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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의 공구상자 - 팝업북
아만다 아처 지음, 데보라 반 데 레이그라프 그림, 곽정아 옮김 / 대교출판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세돌이 다가오는 딸이 '공구라는 소재를 좋아할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 보여주었다.
표지에서부터 이 책은 과감하게 나사를 돌리라고 적혀있다. '어 이것봐라' 하드보드지 정도 두께의 나사가 구겨지지도 않고 제법 잘 돌아간다. 망치도 좌우로 움직인다.
책을 펴니 알록달록한 색깔의 그림 중간에 장롱같은 모양이 보인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르고 잘못 만졌다가 찢어질까봐 살살 이리 저리 만져보았다. 장롱 손잡이 같은 부분이 제법 튼튼한 찍찍이로 붙여져 있다.
짜짠! 열어보니 하드보지지처럼 두꺼운 재질의 애들 손에 잡기 쉽게 만들어진 장난감 망치, 톱, 톱니, 렌치, 드라이버 등이 찍찍이로 고정되어 있다.
이제 사용법을 알아보기 위해 책을 읽어 보았다.
할머니가 돌아오시기 전에 할머니집 고장난 물건들을 다 고쳐두어야 한다.
먼저 수도꼭지와 수도관 고치기 - 수도꼭지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그림이 보인다. 공구상자 속의 렌치를 갖고 수도꼭지 밑 육각형 나사에 모양을 맞추고 스스슥 돌렸다. "어머어머" 돌아간다. 물이 떨어지던 부분의 그림도 물이 안떨어지는 색으로 변한다. 참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썼다. 수도관은 찍찍이로 붙이면 되고. 왼손잡이인 딸아이는 렌치를 뒤집어서 돌리면 된다.
두번째 액자 세개 똑바로 걸기-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망치질. 못이 들어가거나 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망치질하고 액자만 살짝 옆으로 밀어 놓으면 완성. 장난감 망치를 들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콩콩콩' 한번씩 쳐보면서 좋아한다.
세번째 담장 구멍난 곳 고치기- 톱으로 나무를 잘라서 담장 빈 곳에 찍찍이로 붙여주면 끝.
마지막으로 시계두개 고치기- 한개는 톱니를 찍찍이로 붙여주면 되고, 하나는 일자 드라이버로 동그란 나사를 조여주면된다. 나사가 360도로 뱅글뱅글 도는 게 아니라서 조여지는 느낌이 든다.
다 고쳐놓으면 할머니께서 전기드릴을 선물로 주시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전체적으로 좋았던 점.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 팝업책에 비해 종이가 딱딱하고 두꺼워서 덜 찢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로 장난감 공구들로 나사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일자드라이버 같은 경우에 나사를 돌릴 때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다 보니 공구끝부분 종이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러나 집에서 투명 테이프로 끝을 감싼 다음에 사용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또, 공구상자의 손잡이 부분 찍찍이가 너무 잘 붙어서 딸아이가 열려고 힘을 주다가 손잡이와 문이 붙어있는 접혀진 부분이 찢어졌다는 것. 이것도 미리 테이프로 손질을 봐두면 오래 쓸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쫙 펼친 상태에서 책장을 넘기지 않으면 공구상자에 책장이 끼여 잘 넘어 가지 않는다. 이런 세가지 점은 장점과 비교했을 때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같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굳이 읽어 주지 않아도 상관 없을 듯 하다. 대강의 내용 전달만 하면 되는 공구장난감이랄까. 마지막에 드라이버로 시계바늘 조이는 것과 톱니 끼우는 것은 그림과 지문이 반대로 되어 있다. 가장 큰 실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수정을 요구해본다.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딸아이가 좋아하는 모습과 꽤 오래 튼튼하게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아 꽤 괜찮은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