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광고 카피라이터, 박웅현이 쓴 이 책의 제목을 알게 된 계기는 2013년 페이스북에 올라온 시청 공무원들의 독서모임에서 다루었다는 것에서였다. 박원순시장님과 공무원들이 이 책으로 스터디를 하고 직접 저자를 초청해서 강연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독서모임에서의 한 멤버가 이 책을 읽고 소개된 책목록을 작성해서 보여주었다. 어떤 책이길래 세간에서 이리도 이 책을 극찬하고 읽는다는 말인가?
제목부터가 신랄하다못해 잔인하다. 책으로 머리를 후려갈기는 도끼가 된다는 게 무슨 삼류소설 제목 같았다.
하지만 읽어내려가는 내내 소개하는 작가의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언어로 구사한 글빨'에 그야말로 정신이 팔렸다.
김훈 작가의 자전거 여행 1, 2에 담긴 꽃들의 얘기는 봄 기운을 완연히 느끼고 있는 계절에 더욱 산과 강, 들의 꽃들을 향한 애정에 불타게 하였다.
알랭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분석 내용도 인간 심성 속의 사랑이 상대와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실험실의 분석가처럼 다루고 있어서 읽는 내내 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고은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란 생각이 들었고, 지중해 문학들이 왜 그토록 현재에 주목하고 현재에 충실한 삶을 노래하는지, 박웅현의 강의와 소개된 책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지중해를 꼭 가보고 싶다는 충동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 소개를 통해서도 진정한 사랑은 동정으로 시작될 지 모르지만, 갖고 있던 것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임을 배웠다. 영화를 찾아서 꼭 한번 보리라.
안나카레니나에 대해서도 좋은 가이드가 되는 내용이 쓰여있다. 레빈의 삶과 안나의 삶을 통한 인생의 지도 하나 가져볼 수 있게 한다.
박웅현씨는 속독이나 다독은 중요치 않다고 하며 깊이 들여다보고 깨닫고 행동하는 지성이 될 것을 결론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랜만에 멋진 강의 잘 들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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