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의 또 다른 가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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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습 ㅣ 문학의 즐거움 45
린다 몰라리 헌트 지음, 최제니 옮김 / 개암나무 / 2014년 3월

이 이야기는 위탁가정과 그 위탁아동의 이야기 이다.

주인공 칼리는 혼란스러웠던 병원에서 나와 낯선 한 가정으로 가게 된다.

낯선 환경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까칠함이다.

위탁 가정 머피부인의 친절을 인정하지 않고 자꾸만 벗어나려고 한다.

하지만 영민한 칼리는 이미 느끼고 있었다.

머피 가족의 가족간의 사랑과 일상 그 평범함이 자신이 살아온 가정과 얼마나 다른지 말이다.

이 책은 처음엔 칼리가 병석에 있는 엄마를 걱정하고

엄마와 빨리 함께 살고 싶어하며

칼리에겐 엄마가 전부인 한 가족을 이야기 하다가

조금씩 진실이 밝혀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왜 칼리가 그토록 까칠하게 독설을 내뱉게 되었는지 말이다.

세상의 하나뿐인 가족인 엄마에 대해 큰상처를 받으면서도

엄마이기에 외면(용서)하려고 노력하는 칼리를 보니 안쓰러움이 묻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서서히 새로운 환경인 머피 가족의 평범한 가족애에 녹아들고 적응하는 칼리,

오해가 잠시 있었지만 <위키드> 뮤지컬의 엘파바를 좋아하는 토니라는 친한 친구도 생긴다.

머피가족과 토니와의 에피소드를 보면 칼리는 매우 영민한 아이임을 알 수 있다.

프렌드(friend)의 맨 끝 찰자 세 개는 끝장(end)이라는 뜻이고,

가운데 'n'을 빼면 저승사자(fried)가 된다는 사실.

그러다가 나는 친구(pals)의 철자를 반대로 하면 벌어진 틈새(slap)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의 독설은 결국 작가의 역량이라 작가에 대한 궁금증도 더 생기게 되었다.

게다가 이 책은 2013 태시 월든 상 수상도 수상한 책이 아닌가~

그리고 지인의 입양문제를 막연하게가 아닌 좀 더 구체적으로 접했던터라....

위탁아동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머피 부인을 보니

위탁가정이든 입양가정이든 그 길이 쉽지 않은 길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뒤로 물러섰다.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아팠다.

그 사실이 나를 더욱 두렵게 했다.

왜 나는 행복한 일 앞에서는 더 강해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면의 상처를 가진 칼리가 마음을 열고 머피가족에게 동화되기를 응원하면서

나는 절로 영화 <가족의 탄생> 그리고 <바그다드 카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떠올렸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자연스러운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터라

국내에서의 위탁가정도 입양도 쉬쉬하며 서로 불편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칼리의 엄마가 될 수 없었던 머피부인과 그녀의 딸이 될 수 없었던 칼리처럼,

결국 안타까운 이별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한번쯤 위탁가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따뜻한 이웃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