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을 쓴지 벌써 4개월이 지났네요 세상에. 그 날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요?
그동안 있었던 일들 중 가장 중요!! 한 일은 바로바로 BTS 의 스태디움 콘서트에 다녀왔다는 것!!!! 네 맞습니다. 5월 4일 월드 스태디움 콘서트의 첫번째 것인 로즈볼 콘서트. 바로 그거요. 그 역사적인(??) 자리에 있었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질 않네요.

처음 계획대로 딸들하고 가지 못하고 머글친구들과 가게 되어 아쉬웠는데 콘서트 끝나고 나서는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딸들이 울 엄마 왜 이러지?? 할 수도 있었겠더라고요. 저에게 그런 열정이 남아있는 줄은 저도 몰랐다니까요? 한참 정신없이 바쁠 때라 전날 잠을 별로 못 자서 무척 피곤한 상태였는데 콘서트 가는데 길이 밀려서 4시간 꼬박 운전하고 가서 기진맥진 할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콘서트가 시작하자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몸이 벌떡 일어나지더라고요. 방방 뛰고 소리 지르고 크아....끝나고 나올때는 차 주차한 곳에서 주차장 입구까지 오는데만 꼬박 1시간. 집에서 1시쯤 나갔는데 친구들 집에 내려주고 집에 오니 새벽 2:30 이었어요. 그런데도 하나도 안 피곤하더라고요. 너무 흥분해서 잠도 안오고요. 남편이 이건 뭐 LUI (living under the influence)라고.... 즉 뽕효과라는 거죠? 그 덕이었는지 정신없이 바빴던 5월을 무사히 잘 보냈습니다. 몇가지 일을 한꺼번에 했는데 빵꾸 하나 안 냈다죠.
그렇게 4, 5월을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그런 것도 하던 사람이 하는 건가봐요. 맨날 한량이 나에게는 딱이야 하던 제가 두 달 미친 듯 살고 나니 처음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는 마음이다가 덜컥 감기에 걸렸네요. 지난 몇 년동안 이렇게 심하게 감기에 걸린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가는 한국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감기 걸려서 병원에 가도 아무것도 안 해주기 때문에 대충 약 먹으면서 버티는 데 이번에는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한국병원에 가서 주사 두 방 맞고서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어요. 생전 아픈 적 없던 허리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고생도 하고... 그래서 깨달았죠. 아 난 역시 대충 살아야 하나보다. ㅎㅎ 그건 아니고 아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진작 열심히 살 걸 그랬다 싶기도 했지만 지난 일을 후회하면 뭐하겠어요. 늦은 거 같아서 마구 달리려고 했는데 그러지 말고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나아가려고요. 이렇게 다짐 했지만 7,8월은 마냥 게으름 피는 중입니다. 에너지 충전을 핑계 삼으면서요. 이제 조금 기운을 차린 거 같으니 서재에도 열심히 드나들고, 그동안 읽은 책이 별로 없지만 짧은 감상도 남기고 슬슬 제자리로 돌아가려합니다. 말만 이렇게 해놓고 다시 퍼지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