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을 연구하느라 그렇게 많은 시간을 쓰지 않았다면, ‘자유의지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나는 전혀 몰랐을 겁니다. 나는 우주의 유인해성 서른한 곳을 찾아가보았고, 그 외에도 백 개 행성에 대한 보고서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오직 지구에서만 자유의지 이야기를 합니다"트랄파마도어인이 말했다. - P113

"트랄파마도어에는 전문이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 말이 맞습니다.자기호들의 덩어리는 짧고 급한 메시지입니다- 하나의 상황, 하나의 장면을 묘사하지요. 우리 트랄파마도어인은 그것을 하나씩 차례로 읽는것이 아니라 모두 한꺼번에 읽습니다. 그 모든 메시지들 사이에 특별한 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저자는 모두 신중하게 골랐지요. 그래서 모든 한꺼번에 보면 아름답고 놀랍고 깊은 삶의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시작도 없고, 중간도 없고, 끝도 없고, 서스펜스도 없고, 교훈도 없고, 원인도 없고, 결과도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책에서 사랑하는 것은 모두가 한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경이로운 순간들의 바다입니다." - P116

가이드는 군중에게 반짝거릴 듯이 밝고 맑은 날에 사막 건너 산맥을보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라고 권했다. 그들은 산봉우리나 새나 구름을,
그들 바로 앞의 돌을, 심지어 그들 뒤의 협곡을 내려다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 한가운데 이 가엾은 지구인이 있었다. 그의 머리에는 절대벗을 수 없는 강철 공이 씌워져 있었다. 내다볼 수 있는 눈구멍은 하나뿐이었고, 그 눈구멍에 2미터 길이의 관이 용접되어 있었다.
빌리의 비참한 상태를 설명하는 비유는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또 강철 격자에 묶여 있었고, 이 격자는 또 철로를 달리는 무개화차에나사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릴 수도 없고 관을 만질 수도없었다. 관의 반대편 끝은 다리가 두 개 달린 받침대 위에 놓여 있었는데, 이 받침대도 무개화차에 나사로 연결되어 있었다. 빌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관 끝에 있는 작은 점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무개화차를 타고있다는 것도 몰랐고, 자신의 상황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이 무개화차는 가끔 느릿느릿 기어가기도 하고, 가끔 엄청나게 빨리달리기도 하고, 종종 멈추기도 했다-비탈을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굽은 곳을 돌기도 하고, 직선 길을 따라가기도 했다. 가엾은 빌리는 이 파이프를 통해 무엇을 보든 "이게 삶이야" 하고 혼잣말을 할수밖에 없었다. - P148

"그게 지구인이 배울 수도 있는 점 한 가지입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요. 끔찍한 시간은 무시해라. 좋은 시간에 집중해라." - P151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지만 그 국민은 대체로 가난하며 가난한 미국인은 자신을 미워하라고 종용받는다. 미국의 유머 작가 킨 허버드의 말을 인용하자면, "가난하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지만, 차라리 창피한 게 나을 것이다. 사실 미국은 가난한 자들의 나라인데도, 미국인이 가난한 것은 범죄다. 다른 모든 나라에는 비록 가난하지만 매우 지혜롭고 덕이 높아 권력과 금력이 있는 누구보다도 존경받는 사람들에 관한 민간전승이 있다. 미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을 조롱하고,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찬양한다. 식당이나 술집 가운데도 가장 초라한곳-보통 가난한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ㅡ에는 벽에 이런 잔혹한 질문이 걸려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네가 그렇게 똑똑하면 왜 부자가 아닌가?" 또 아이 손바닥만한 성조기도 있을 텐데, 이것은 막대사탕의 막대에 달려 금전등록기 위에서 나부끼고 있을 것이다.

