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희생에 대해 스미스는 경외심과 의심 모두를 갖는다. 자기애가 사회질서를 파괴할 것에 대해 경계하지만 자기 희생 역시 일반인에게 요구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러나 과연 애국자의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는 그에 대해 세상의견해와 동일한 견해를 갖고 있을까? 애당초 우리는 자기 자신과 가족,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번영의 토대라고 생각할 때 조국을 사랑하는 것 아니었는가? 그럼에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위해 자기 목숨, 또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마음속에서 애착의 본말전도가 일어났다고밖에 할 수 없다. 아마도 애국자의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 목숨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가능한 한 지키도록 명령할 것이다. 적어도 국가의 허영을 위해 자기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한 조국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고 또한 필요하여, 공평한 관찰자가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조국에 대한 사랑은 부자연스럽고 도착증적인 편애가 될 위험성이 있다. - P124

우리는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남을 돕는 행위를 보았을 때 그것에 감탄한다. 그러나 우리가 감탄하는 것은, 그 행위가 타인의 이익을 증진시키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사회의 일반적 규칙들에 엄밀하게 일치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의 일반적 규칙들은 그런 엄격한 자기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감탄하는 것은, 오히려 그 행위가 일반적 규칙들에 대한 고려를 넘어서 어떤 숭고한 감정에근거하여 행해진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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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교환

파르망티에는 루이 16세를 설득해 감자 꽃을 옷깃 장식으로 달거나 귀족에게 나눠주게 하는 등 감자 선전에 열을 올렸고, 일부러 관심을 끌기 위해 서민에게 감자를 주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을 내는 등 감자를 고급 식자재로 부각시키기도 했다.

파르망티에는 감자 요리가 맛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파리 교외의 레 사블롱 들판에 50에이커(약 20만 ㎡) 정도의 감자밭을 조성하였고, 남미에서 온 진귀한 농작물이라고 소개했다. 낮에는 무장한 감시인에게 망을 보게 했고 밤에는 일부러 감시를 풀었다. 주변 농민들은 삼엄한 감시를 보면서 감자가 맛이 좋은 고가의 작물일 것이라고 믿게 되었고, 한밤중에 몰래 훔쳐가 재배하기 시작했다. 파르망티에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재배가 시작된 감자는 프랑스 혁명기부터 나폴레옹 시대까지 심각한 기근이 이어지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지금도 프랑스 요리에서 파르망티에라는 이름은 모든 감자 요리를 총칭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 <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미야자키마사카츠 지음, 한세희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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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 관세와 대항해시대
- 오스만 투르크가 무역을 방해해서 유럽이 새 항로 개척을 했다는 설명은 진위에 논란이 많다. 이슬람 제국이 상업에 적극적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히려 유럽 내부의 무역 갈등이 중요했다. 베네치아, 피렌체의 무역 독점에 포르투갈이 새 무역로를 개척했다는 주장도 있다.

유럽에서는 중세 내내 후추 등의 동방 무역을 이슬람 상인과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상인이 독점했다. 그러다가 16세기 초반에 오스만 제국이 이집트의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점령하면서 베네치아로 출하하는 상품에 대한 세금을 대폭 올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후추 가격이 폭등하여 한때 예전 가격의 8배가 되기도 하였다. 그럴 바에야 항로를 새로 개척해 직접 인도에 가서 후추를 매입하는 게 이득일 것이라는 생각이 퍼졌다. 후추의 대량 운송과 관련해 제2막이 열리던 순간이다. - <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미야자키마사카츠 지음, 한세희 옮김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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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으로부터 도덕과 법이 나온다. 도덕과 법이 사회질서를 우지한다. 결국 사회질서는 감정의 결과다. 도덕감정론의 핵심 논리가 전개되고 있다.






일반적 규칙에 따라 사람들이 행동하면 조화롭고 살기 좋은 사회가 실현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애초에 그것을 의도하여 일반적 규칙들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실제 관찰자들에게 그리고 그 후에는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에게 비난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칭찬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반적 규칙들을 형성한다. 일반적 규칙들은, 다른 이들과의 교제에 의해 그리고 비난과 칭찬에 대한 우리의 공포와 바람이라는 감정에 의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일반적 규칙들에 적합하고, 어떤 행위가 일반적 규칙들에 위반되는가도 경험에 의해 알게 된다. - P66

‘사회질서의 기초는 무엇인가‘ 라는 문제에 대한 애덤 스미스의설명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애덤 스미스의 출발점은 인간은 타인의 감정과 행위에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 동감하는 능력이 있다는 가설이다. 동감을 통해 사람들은 마음 속에 공평한 관찰자를 형성하고, 자신의 감정과 행위가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에게 칭찬받도록 적어도 비난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렇지만 인간에게는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려는 연약함도 있다. 이에 인간은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 판단에 따르는 것을 일반적 규칙들로 설정하고 그것을 고려하는 감각, 즉 의무감을 기른다. 특히 정의에 대해서는 그것을 불러일으키는 분노를 제어하기 위해 법을 정하고, 법과 의무감에 의해 사회질서가 실현된다. - P73

애덤 스미스는 인간을 사회질서로 인도하는 것은 인간 속에 있는 감정들의 작용이라고 생각했다. 정의는 해로운 행위를 당한 이의 ‘분노‘에 대한 우리의 동감에 근거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정의를 법의 형태로 구체화한 것은,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우리가 본성적으로 가지는 ‘혐오‘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가 정의의 법을따르는 것은 타인과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 비난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분노, 혐오, 공포 이것들은 모두 인간의 감정이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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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철학의 현자와 아담 스미스의 현자의 차이에 주목하라. 현실적이다.

자기통제와 자기기만의 대조도 눈여겨 봐 두자.

이처럼 제1심과 제2심의 판결이 서로 다른 경우에 지혜로운 사람과 연약한 사람이 취하는 태도는 정반대다. 그러나 둘이 일치하 - P61

는 경우가 하나 있다. 그것은 비난당할 만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 비난을 받는 경우다. 전형적인 예로 누명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연약한 사람은 당연히 세상의 비난을 괴로워할 것이다. 그럼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 목소리, ‘당신은 무죄다‘는 목소리를 듣고 평정을 지킬 수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애덤 스미스에 따르면,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서는 동요한다. 근거 없는 칭찬은 무시할 수 있어도, 근거 없는 비난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 P62

애덤 스미스가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여겨지는 스토아 철학에서현자(賢者)는 모든 상황에서 부동심을 유지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스토아학파가 생각하는 현자는 근거 없는 비난에 대해 아무런 괴로움을 느끼지 않고, 그것 역시 운명이라고 체념한다.  - P62

 우리 속의 현명함은 자기규제 (self-command)에 의해 공평한 관찰자가 인정하도록 행동하려 하는 것이다. 거꾸로, 우리 속의 연약함은 세간의 평가를 걱정할뿐더러 자기기만(self-deceit)에 의해 공평한 관찰자의 인정과 부정을 무시하려 한다. - P63

인간은 이해관계, 변덕, 열광 등 때문에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목소리를 무시하고, 자기기만에 의해 자신의 욕망과 의향을 정당화하려 할 때가 있다. 인간은 한편으론 마음속 공평한 관찰자의 목소리에 따르려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무시하려 하는 모순된 존재인 것이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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