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매월 2만원짜리 적금을 들었대요. 목표금액은 100만원으로 하고 매월 2만원씩 넣었답니다. 액수가 적으니 매년 통장을 만들어 작년에도 2만원, 올해도 2만원, 내년에도 2만원 그 다음해도 2만원…. 이런 식으로 계속 2만원짜리 적금을 들었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니 앞에 넣었던 적금들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그 때부터는 해마다 100만원씩 찾게 되었다는군요."

위의 얘기에 고무되어 2년 전 봄, 소액 적금을 들었다. '저 분은 옛날에 시작했으니 2만원이고, 지금은 한 5만원 하면 되겠지?'하며 월 5만원씩 3년 넣어 200만원 찾는 것으로 해서 적금을 들었다.

적금은 드는 그 날로 자동이체 신청을 했다. 그렇게 하면 액수가 적으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된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다시 맞은 이 봄, 통장 정리를 하다가 '이거는 뭐꼬?' 하면서 잊었던 소액적금을 발견하게 됐다. 통장정리도 2006년까지는 되어있는데 2007년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부자들은 이 재미 모르리라!

이렇게 돼서 통장 정리를 하러 우체국엘 갔다가 문득 "내년 봄이 만기이니 올해 또 이런 것 하나 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차라리 해마다 한번씩 들어볼까?

우체국 직원은 한술 더 떠 "이왕 하는 것 500만원짜리로 해보라"며 슬쩍 권했으나 액수가 커지면 부담만 늘고 재미는 반감될 것 같아 그냥 월 5만원씩 3년 넣기로 하였다. 역시 바로 자동이체를 신청했다.

월 5만원짜리 적금의 두번째 통장을 들고 나니 입에서는 저절로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마구 상상의 나래가 펴졌다.

'이런 식으로 계속 해마다 적금을 넣으면 3년 후부터는 매년 봄 200만원씩 타게 되는 거잖아, 어머, 어머! 적금을 찾아서는 무엇을 하지? 내가 꿈꾸는 여행을? 아니면 00을? 또 아니면 0000을?'

상상의 나래는 끝이 없었다. 복권은 희망만 주고 현실이 되지 못하지만, 적금은 희망도 주고 부은 만큼 현실이 되기에 상당히 매력적인 것 같다.

'소액적금? 월 5만원씩? 10만원도 아니고 5만원 가지고 뭔 적금이냐?'고 생각하시는 분들  일단 한번 시작해 보시라. 월 불입액은 2만원, 3만원…10만원 중 각자 형편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나처럼 경제관념이 희박한 사람이라면 저축 공부하는 셈치고 해보면 돈을 떠나 과외의 기쁨도 누릴 수가 있다. 시작이 반이다. 이 봄은 시작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아자 아자, 봄이 가기 전에 빨리빨리 소액적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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