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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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난생 처음은 아니었네. 스무살 언저리 '작가와의 만남'이란 행사에서 

한수산씨의 사인을 받은적이 있다. 

그때는 여학생 대여섯 정도가 사인을 받았는데 유려하고 멋진  

사인이었다.  

오오! 사인은 저렇게 일필휘지로 하는 거구나 하며  사인 할 일은 없어도 나도 나만의 사인 필체를 하나  만들어야쥐 하며 골몰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별 감동은 없었다. 저자는 자기 이름을 써 주었고 나는 받았다. 그것이 끝이었다. 

때문에,

한 비야씨의 사인회도 당연히 그럴거라 생각했다. 

더구나 이분의 사인회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이니 어쩌면 더 빠르게 쓱쓱, 쓱쓱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잉? 그랬는데 그게 아니었다.  

'와아! 어느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된 사람은 사인도 그냥 막하지 않는구나. ' 

과년한 조카둘과 조카의 남친, 그리고 나와 둘째 총 다섯이 한비야씨의 사인회가 

시작되길 1시간 전부터 줄서서 기다렸다. 사인회가 시작되고 나서도 

1시간 지나서야 우리들 차례가 되었다.  

우리들 앞에 사람이 그리 많았던 것은 아니기에 왜 그리 오래 걸리나 했는데 

막상 그이 앞에 서고 보니  

 

시간이 걸린 이유가 있었다. 

 

즉, 한사람 한사람에게 소소하지만 각기다른 얘기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한명의 조카와 그 남친에게는 '어머, 오늘 커플 너무 많네...사귄지는 얼마나...'하면서 

예의 그 빠른 톤으로 묻고 대답듣고 저절로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켰다. 

 

또 다른 조카에게는 갸가 은행원 복장처럼 단정한 모냥새를 취해서  

그랬는지 '대구는 교육의 도시....'어쩌고 하면서 대화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나, 나에겐 무슨 말을 할까? 두둥!! 

어머나 세상에, 호호! 내가 비야언니에게 들은 말은 '예쁘다'였다. 

둘째의 이름을 부르면서 

"ㅇㅇ아, 엄마따라 와서 기다리느라 힘들었지?"  그러더니 내 얼굴을 한번 쓰윽  

보더니 다시, 

"ㅇㅇ아, 너네 엄마 참 예쁘네~~" 

 

흐미, 사실 예쁘기로 말하자면 앞의 앞의 사인을 받은 조카가 이리보면  

심은하 저리보면 손예진이었는데 그앨 놔두고 날더러 예쁘다니 엉?

 

사인 당시에는 그말이 별 감흥이 없었고 금방 듣고 잊었다. 그런데 그날밤 집에 와서  

잠들무렵 갑자기 그말이 생각나며 억수로 기분이 좋아졌다. 

'엉?'의 뜨악한 느낌은 '크흐흐흐~~~'주체할수 없는 기쁨으로 바뀌었고 

나는 같이 사인회에 간 심은하 조카와 한비야씨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 아, 글씨. 비야언냐가 날보고 예쁘다고 하지 않았겠니? 크흐흐흐~~~' 

 

뭐, 객관적으로  내가 예쁘지는 않지. 요점은 그렇게 말해준 한비야씨의  

말이 너무 예쁜 것이었던, 것이었다.

해서 느꼈다. 한 분야에서 이름날리는 사람들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구나. 

기껏 1분밖에 안 됐을 그 시간에 사람의 자존감을 이러코롬 세워주다니... ^^ 

 

책은, 거의가 공감했고 다만 신앙적인 면은 내가 체험하지 못한 부분이라 

그렇구나 이해하는 정도.  

타종교에 대해서도 관용을 가지자는 그이의 조심스럽고도 사려깊은 호소를 

개신교인들이 얼마나 새겨들을지.... 

 

아무튼, 쭉쭉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녀가 무지 멋지다. 

그리고 어려운 말로가 아닌 쉬운말로 당장 실천 가능한 삶의 양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에 주는 그이가 고맙다. 

정말 한비야씨가 없었으면 이 대한민국이 월매나 삭막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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