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합리적 학자 vs. 우리의 뇌
- 우리 뇌는 진실에 관심 없다.
- 뇌는 자연선택에 관심 있다

예측의 정확성을 헤아릴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늘 확률뿐이라면, 뇌의 작동 방식은 최대로 인식적-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학자의 연구 방식과 같을 것이다. 

자, 이런 학자가 특정 상황에 대한 가설(예측)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자. 그의 가설은 학술 연구 등 예전의 관찰에서 비롯된 이론이나 모델에 근거한다. 이 학자가 예전 연구들을 믿을 만한 양질의 연구라고 평가하는 경우, 그는 자신의 가설을 크게 신뢰할 것이다(높은 정확성을 띠는 예측에 해당). 그리고 그가 시행한 새로운 실험에서 가설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와도 (예측의 오류!) 경험에 근거한 신뢰로 단박에 가설을 폐기하지 않고, 우선은 새로운 실험 결과가 맞는지 의심할 것이다. 실험 방법을 점검하고, 정말로 이 가설을 폐기해야 할지 알아보기 위해 후속 실험을 할 것이다. 

반면 자신의 가설이 예전의 연구 결과와 그다지 일치하지 않았던 경우(정확성이 낮은 예측에 해당) 그 가설에 그리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을 것이고, 새로운 실험에서 그 가설에 위배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가설을 더 쉽게 폐기해버리고 이론을 수정할 것이다. - P213

반면 뇌에는 진실을 찾는 것(만)이 중요하지 않다. 또는 스티븐 P. 스티치의 말마따나 자연선택은 진실에 관심이 없다.26 그래서 자연선택을 통해 배출된 예측 기계 역시 최대로 높은 예측률에 주력하지 않고, 자신의 예측이 생존과 재생산 가능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끔 한다.

4장 마지막에 우리는 확신의 진실성에 대한 선택의 압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가령 비용이 많이 들지도 모르는 실수를 피하기 위한, 다른 쪽의 선택적 압력도 있다. 

이를 예측 처리 이론에 적용하면, 뇌의 예측도 마찬가지다. 진실된 예측이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된다면, 뭐 좋다. 그러면 우리의 뇌는 그런 진실된 예측을 하는 내적 세계 모델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생존과 번식에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으면 진실성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는 세상을 (…)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않고, 우리에게 유익한 대로 지각한다. 그러다 보면 주변을 체계적으로 ‘오지각‘할 수 있다. 적어도 진실성이라는 기준에서 보면 그렇게 말할 수 있다."27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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