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는 20대 초반 한번 먹어보고 팽. 우뭇가사리는 30초반 두어술 뜨고 팽했었다.
뭐 이런 것들을 다 맛있다고 먹고 난리야, 사람들은.

그랬는데 마흔넘어 드디어 나도 콩국수와 우뭇가사리를 먹을수 있게 되었다.
아니,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그동안 거부했을까. 발단은 이랬다.
아이들을 매개로 알게된 이웃의 지인이 ' 콩국수 한번 해'준다기에 나는
그것이 먹기 싫어 우리집에서 내가 먼저 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니가 먼저 내가먼저 하다가 도저히 그녀의 콩국수를 이길수 없어 내가 졌다.
예전의 나였으면 나 그런것 못먹어 하며 다른것 해달라고 했을 터인데
나이를 먹고 보니 '한번 먹어보자 ' 싶었다.

그래서 콩국수를 먹게 되었는데 어머어머! 너무 맛있었다.

"내가 알기론 콩국수는 비릿한 것이었는데 이 고소함의 정체는 뭥미?"
"땅콩이예요. 흰콩에다 검은콩과  땅콩을 조금 넣어서 갈면 아주 고소하고 맛있어요.
그리고 콩은 살짝 삶아서 비린내를 없애고요."
"그게 다 인가요?"
"네. 믹서기에 물 붓고 갈아서 삶은 국수에 부어먹으면 되요. 간은 소금으로 하고.. 고명으로 오이채 썰어 넣고...끝."

그렇게 쉬운 것이라면 일단 나도 한번 해봐. 하여 점심으로 콩국수를 얻어먹은 저녁
당장 만들어 봤던바. 먹을만 했다. 그런데 믹서기에 가는 것이 번거로웠다.
뭐.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하다 다음날 시장에서 두부파는집을 지나다
미숫가루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볶은 콩가루도아닌것이 있어 혹시나 싶어
'이거 뭐예요?' 물어보니 콩국수 가루라고 하였다.

"정말 콩국수 해먹는 그거예요?"
"네 . 집에 가서 물에 타서 바로 해 먹으면 되니 쉽죠."

하여, 당장 샀고 그날 부로 사흘이 멀다하고 콩국수 가루를 사다가 콩국수를 해먹고 있다.
나아가 가만 생각해 보니 우뭇가사리 국물도 콩국물인것 같아 물어보니
맞았다.

하여 우뭇가사리에도 도전해 보았는데, 세상에, 우뭇가사리도
무척  맛있었다.

나 바보 아냐. 이렇게 맛있는 것들을 마흔넘어서야 겨우 먹어 보다니.
뭐 그래도 뒤늦게 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아무튼, 이 여름 콩국수가 너무 맛있다. 더불어 우뭇가사리도. ㅋㅋ
콩가루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그 비법을 배워 내년에는 내손으로 콩쿡수 가루도 만들어 보고 싶다. ^^

(이렇게 쓰고 보니 또 먹고 싶다. 어서 날이 밝고 한낮이 되어, 더위야 물렀거라, 한 뚝배기 말아묵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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