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숙만필
황인숙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5월
품절


나와 내 주위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의 몇 가지 공통점, 겨울에 태어났다는 것, 유소년 시절을 복되게 보내지 못했다는 것, 성질이 온순하다는 것, 의지가 박약하다는 것, 샛길로 잘 빠진다는 것, 참을성이 없다는 것, 옷을 두텁게 입지 못한다는 것...-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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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위병
션판 지음, 이상원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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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 집에서 땀 자국투성이인 지저분한 고무신이 부끄러웠던 것처럼 이번에는 내 얄팍한 지식이 부끄러웠다. 내 무식함 때문에 우리 둘 사이에는 깊은 심연이 가로놓였다. 도저히 넘어서지 못 할 것처럼 보이는 심연이었다.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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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의 책상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구판절판


사랑은 쉽게 부정되고 그 정의는 항상 애매모호함 속에 갇혀 있고 천박하고 상스러우며 무책임하고 뻔뻔스러우며 변명을 좋아하고 완전히 사라진 다음에도 끈질기게 발언의 기회를 노리면서 모양새를 망가뜨리고 히죽거리고 킬킬거리고 새끼 밴 암컷보다 더 배타적이며 게다가 그 장황한 목소리가 부끄럽게도 한창때의 장미꽃보다 더 빠르게 잊혀지고 만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니었고 지나간 다음에는 더더욱 아무것도 아니었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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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자
배수아 지음 / 열림원 / 2004년 8월
품절


그의 얼굴은 그대로 아직 내가 만나보지 않은 어떤 세게, 아직 읽지 않은 한 권의 책이었으며 그것은 내가 일순간이나마 느꼈던, 인간의 얼굴과 인격에 드리운 시간에 대한 생애 최초의 긍적적인 인상이었다.-47쪽

연애나 사랑의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둘 다 심각한 독서가로서 그래야 하는 만큼 충분히, 혹은 그 이상으로, 또래들의 보편적인 문화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사려 깊으며 분석적이 되려고 의도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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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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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는 땀을 흘리고 있었다. 마음 속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게 무얼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기쁨의 감정이 다시 거대한 혼돈으로 바뀌어버렸다.

...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그가 기억하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우린 어렸고 함께 자랐으며, 손을 꼭 잡은 채 함께 세상을 만났다. 만약 사랑이 무엇인지 어린애도 안다고 가정한다면,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건 이미 지난 시절, 삶이 우리에게 뭔가 근사한 것만 안겨줄 거라 믿으며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천진난만했던 때의 이야기였다. -48쪽

사랑은 덫으로 가득하다. 사랑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사랑은 오직 밝은 면만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 그 빛이 만든 그림자는 볼 수 없게 한다.-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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