 한 권을 출판했다. 《위대한 인종의 소멸》이라는 그 책에서 그랜트는 어떤 면에서는 골턴이 SF로 구상했던 비전과 유사한 정책을 제안했다. 전국의 모든 “도덕적으로 비뚤어진 자, 정신적 결함이 있는 자, 유전적 불구자들”을 자선의 명목으로 한데 모아 “불임화하자”는 것이었다. 미국의 우생학자들은 그것이 아주 훌륭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10여 년 뒤 독일에서 히틀러가 최초의 강제 불임화법을 통과시켰을 때 미국의 우생학자이자 의사인 조지프 드자넷은 “우리의 게임에서 독일인들이 우리를 이기고 있다”며 우는소리를 했다. -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 정지인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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