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범의 파워 클래식 1 -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고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신 클래식 강의
조윤범 지음 / 살림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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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 그대로 재기발랄하게 쓴 고전음악에 관한 책이다. 바흐부터 우리나라 작곡가 윤이상에 이르기까지 대표작(실내악이 좀 더 강조되었지만)에 관한 톡톡 튀는 설명과 작곡가들의 감춰진 모습까지 설명한 좋은 책이다.   

고전음악에 막 입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안성맞춤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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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 음악적 인상학
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 이정하 옮김 / 책세상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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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 년 전인가 말러의 교향곡을 듣겠다고 생각하고 말러 교향곡 시디를 사면서 아도르노가 쓴 말러에 관한 책을 한권 샀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중심에 서 있다는 아도르노의 책은 이미 여러 권 가지고 있기도 하고 호르크하이머와 같이 쓴 <계몽의 변증법>을 수차례 읽다 말다 반복, 그리곤 독일어 원본까지 사서 읽겠다고 매달렸던 경험이 있는지라 이 책도 그리 쉬울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아도르노 책 중에는 베냐민 풍으로 그래도 좀 쉽게 썼다는 <미니마 모랄리아>던가 하는 책도 그리 쉽지 않았던 걸 보면 별 배경 설명 없이 여러 사람들의 작품을 논하는 아도르노의 글쓰기를 내공 없이 따라가기란 물리학자 입장에서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아도르노의 책을 번역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번역한 책을 남들이 읽을 것이라는 걸 생각하고 번역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차라리 사전을 들고 독일어 원본을 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번역이 난삽하다. 특히 번역 과정에서 자신이 정의한 단어(파현이라고 했던가)까지 쓰는 걸 보면, 미안한 말이지만 박사과정의 설익은 모습까지 느껴진다. 결국 수십 페이지를 고통을 감내하면서 읽다가 포기한 책이다. 워낙 글을 어렵게 쓰기로 유명한 철학자가 쓴 책이라 어느 정도는 감안해 줄 수 있지만, 이건 아니다.  독일어가 만연체라고 번역한 우리말까지 굳이 그럴 필요 있을까. 그렇게 한다고 아도르노의 문체가 우리말에 고스란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어차피 전문가들은 원전을 볼 테고 아도르노를 알고 싶은 비전문가들이 읽을 책이라면 번역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히 하자, 제대로 된 철학자들의 글은 그 문체가 쉽든 어렵든 그 글 자체로 이해되지 않는 글을 쓰진 않는다는 사실. 그 내면에 숨어 있는 의미라던가, 메타포라던가, 또는 그 의미의 올바른 해석이라던가, 그런 걸 이해하는 건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적어도 그 철학자가 쓴 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그건 칸트의 글도 마찬가지고 다른 철학자들의 글도 마찬가지이다. 이 번역한 글을 출판해준 출판사와 편집자도 적어도 번역된 글을 읽고 출판 여부를 판단했어야 하지 않을까.  

미안하지만 이 책을 살 거라면 독자에게 차라리 독일어를 배우면서 원본으로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다. 

별 세개가 아깝긴 하지만 원 저자가 아도르노인 걸 무시할 순 없으니까.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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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해하는 현대사상 그림으로 이해하는 교양사전 1
발리 뒤 지음, 남도현 옮김 / 개마고원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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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어디 프랑스 저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일본의 집필 그룹이라고 한다.  

현대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크게 영향을 준 50여명의 사상가들을 정말 아주 간략하게 그림을 덧붙여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사상을 단 몇 페이지로 다 설명할 수 있다는 건 원래부터 불가능했을 터, 이 책에서 동기를 얻거나 자극을 받고 이 사상가들이 쓴 책을 고통을 감내하고 대하리라, 마음 먹기만 해도 이 책을 쓴 저자들의 목적은 이뤄진 셈일 거다.  이 책을 산 이유도 실은 현대사상가들에 대한 가이드북이 필요했기 때문이니까. 