<하워드 W. 캠벨 주니어의 논문 중> - P164

드레스덴 폭격이 큰 비극이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책을읽고 나면 그것이 정말로 군사적으로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믿을 사람은 거의없을 것이다. 그것은 전시에 가끔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 가운데 하나로 여러상황의 불행한 결합이 초래한 일이었다. 폭격을 승인한 사람들은 악하지도잔인하지도 않았다. 물론 그들이 전쟁의 잔혹한 현실로부터 너무 떨어져 있어, 1945년 봄에 이루어진 공중 폭격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핵무장 해제의 옹호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면 전쟁이 견딜 만하고품위 있는 것이 되리라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이 책을 읽고 드레스덴의 운명을 깊이 생각해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곳에서는 재래무기를 이용한공중 공격의 결과로 135,000명이 죽었다. 1945년 3월 9일 밤에는 고성능 소이탄을 이용한 미국 중폭격기의 도쿄 공중 공격으로 83,793명이 죽었다.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탄은 71,379명을 죽였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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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내가 받은 교육을 생각한다. 나는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잠시 시카고 대학교를 다녔다. 인류학과 학생이었다. 당시에 학교에서는 사람 사이에는 절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가르쳤다. 어쩌면 여전히그렇게 가르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한가지 가르친 것은 누구도 우스꽝스럽거나 나쁘거나 역겹지 않다는 것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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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 조카 데미는 현명한 사랑과 보살핌이 어떤 효과를내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아이였다.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루며 자란 데미가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품위는 좋은 가정교육의 결과로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그에게는 아름답고순수한 태도가 자연스레 배어 있었다. 어머니 메그는 데미가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갖도록 해주었고, 아버지 존은좋은 음식, 적절한 운동, 수면에 신경 쓰면서 아이의 작은 몸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힘썼다. 또한 마치 할아버지는 현대의 피타고라스 같은 다정한 지혜로 그의 어린마음을 가꾸어주었다. 길고 어려운 과제나 앵무새같이 외우는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태양과 이슬이 아름다운 장미꽃을피우듯이 아이가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성장하도록 해주었다. 데미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다른 아이들보다는 결점이 적은 아이였다.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자제해야 하는지 익혀왔기 때문에 식욕이나 감정에 지나치게 휘둘리는 법이 없었고,
유혹에 빠지게 되면 스스로 반성하곤 했다. 이렇듯 차분하고보기 드문 아이가 바로 데미였다. 그는 진지하면서도 쾌활했다. 자신이 남들보다 영리하고 뛰어나다는 사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다른 아이들의 똑똑함이나 훌륭함은 누구보다 빨리 알아보고 감탄하곤 했다. 데미는 책을 즐겨 읽고늘 공상에 잠겨 있었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풍부한 상상력과 생각에 깊이 빠지곤 하는 성격 외에도 유용한 지식이나
"건강한 사회성을 키워 균형 잡힌 삶을 살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가족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주다가 온실 속 화초처럼 시들어버리는 아이가 되지는 않았으면 했다. 너무 조숙해서 세상이라는 토양에 확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한 채 너무 빨리 꽃을 피울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 P41

3시가 되자 다같이 산책을 나갔다. 항상 힘이 넘치는 아이들에게는 운동이 필요했다. 이렇게 걷는 동안 아이들은 눈앞에 나타나는 자연의 아름다운 기적 속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며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바에르교수는 늘 함께 산책을 했고, 아이들을 위해 꾸밈없는 방식으로,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바위에서 설교를, 개울에서 책을, 모든 사물에서 좋은 점을 찾아주었다. - P59

댄은 부드럽고 은은한 소리를 들었다. 조가 아무 말 없이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듯했다. 이어지는 짧은침묵 속에서 댄의 두 눈에 눈물이 천천히 맺혔고, 금방 넘쳐홀러서는 먼지투성이 뺨을 타고 홈러내렸다. 댄이 재빨리 눈물을 홈쳐낸 덕분에 아무도 댑이 눈물을 홀리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짧은 그 순간에 이 선한 사람들에 대한 댄의 오랜 불신은 영원히 사라진 것 같았다. 댄의 마음속 한구석에 감동이 일었고, 자신을 기다려주고 용서해 준 선생님 부부의 사랑과 연민이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힘을 다해 그 소망을 이루고 싶었고, 아이답게 맹목적으로 이를 실행하겠다고 결심했을 뿐이었다. 그 결심은 눈물과 함께 봉해겨, 이제 어떤 고통이나 피로나 외로움에도 혼들릴 수없게 되었다 - P232

"여긴 정말 좋은 학교예요!" 냇이 감탄하며 말했다.
"이상한 학교지." 조는 웃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규칙을 만들거나 공부를 강요해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 처음에는 잠옷 파티를 못 하게 했어. 그런데 아무 소용도 없더구나 아이들은 침대로 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지. 뚜껑을 열면팍 튀어나오는 용수철달린 인형을 제자리로 넣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어. 그래서 아이들과 약속했지. 매주 토요일 밤은 15분 동안 베개싸움을 할 수 있고, 다른 날은 정해진 시간에 자야한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별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시는 놀 수 없으니까 난 그냥 거울을 돌려놓고 램프도 위험하지 않은 곳에 올려놓고 나서,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뛰어놀도록 해준단다." - P38

