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책 읽기
박숙자 지음 / 푸른역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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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문화사라니...오발탄과 광장. 전태일과 전혜린. 그리고 난쏘공. 전성기? 주도권이 영화로 넘가가기 전까지 책과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 90년대 이후를 다루는 이와 같은 작업이 나올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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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섬>-저항의 양극, 한국과 오키나와(이명원, 삶창, 2017)

오키나와는 섬이다. 한국도? 우리가 사는 땅이 반도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지리적으로도 그렇지만 빨갱이=좌익=종북 콤플렉스로 둘러싸인 한국은 사상적, 정신적으로도 그 어떤 섬보다 고립된 섬 중의 섬이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은 이 두 고립의 역사와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오키나와는 명나라와 조공외교를 했던 조선과 마찬가지로 독립국이었다. 조선보다 좀 더 일찍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해방되지 못한 채 미군정의 지배를 받다 1972년 일본에 ‘반환’되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조선인 수만 명이 끌려가 죽임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주일미군기지 75%는 오키나와에 있다. 결국 오키나와는 지금의 한국, 그리고 한반도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명원보다 일찍 오키나와를 방문하고 오키나와와 연대했던 소설가 오에 겐자자부로는 “오키나와가 일본에 속해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오키나와에 속해있다”고 썼다. 우리도 미군기지가 있는 대추리, 송전탑이 들어선 밀양, 사드가 배치된 성주가 한국에 속해있는 것이 아니라 대추리에, 밀양에, 성주에 한국이 속해있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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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4-04 0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 서재 배경이 넘 멋져요 . 프로필을보니 , 직접 올리신 거 같아요!

나무처럼 2018-04-04 14:3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예전 집인데... 그때는 제 서재가 있었는지... 지금은 ㅜㅜ

[그장소] 2018-04-05 19:39   좋아요 1 | URL
ㅎㅎㅎ 말끝을 흐리시는 거 보니 현재는 만족치 못하시는 모양 ... 에구.. 어쩌나요 . 그래도 저렇게 배경으로 있어주니 늘 기억속에 있는것 같겠어요!
 
경기동부 - 종북과 진보 사이, 잃어버린 우리들의 민주주의
임미리 지음 / 이매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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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괴물을 만들었는가?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 흥미롭게 금방 읽어버린... 그리고 ‘영토성‘에 대해 눈뜨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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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 분노와 슬픔의 정치학 - 한국저항운동과 열사 호명구조 질문의 책 14
임미리 지음 / 오월의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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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열사로 호명되는가? ‘열사 해체기‘에 열사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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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기록한다는 것은 망각과 싸움이다. 다들 알다시피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인간도 기억도 기록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기억되기를 바라고 어떤 이들은 심지어 불멸을 꿈꾼다.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거대한 구조물과 초라한 비석을 통해, 그리고 기록을 통해 인류는 역사를 만들어왔다. 인간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도 욕망하는 까닭은 자신의 존재, 자신의 행위, 나의 삶이 의미 없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을 기록한다는 것은 왜곡과 싸움이기도 하다. 온전한 기억이란 없다. 개인의 성향,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정치적 시대적 상황에 따라 기억은 잊혀지기도 하고 입맛에 따라 편집되기도 한다. 굴절되고 변현된 기억을 고스란히 기록할 방법 또한 없다. 기억을 기록하는 것은 왜곡 없는 기억을 통해 진실에 다가서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 때문에, 왜, 어떻게 기억이 왜곡되었는지를 통해 진실에 다가서고자 하는 노력이다. 기억이 기록되지 않는 이상, 나의 기억이 우리의 기억이 되지 않는 이상 어떤 불화나 갈등도 거기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다.  공동체는 기억의 공유를 통해 지속 가능하다. 공유된 기억이 없는 공동체는 위험하다. 한편 하나의 기억만을 공유한 공동체, 단일한 기억만을 강요하는 공동체는 더욱 위험하다. 


기억을 기록한다는 것은 권력과 싸움이다.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고 썼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역사교과서 해프닝은 권력의 속성을 드러낸 것이며 역사와 교육이 기억의 정치 현장임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가만이 아니라 어떤 공동체든 집단기억으로 무엇을 채택하고 공인할 것인가는 치열한 정치 투쟁이고 권력 다툼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120여 년 전 밭을 갈던 농민이 무슨 생각으로 전봉준 옆에서 죽창을 들었는지 알지 못한다. 3.1운동에서 민족대표 33인의 생각은 알 수 있어도 같이 태극기를 들었던 넝마주이의 생각은 알 길이 없다. 4.19의 희생자는 대학생보다 도시빈민이 압도적이었음에도 여전히 ‘학생의거’로 기억된다. 국가 권력에 의해 공인된 역사뿐만이 아니라 국가폭력의 패해자 담론 속에서도 소수자의 기억은 무시되고 배제되기 쉽다. 


모잠비크 저항운동에 대한 기억을 기록한 <기억의 장>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소중한 이야기다. 거기에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했고 즈금은 망각과 싸우고 있는 이들이 등장한다. 카메라는 침묵한 채 폐허가 된 콘크리트 건물을 오랫동안 들여다본다. 그 이야기를, 그 기억을 이제 나는 기억하려 한다. 그와 함께 그 기억들이 왜 그동안 기록되지 못했는지, 왜 이제야 이야기되고 기록되는지 나는 궁금하다. 


- 2017년 서울 인권영화제 <기억의 장> 인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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