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어린 불뱀나구알이 있었단다. 엄마는 지구고,아빠는 태양이었지. 불뱀은 화가 났어. 엄마 지구는 불뱀을 먹여 주고 키워 주었지. 하지만 아빠 태양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어. 아빠는 곡식을가져왔지만, 엄청난 가뭄과 죽음 또한 가져왔어. 무척 더운 어느 날, 태양이 나구에게 다가갔을 때……. 나구알은 아빠한테 도전했어. 엄마는 곁에 영원히 있어 달라고 애원했지만, 젊은 불뱀은 아빠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지. 꼬리에 불꽃을 일으키며, 불뱀은 점점 속도를 높였어. 그러다 마침내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되었지. 아빠 태양에 이르렀을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어. 아빠의 불꽃은 이 우주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강력했어. 나구알은 아빠 옆에서 몸을 돌려 집을 향해 방향을 틀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어. 아빠의 불꽃에 눈이 타버리고 말았던 거야. 그래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 눈이 먼 데다 너무 빨리 움직였기에 속도를 늦출 수 없었어. 그래서 엄마를 찾을 수도 없었지. 그래서 75년마다, 나구알은 여행을 되풀이해, 엄마와 재회할 희망을 품고서." - P9
"널 위한 선물이 있어, 페트라 네 커리큘럼을 승인받을 수 없었지만, 솔직히 더 많은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네가 자랐으니까. 그리고 이건 비공식적이긴 한데……." 리브렉스로 가득 찬 선반 쪽으로 벤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나한테 있는 기초 지식을 모두 네게 입력해 줄게. 그리스어, 로마어, 중국어, 노르웨이어, 폴리네시아어, 수메르어." 벤은 잠시 멈추어 숨을 골랐다. "마야어, 잉카어, 한국어, 서아프리카어, 북아프리카어. 그리고 여기 몇 가지 더 있어……." 나는 속으로 웃었다. 벤은 내가 애초에 요청한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내 멍청한 코그가 오작동을 일으키지않았다면 벤은 훌륭한 선생이 되었을 거다. "여기 또 뭐가 있더라? 아, 이건 고전이야 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이건 역사적인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버전이야. 넌 나중에 날 고마워할걸. 음, 사실 말이야, 넌 내게 감사할 수 없을거야. 하지만 확실히 넌 알아낼 거야." 가엾은 벤은 자신의 그 모든 노력이 아무 소용없다는 걸 모른다. 깨어 있는 한, 나는 벤이 큰 소리로 읽어 주는 이야기를 들을 거다. 벤이 매일 밤 그렇게 읽어 준다면, 적어도 그 이야기들은 내 지식 창고에 할머니 이야기와 함께 넣어 둘 수 있을 거다. "게이먼의 완성작. 삑. "더글러스 애덤스.*" 삑. "어슐러 K. 르 귄, 버틀러.**" "그거 알아? 나는 골라내면 안 돼. 넌 더 어른스러운 걸 다루어도 돼, 네게는 시간이 충분하니까. 보니것, 어드리크 모리슨삑. 삑. 삑. 포드를 통해 적어도 스무 번 넘게 소리가 울렸다. "내가 미래의 너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꼬마야. 넌 대단한생각을 품게 될 거야. 다행이야, 너희 부모님이 나를 죽이려고할 때 나는 거기 없을 테니까." 벤이 웃었다. 이윽고 삑 소리가 길게 울렸다. "내가 어떻게 R.L. 스타인을 까먹을 뻔했지? 누구나 약간의오싹한 이야기가 필요하잖아. 지금이어야 해. 생일 축하해, 페트라! 그리고, 그러니까…… 엔터." - P77
"네 말이 맞지만 넌 유물에 대해 잊어야 해. 그 물건에서 좋은게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어. 한때 옛 지구의 일부였던 인간의 소유물은 탐욕과 이기심에 기여했을 뿐이야. 그것은 불행으로 이어졌지. 불행은 갈등으로 이어졌고, 무슨 말인지 이해해?" 사령관이 말했다. "네, 나일라. 이해해요." 이번에, 사령관은 복시한테 자기 이름을 고쳐 부르게 하지않았다. 하비에르의 『드리머』 책이 탐욕 또는 전쟁으로 이어질수 있다고 보시는 정말로 믿는 걸까? "그 어떤 것도 너와 콜렉티브를 지키는 일을 방해할 수 없어. 언젠가 너와 내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해야 할지도 몰라. 네가꿈꿀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콜렉티브 안에서조차도, 극소수만이 숨은 권력의 부담을 져야 하니까." - P271
하비에르의 턱이 흔들렸다. 하비에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뺨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나는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누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엄마는 늘 말했다. 때로는 침묵을 지키며 시간을 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앉아 있었다. 마침내, 하비에르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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