3시가 되자 다 같이 산책을 나갔다. 항상 힘이 넘치는 아이들에게는 운동이 필요했다. 이렇게 걷는 동안 아이들은 눈앞에 나타나는 자연의 아름다운 기적 속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느끼며 서로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바에르교수는 늘 함께 산책을 했고, 아이들을 위해 꾸밈없는 방식으로,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바위에서 설교를, 개울에서 책을, 모든 사물에서 좋은 점을 찾아주었다. - P59

서로에 대한 공감은 아름다운 일이다. 플럼필드에서는놀랄 만큼 공감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모두 바에르 교수가 자기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독 바에르 교수에게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특히 나이가 많은 아이들이 자기 희망이나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그랬다. 하지만 아프거나걱정거리가 있을 때는 본능적으로 조를 찾았고, 어머니처럼따르며 무슨 일이든 털어놓았다. - P70

"네가 나를 체벌하는 거지, 체벌은 구식이기는 하지만좋은 방법일 때도 있단다. 내가 아이들을 때리지는 않아. 하지만 네가 고통을 느끼기보다 나한테 고통을 주면 훨씬 더잘 기억하게 될 거야." - P95

댄이 재빨리 눈물을 훔쳐낸 덕분에 아무도 댄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짧은 그 순간에 이 선한 사람들에 대한댄의 오랜 불신은 영원히 사라진 것 같았다. 댄의 마음속 한구석에 감동이 일었고, 자신을 기다려주고 용서해 준 선생님 부부의 사랑과 연민이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있는 힘을 다해 그 소망을 이루고 싶었고, 아이답게 맹목적으로 이를 실행하겠다고 결심했을 뿐이었다. 그 결심은 눈물과함께 봉해져, 이제 어떤 고통이나 피로나 외로움에도 흔들릴수 없게 되었다.
- P233

"난 이 가족을 작은 세상이라고 보고 있어. 아이들에게사랑을 주고, 내가 사랑한다는 걸 그 애들이 알게 해줬을 뿐이야. 나머지는 프리츠가 했고." - P519

"그렇게 큰 욕심은 없어요. 아버지, 전 그냥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맞서 싸울 때 느낄 고통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될몇 가지 간단한 것들을 배울 집을 주고 싶은 거죠. 정직, 용기, 근면, 그리고 자기 자신과 친구들에 대한 신뢰, 마지막으로 신에 대한 믿음. 제가 가르치고 싶은 건 이것뿐이에요."
"그게 전부란다. 아이들에게 그런 도움을 주고, 남자와여자로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보내는 거야.
성공하든 실패하든 상관없이 아이들은 너희들의 노력, 내 사위와 딸의 노력을 기억하고 축복할 거야." - P522

사랑이라는 꽃은 어느 땅에서도잘 자라기에, 가을 서리나 겨울 눈에도 굴하지 않는다. 그 달콤한 기적 속에서 1년 내내 아름답게 만개한 그 꽃이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 모두를 축복하고 있었다.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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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누구나 갖고 싶은 것이지만 가난도 장점이 있다. 가난의 장점 중 하나는 머리나 손으로 열심히 일한 대가를 거머쥐었을 때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만족감이다. 세상에 존재하는현명하고 아름답고 유용한 것들의 절반은 모두 가난 속에서 필요에 의해 탄생했다. 조는 그런 만족감을 즐길 줄 알게 되면서부유한 여자들을 더는 부러워하지 않았다. 원하는 것을 자신의힘으로 얻고, 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면서 마음에도 큰 위안이 됐다. - P529

"그럴게요. 불쌍한 존! 저는 그를 소홀하게 대해놓고 제가옳다고만 생각했어요. 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요."
존은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거야. 저녁 시간을 혼자 보내려니 쓸쓸했겠지. 지금이 중요한 시기야,
메그 젊은 부부는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때가 오기 마련이지만그런 때일수록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돼. 서로처음 느낀 애정은 지키려고 애쓰지 않으면 곧 사라지고 말아.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이 없어, 존을 아기들한테 낯선 사람으로 만들지 마. 시련과유혹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자식들만큼 네 남편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존재는 없어. 너희 부부는 자식들을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더 사랑하게 되는 거야. ..." - P763