이 책을 읽다가 놀란 점 하나. 러셀이야 유명한 수학자이면서 철학자, 문학가이기도 하니까 굳이 러셀의 수학 이론 외에도 다룰 게 충분하지만 노벨상까지 받은 유명한 물리학자인 프리고진을 현대사상가에 포함시켜 놓았다는 점이다. 내 생각에는 그 외 다른 물리학자도 있는데 왜 굳이 통계역학으로 유명한 프리고진을 다뤘을까 하는 점이다. 하긴 "엔트로피"라는 말이 주는 신비함이라는 게 있긴 하니까. 아무튼 프리고진 부분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 하나. 역시 남들이 전하는 사상가들의 생각이라는 건 결국 여러 필터를 거쳐서 전해지는 거라 절반 이하의 신빙성만 둬야 한다는 것. 결국은 힘들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이해하려 해야 한다는 것. 문제는 이 책에서 다룬 사람들이 쓴 책을 번역본으로 대하여야 한다는 건데 그게 읽는 고통을 배가시킨다는 점이다.  

그래도 그런 고통, 경험할 만 하겠지? 그게 철학함일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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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
오세영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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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은퇴하셨지만 학자이면서 시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오세영 교수의 시를 좋아한다. 시인이 학자로서, 시인으로서 살아왔다는 것 때문에 이 노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시가 전해 주는 감동 때문이다.  

오세영 시인의 시 전집과 출판된 시집 몇권을 가지고 있지만 오세영 교수가 쓴 평론집은 이 책이 처음이다. 물론 <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를 평론집으로 친다면 내가 읽은 아마 두 번째 평론집일 것이다.  

이 책은 전문인을 상대로 쓴 평론집이라기 보다는 시인으로서 학자로서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담담하게 쓴 글들을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를 읽을 때 처럼 눈에 잔뜩 힘 주고 읽을 필요는 없다는 점. 무엇보다 몇몇 시 평론집이 보여주는 번역투라던가, 앞 뒤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어투와 비약 같은 게 없어서 읽기 편한 책이다.  

몇몇 부분에서 지나치게 직설적인 것 같아 조금은 껄끄럽지만 이 또한 모든 시에 생생히 살아있어야 할 그 서정성에 대한 시인의 애정이라 생각하면 시인의 생각을 받아 드리는 데 그리 어려운 점이 없다.   

김수영 시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시인이 쓴 <우상의 가면을 벗겨라>는 글에서 김수영 시인을 우리나라 대표 시인 20위 안에 넣기도 힘들다는 말에는 어쩌면 화를 낼지도 모를 일이지만 누구든 자기 생각을 말할 순 있는 거니까 그리 화낼 필요는 없다. 그것이 시든, 무엇이든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 보는 게 한 방향만 쳐다 보는 것보단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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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해럴드 도른 지음, 전대호 옮김 / 모티브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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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세계사 책은 정치, 사건 중심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원제: Science and Technology in World History)은 확연히 구별되는 책이다.   

이 책은 참고로 미국 세계사 학회에서 주는 상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인 매클레런(아래 사진 왼쪽)은 현재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고 도른(오른쪽) 같은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다가 은퇴하였다. 두 사람 다 모두 역사학으로 프린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두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자라는 것은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는데, 다른 역사책과는 달리 역사에 대한 분명하지만 균형 잡힌 관점을 보여 준다. 그건 이 책에 별 다섯 개를 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선사 시대 때부터 오늘날까지 인간 문명의 한 부분으로 과학과 기술을 다룬다. 그러니까 과학과 기술은 인간 문명의 어펜딕스가 아니라 한 부분이라는 사실.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쓴 <교양>이라는 책에서 인문학은 다뤘지만 자연과학과 기술은 다루지 않았다는 사실, 그 사실 때문에 에른스트 페터 피셔과 <또 다른 교양>이라는 책에서 현대인이 알아야 할 과학 교양을 다루기도 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교양 중 절반은 과학과 기술이라는 사실, 그래야지만 사회 문제를 좀 더 정확히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은 인문학의 언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학, 자연과학과 기술 모두를 포함한다는 것, 종종 잊고 있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꼭 한번 읽기를 권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번역 또한 여러 책을 번역한 전대호는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동시에 전공한 전문가 답게 이 책을 훌륭하게 번역하였다. 이 책이 전대호가 번역한 책 중 세 번째로 읽은 책이기도 하지만 역시 번역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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