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 8-2>의 그래프는 2011년도의 MFQ 자료로서, 총 13만 명 이상이 설문에 참여한 결과이다. 제시가 처음 만든 간단한 형식에 이후 우리는 여러 가지로 수정을 가했는데, 그럼에도 그래프의 기본 패턴은 2006년 제시가 처음 발견해낸 것과 늘 똑같이 나타났다. 배려, 공평성 선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차차 내려가는 한편, 충성심·권위·고귀함 선은 차차 올라가는 양상이다. 여기서도 역시 진보주의자들은 배려와 공평성을 나머지 세 기반에 비해 훨씬 더 중요시하는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다섯 가지 기반 모두를 엇비슷하게 중요시하고 있다.8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MSDayKgT9c2cikSZ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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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샬로츠빌 지역당에 가서 내가 한 강연의 메시지는 간단했다. 공화당원은 도덕심리학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민주당원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의 정치적 행동을 주관하는 것은 기수가 아니라 코끼리라는 것을 공화당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해하고 있었고, 코끼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1 공화당원이 만드는 슬로건, 정치 광고, 연설문은 모두 사람의 직감에 직접적으로 가 닿는 경향이 있다. 그중에서도 1988년 윌리 호튼(Willie Horton)이라는 흑인 범죄자의 얼굴 사진을 넣어 만든 광고는 두고두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광고에서 공화당은 윌리 호튼이 주말에 감옥에서 나와 잔혹한 살인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범죄에 유화적인” 마이클 듀카키스(Michael Dukakis : 당시 민주당의 후보)가 범죄자 주말 휴가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전국에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반면 민주당원은 코끼리보다는 기수를 정면에 놓고 호소할 때가 많으며, 따라서 정책의 세부 내용을 비롯해 그것이 가져다줄 이득이 강조되는 편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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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위계질서 존중의 욕구는 그 뿌리가 무척이나 깊은 것으로, 상당수 언어가 문법을 통해 위계질서 존중을 직접 규정하고 있을 정도이다. 로망어(romance language : 포르투갈어 ·에스파냐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등 라틴어에서 유래하는 언어를 총칭하는 말—옮긴이)가 대체로 그렇듯이, 프랑스어에서는 상대방에 따라 존대법과 하대법을 따로 구별해 써야 한다. 일례로 2인칭 대명사의 경우, 존대에는 ‘vous’를 하대에는 ‘tu’를 쓴다. 심지어 상대방의 지위에 따라 어말어미가 바뀌지 않는 영어에서조차 또 다른 방식으로 지위를 구별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은 처음 만난 사람이나 윗사람에게는 성에 직위를 덧붙여 불렀고(‘Mrs. Smith’나 ‘Dr. Jones’처럼), 친한 사람이나 아랫사람은 이름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었다. 아마 여러분도 한 번쯤은 그런 기억이 있을지 모른다. 어떤 영업 사원이 허락도 하지 않았는데 나를 이름으로만 불러서 순간 불쾌감이 들었다거나, 오랫동안 존경해오던 어른이 갑자기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라고 해서 선뜻 내키지 않았던 기억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여러분 안에서도 권위/전복 기반의 도덕 모듈이 이미 한 번은 작동했다는 뜻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8eGkcLnz6GwL3s1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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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버그와 튜리엘

콜버그는 도덕적 딜레마에 해당하는 몇 가지 사례를 만들어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아이들이 대답을 내놓으면 그 내용을 기록하여 부류별로 나누어 정리했다. ••••••• 이 딜레마들에서 아이가 긍정과 부정 중 어느 쪽의 답을 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아이들이 이 딜레마에 답을 하면서 어떤 ‘이유’로 설명하려고 하느냐가 중요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QBdEejMkqX7FaE1q9

콜버그가 내놓은 연구 결과 중에도 영향력이 가장 컸던 것은, 도덕적으로 가장 발달한 아이(콜버그의 채점 기법으로 따졌을 때)는 역할 바꾸기를 평상시에 자주 접하는 아이라는 사실이었다. 역할 바꾸기란 자기 자신을 상대방의 입장에 놓아보고 어떤 문제를 그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평등한 관계(또래 사이)에서는 이것이 쉽지만, 수직적 관계(선생님이나 부모와의 관계)에서는 이것이 여의치 않다. 태어나서 한 번도 선생님이 되어본 적이 없으니 아이로서는 선생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본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모를 비롯한 권위적 존재가 도덕 발달에는 장애물로 작용한다는 것이 피아제와 콜버그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qgYBXxZDZqksYVSm6

콜버그의 타이밍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그가 도덕심리학을 정의의 찬가로 만들며 베이비붐 세대 정서에 친숙하게 탈바꿈시킨 바로 그 무렵, 대학원에도 마침 베이비붐 세대의 첫 물결이 밀려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들에게는 콜버그의 연장이 있었으니, 그것만 가지면 아이들이 정의라는 진보적 이상을 향해 발달해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측정까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 후 25년간(1970~1990년대 전반에 걸쳐) 도덕심리학자들이 한 일이란 대개 어린이를 대상으로 도덕적 딜레마를 인터뷰하고, 그들이 내놓는 정당화 근거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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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리엘이) 창안해낸 혁신적 방법이란,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이 규칙을 어긴 이야기를 짤막하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또 심층 질문에 들어가서도 아이가 “네”, “아니요”로만 간단히 답하게 했다.