이 집의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었다. 다소삐걱거리긴 했지만 존과 메그는 행복으로 가는 열쇠를 발견했고 해를 거듭하면서 그 열쇠로 상자를 열어 진정한 가족애와서로를 돕는 마음이라는 보물을 얻었다. 그 보물은 가난한 사람들은 가질 수 있지만 부자들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었다. 바로 이런 집이야말로 젊은 아내와 어머니들이 세상의 불안과 걱정을 피해 안전하게 머무르기 원하는 보금자리다. 부모는 어린 자식한테서 슬픔과 가난, 세월의 무정함에도 변치 않는 헌신적인 사랑을 발견하고 자식은 부모에게 의지하는 곳, ‘가족애‘로 똘똘 뭉쳐 날씨가 좋을 때나 굿을 때나 서로를 챙기며 살아가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 P775

두 사람은 아름다움과 젊음, 재산, 심지어 사랑까지 갖춘 가장 축복받은 사람조차도 근심과 고통, 상실, 슬픔 없이 살 수는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었다. 바로 이 시처럼.


어느 삶에는 얼마만큼 비는 내리는 법,
어느 정도는 어둡고 쓸쓸한 날들이 있게 마련이네(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의 시 「비 오는 날The Rainy Day」에서 인용-옮긴이). - P946

그가 마치 가족에게 냉대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면 쓸데없는 기우였다. 다들 그를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처음에 그들은 조를 배려해 바에르에게 다정하게 대해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게 됐다. 바에르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 소박한 가족은 그가 가난한 남자라는 이유로 더욱 친밀감을 느끼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가난은 가난 속에 사는 사람들의 영혼을 살찌우고, 서로를 진심으로 대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바에르는 길을 가다 낯선 집 문을 두드렸는데 그 집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는 나그네가 된 기분이었다.  - P872

에이미의 사랑스러운 외동딸 베스는 몸이 허약한 편이었다. 딸을 잃을지도모른다는 두려움은 햇빛처럼 찬란한 에이미의 마음에 드리워진 그림자였다. 딸에 대한 걱정은 로리와 에이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사랑과 슬픔은 두 사람의 마음을 단단히 하나로 묶어주었다. 에이미는 더욱 상냥하고 생각이 깊어졌으며 배려심이 많아졌다. 로리는 전보다 더 진지하고 강해지고 견실해졌다. 두 사람은 아름다움과 젊음, 재산, 심지어 사랑까지 갖춘 가장 축복받은 사람조차도 근심과 고통, 상실, 슬픔 없이 살 수는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었다. 바로 이 시처럼.

어느 삶에는 얼마만큼 비는 내리는 법,
어느 정도는 어둡고 쓸쓸한 날들이 있게 마련이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의 시 「비 오는 날The Rainy Day」에서 인용-옮긴이). - P946

"존은 좋은 남자지만 단점도 있어. 같이 살게 되면 네 눈에도 그의 단점이 보이겠지. 너에게도 단점이 있다는 걸 떠올리면서 그의 단점을 포용하면서 살아야 돼. 존은 단호하지만 네가 좋은 말로 대하고 섣부르게 반대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는 않을 거야. 매사에 정확하고 진실을 따지는 사람이잖니. 넌 그의 그런 점을 ‘까탈스럽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상당한 장점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속이지 마, 메그, 그렇게만 하면 그는 너를 믿고 지지해줄 거야. 그는 우리처럼 쉽게화를 냈다가 곧 가라앉는 성격은 아니지만, 그런 진득한 사람이 한번화를 내면 쉽게 가라앉히기 힘들어. 그러니 그가 너에게 화를내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해. 남편이 아내를 존중해야 가정의 평안과 행복이 지켜지는 거야. 그러니 늘 삼가면서 둘 다 잘못을 했어도 네가 먼저 사과하도록 해. 사소한다툼과 오해, 섣부른 말은 더 큰 슬픔과 후회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 - P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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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어린 불뱀나구알이 있었단다. 엄마는 지구고,아빠는 태양이었지.
불뱀은 화가 났어. 엄마 지구는 불뱀을 먹여 주고 키워 주었지. 하지만 아빠 태양은 멀찍이 떨어져 있었어. 아빠는 곡식을가져왔지만, 엄청난 가뭄과 죽음 또한 가져왔어. 무척 더운 어느 날, 태양이 나구에게 다가갔을 때…….
나구알은 아빠한테 도전했어. 엄마는 곁에 영원히 있어 달라고 애원했지만, 젊은 불뱀은 아빠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지.
꼬리에 불꽃을 일으키며, 불뱀은 점점 속도를 높였어. 그러다 마침내 속도를 늦출 수 없게 되었지. 아빠 태양에 이르렀을때,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어. 아빠의 불꽃은 이 우주에서 그 어떤 것보다 강력했어. 나구알은 아빠 옆에서 몸을 돌려 집을 향해 방향을 틀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어. 아빠의 불꽃에 눈이 타버리고 말았던 거야. 그래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
눈이 먼 데다 너무 빨리 움직였기에 속도를 늦출 수 없었어. 그래서 엄마를 찾을 수도 없었지.
그래서 75년마다, 나구알은 여행을 되풀이해, 엄마와 재회할 희망을 품고서."
- P9

