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눈물
오세영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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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은퇴하셨지만 학자이면서 시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오세영 교수의 시를 좋아한다. 시인이 학자로서, 시인으로서 살아왔다는 것 때문에 이 노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시가 전해 주는 감동 때문이다.  

오세영 시인의 시 전집과 출판된 시집 몇권을 가지고 있지만 오세영 교수가 쓴 평론집은 이 책이 처음이다. 물론 <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를 평론집으로 친다면 내가 읽은 아마 두 번째 평론집일 것이다.  

이 책은 전문인을 상대로 쓴 평론집이라기 보다는 시인으로서 학자로서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담담하게 쓴 글들을 정리한 책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를 읽을 때 처럼 눈에 잔뜩 힘 주고 읽을 필요는 없다는 점. 무엇보다 몇몇 시 평론집이 보여주는 번역투라던가, 앞 뒤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어투와 비약 같은 게 없어서 읽기 편한 책이다.  

몇몇 부분에서 지나치게 직설적인 것 같아 조금은 껄끄럽지만 이 또한 모든 시에 생생히 살아있어야 할 그 서정성에 대한 시인의 애정이라 생각하면 시인의 생각을 받아 드리는 데 그리 어려운 점이 없다.   

김수영 시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시인이 쓴 <우상의 가면을 벗겨라>는 글에서 김수영 시인을 우리나라 대표 시인 20위 안에 넣기도 힘들다는 말에는 어쩌면 화를 낼지도 모를 일이지만 누구든 자기 생각을 말할 순 있는 거니까 그리 화낼 필요는 없다. 그것이 시든, 무엇이든 여러 각도에서 들여다 보는 게 한 방향만 쳐다 보는 것보단 훨씬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기를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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