옷차림이나 먹을 것을 비롯해 생활의 각종 양식과 관련한 규칙은 일종의 사회적 규약(즉, 그것들은 임의적이고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변할 수 있다는 사실)임을 아이들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질문해보자. •••••설령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거나 그네에서 아이를 밀면 안 된다는 규칙이 학교에 없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거의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남에게 해가 가지 않게 하는 규칙이 곧 도덕적 규칙임을 아이들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UxeEKajNoeGk4gHx8

피아제나 콜버그의 애초 가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어린 나이임에도 모든 규칙을 다 똑같이 다루지는 않는다. 도덕철학자처럼 유창한 말솜씨는 없을지언정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정보를 복잡다단한 방식으로 분류하느라 그들 역시 나름대로 바쁜 것이다. 남에게 해가 가지 않게 하는 규칙이 특별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또 어디에나 적용되는 불변의 규칙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일찌감치 깨닫는 것으로 보인다. 튜리얼은 이러한 깨달음이야말로 모든 도덕적 발전이 이루어지는 기본 토대였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잘못이다”라는 절대적인 도덕적 진리를 주춧돌로 삼고 그 위에 도덕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하나하나 건설해나간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마다 규칙의 세부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튜리얼이 연구한 문화에서는 어느 곳이나 아이들은 도덕적 규칙과 규약적 규칙을 구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14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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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웨더와 튜리엘의 대논쟁



모든 사회는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방식에 대해(즉, 개인과 집단의 요구가 상충할 때 가장 막강한 존재가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를 두고) 몇 가지 문제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문제를 다루는 해법을 크게 나누면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로,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회가 택해온 것은 사회중심적 해법이었다. 이는 집단 및 기관의 요구를 우선순위에 놓고 개개인의 요구는 그 아래에 두는 것을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개인주의적 해법에서는 개인을 중심에 놓고 사회에 개인의 종복 역할을 맡긴다.26 고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d8h1U2KY3hKg5u647

슈웨더는 공동 연구자 둘과 힘을 합쳐 아주 짤막한 이야기 39개를 지어냈다. 이야기 속에서 특정 인물의 행동은 미국이나 오리사에서 규칙 위반으로 비칠 수 있는 것들이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ZCbqkmTdYCmAgLuG8

슈웨더는 오리사에 자리한 사회중심적인 문화 속에서는 사회 규약적 사고는 거의 흔적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곳에서는 “사회적 질서가 곧 도덕적 질서”인 것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P1P9J6qiqvxLzNEv8

슈웨더의 이런 연구 결과가 정말 사실이라면, 튜리얼의 이론은 설득력을 잃는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아이들이 스스로 도덕성을 깨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였으니 말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YdZD57bLLQN5ooRN6

시카고에서조차 슈웨더는 사회 규약적 사고에 대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증거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연구에 사용된 이야기는 대체로 물고기 먹는 과부의 경우처럼 명확히 피해가 가지도 않고 부당하지도 않은 것들이었고, 예상대로 미국인들은 그런 경우에 대해 별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점은, 미국인 역시 이런 행동을 대중의 합의를 통해 얼마든 변화하는 사회 규약의 틀에서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으면 과부라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일 사람들이 과부의 자유를 제한하려 드는 나라가 있다면 그들은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는 것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qEyKHUeGkBgXQWh7A

도덕과 단순한 규약의 구별은, 도덕적 지식을 스스로 세워가며 아이들이 쓰는 연장이 아니었다. 그보다 도덕과 규약의 구별은 문화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임이 드러났다. 개인과 집단 간 문제를 개인주의적 틀에서 답하며 나온 필연적 부산물이었던 것이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rqFH5x1kghZ2fwHw7


- 튜리엘의 재해석

슈웨더의 이 연구는 합리주의적 접근 방식 전반에 대한 정면공격이었으니, 튜리얼도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는 장문의 반박문을 써서 슈웨더의 연구에 이용된 39개 이야기 상당수는 함정 질문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미국인들 눈에는 잘 안 보이지만 해를 입는 희생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슈웨더의 연구는 튜리얼의 주장과 모순될 것이 없었다. 정말로 인도인 피험자들이 슈웨더의 이야기들 속에서 피해 요소를 감지했던 것이라면, 슈웨더의 연구는 오히려 튜리얼의 이론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wq1JptTSCHkoir8q7.

- 방법론의 오류를 정정하는 길

슈웨더가 중요한 실험 통제 요소를 한 가지 빠뜨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험자에게 직접 피해 요소를 묻지 않은 것이다. 만일 슈웨더가 오리사 사람들이 단순히 피해에만 국한해서 도덕성 문제를 생각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그는 오리사의 사람들 스스로가 어떤 행동에 피해자가 없다고 진술하고도 그 행동에 도덕적 비난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 <바른 마음>, 조너선 하이트 - 밀리의 서재
https://millie.page.link/C3Us5xF71tm2Cu9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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