"널 위한 선물이 있어, 페트라 네 커리큘럼을 승인받을 수 없었지만, 솔직히 더 많은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을 만큼 네가 자랐으니까. 그리고 이건 비공식적이긴 한데……."
리브렉스로 가득 찬 선반 쪽으로 벤의 발소리가 멀어졌다.
"나한테 있는 기초 지식을 모두 네게 입력해 줄게. 그리스어,
로마어, 중국어, 노르웨이어, 폴리네시아어, 수메르어."
벤은 잠시 멈추어 숨을 골랐다.
"마야어, 잉카어, 한국어, 서아프리카어, 북아프리카어. 그리고 여기 몇 가지 더 있어……."
나는 속으로 웃었다. 벤은 내가 애초에 요청한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내 멍청한 코그가 오작동을 일으키지않았다면 벤은 훌륭한 선생이 되었을 거다.
"여기 또 뭐가 있더라? 아, 이건 고전이야 널 게이먼의 『북유럽 신화』. 이건 역사적인 것보다 훨씬 더 나은 버전이야. 넌 나중에 날 고마워할걸. 음, 사실 말이야, 넌 내게 감사할 수 없을거야. 하지만 확실히 넌 알아낼 거야."
가엾은 벤은 자신의 그 모든 노력이 아무 소용없다는 걸 모른다. 깨어 있는 한, 나는 벤이 큰 소리로 읽어 주는 이야기를 들을 거다. 벤이 매일 밤 그렇게 읽어 준다면, 적어도 그 이야기들은 내 지식 창고에 할머니 이야기와 함께 넣어 둘 수 있을 거다.
"게이먼의 완성작.
삑.
"더글러스 애덤스.*"
삑.
"어슐러 K. 르 귄, 버틀러.**"
"그거 알아? 나는 골라내면 안 돼. 넌 더 어른스러운 걸 다루어도 돼, 네게는 시간이 충분하니까. 보니것, 어드리크 모리슨삑. 삑. 삑.
포드를 통해 적어도 스무 번 넘게 소리가 울렸다.
"내가 미래의 너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꼬마야. 넌 대단한생각을 품게 될 거야. 다행이야, 너희 부모님이 나를 죽이려고할 때 나는 거기 없을 테니까."
벤이 웃었다.
이윽고 삑 소리가 길게 울렸다.
"내가 어떻게 R.L. 스타인을 까먹을 뻔했지? 누구나 약간의오싹한 이야기가 필요하잖아. 지금이어야 해. 생일 축하해, 페트라! 그리고, 그러니까…… 엔터." - P77

"네 말이 맞지만 넌 유물에 대해 잊어야 해. 그 물건에서 좋은게 나온 적이 한 번도 없어. 한때 옛 지구의 일부였던 인간의 소유물은 탐욕과 이기심에 기여했을 뿐이야. 그것은 불행으로 이어졌지. 불행은 갈등으로 이어졌고, 무슨 말인지 이해해?"
사령관이 말했다.
"네, 나일라. 이해해요."
이번에, 사령관은 복시한테 자기 이름을 고쳐 부르게 하지않았다. 하비에르의 『드리머』 책이 탐욕 또는 전쟁으로 이어질수 있다고 보시는 정말로 믿는 걸까?
"그 어떤 것도 너와 콜렉티브를 지키는 일을 방해할 수 없어.
언젠가 너와 내가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해야 할지도 몰라. 네가꿈꿀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콜렉티브 안에서조차도, 극소수만이 숨은 권력의 부담을 져야 하니까." - P271

하비에르의 턱이 흔들렸다. 하비에르가 고개를 끄덕이자, 뺨에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나는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누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엄마는 늘 말했다. 때로는 침묵을 지키며 시간을 줘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앉아 있었다. 마침내, 하비에르가 숨을 길게 내쉬었다.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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