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다른 슬픔으로 저문다
윤인숙 지음 / 서쪽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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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첫 연애의 끝,

이별은 허공의 깊이를 알게 되는 거라고

말해 주지 못하고 같이 울었다.

'말 할 사람이 없어, 엄마'

그 말보다 슬픈 말이 또 있을까.

...... " 

- 본문의 시 <첫,>중에서

 

 

윤인숙 시인의 첫 시집이 봄을 타고 왔다.

 

오랜시간 묵혀 두더니

 

드디어

 

이번 봄바람에 봉인해제 되었다.

 

오랜 시간 묵혀둔 만큼 혹은, 그 고독 만큼

 

차분하고 영글다.

 

열매처럼 단단하다.

 

허공의 깊이를 알게 된 사람에겐 잠시 기대어도 좋다.

 

시인의 시가 그렇다.

 

 

 

 

 

 

 

 

새의 길은
어디 멀리 가서 혼자 죽는 거다
몰래 같이 가고 싶은 새의 길이다 - P110

제주 담장은 멋있기만 하던데
구멍 숭숭 나도 그리 당당하던데
바람도 비도 둥둥 떠나보내고 잘만 살던데... - P85

마음이 다 닳도록 뛰어 본 적은 없어도
마음이 다 해지도록 울어 본 적은 있지 - P78

향기가 열매가 되면
우리 그만 일어날까
바람이 얼면 우리 헤어질까 - P57

너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다물까 - P15

잠은 잠을 불러 따뜻하고
물은 물을 불러 깊어지고
길은 길을 불러 멀어진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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