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뇌, 우울한 뇌 - 최신 심리학이 밝혀낸 낙관과 비관의 비밀
일레인 폭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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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우울하다, 혹은 괴롭다, 슬프다 등의 감정에 관한 단어들을 보면서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리하고 있을 마음이 느끼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만 같다. 어떠한 형태인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여전히 마음이 어떠하다.’ 라는 이야기를 종종 쓰기에 보이지 않는 그 마음이 우리를 즐겁게도 때론 슬프게도 하는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되곤 한다.

 우울하거나 혹은 즐겁거나. 그러니까 낙천적이거나 비관적이거나 라는 것은 다분히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물 컵 속에 반만 남은 물을 보면서 반이나 남았네반 밖에 안 남았네는 마음 속으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른 차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에 따르면 그 마음 혹은 생각이라고 판단했던 것들이 바로 뇌로부터 오는 차이라고 한다.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서 가장 고등한 뇌를 가진 인간에게 있어서 나타나는 낙관주의와 비관주의에 대한 관념들을 뇌를 비롯한 유전학적인 차원에서 다룬 이 책을 보노라면 이전에는 생각해 보지도 못했던 것들에 대해 마주하게 되는데 특히나 정서 뇌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을 생경하면서도 신기하게만 다가왔다.

 저자는 즐거운 뇌와 우울한 뇌가 있다고 말한다. 즐거운 뇌는 우리를 낙관주의로 이끌고 우울한 뇌는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그렇다면 뇌는 왜 서로 다를까?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인생 경험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낼까? 이 책에서 살펴보는 것은 천성과 양육이라는 구태의연한 이분법이 아니다. –본문

 정서뇌라는 것 안에서 즐거운 뇌와 우울한 뇌로 나뉘게 되는데 즐거운 뇌는 보상이나 내 스스로 좋은 것을 찾게 되는 것이고 우울한 뇌는 주변의 위험이나 위협들을 감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울한 뇌, 라는 단어 상의 어감이 좋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으로 들게 되는데 내 주변에서 발생하게 되는 위험 혹은 위협들을 감지하는 것이기에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라 하며 또한 매번 즐거운 뇌를 가지고서 보상만을 받으려 하는 것은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 헤매게 되기 때문에 이 부분만이 커지는 것도 좋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쉽게 불안에 빠지는 이들이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단순한 판단이 얼마나 피상적인 생각이었는지, 뇌의 이야기가 얼마나 무궁무진하게 펼쳐질 수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낙관주의와 행복이 그저 불행한 일을 겪지 않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불행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도 말이다. –본문

 특히나 연년생 형제인 조이와 대니얼의 삶을 비견하면서 환경이나 유전자적 요소가 아닌 인간의 삶의 방향을 잡는 것은 바로 어떠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차이라는 것을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낙관주의 성향은 마냥 행복하고 밝은 것이 아니라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제어할 수 있다는 관념을 가지는 신념으로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서 이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대로 비관주의 성향은 똑같은 문제라고 해도 이 문제는 자신의 손에서는 해결 할 수 없는 것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계속해서 따라다니는 문제라고 믿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나쁜 일들은 자신에게만 달라 붙게 되어 있고 좋은 일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성공으로의 열쇠는 바로 좌절하지 않는 낙관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도래할 수 밖에 없는 실패라는 그늘 앞에서 누군가는 그 그늘에 잠식되어 영원히 그늘 안에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어느 샌가 그늘을 벗어나 밝은 빛을 쬐고 있게 된다. 우리 스스로가 안고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노력하려 한다면 점차 그것이 자신의 몸 속에 축적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낙천주의나 비관주의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선택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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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의 함정 / 알바 노에저

  

 

독서 기간 : 2014.04.01~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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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런어웨이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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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전역에 걸쳐 남부의 흑인 노예들이 북부에서 자유를 찾도록 돕는 사람들의 지하망을 가르킨다. 이 말의 연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1840년대 들어서 지하철도라는 말이 노예 해방을 위한 사회운동을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었고 도망자를 돕는 사람들을 검표원이나 역장이라 부르고 그들 집을 정거장이나 역이라 불렀으며, 맡은 사람은 승객이라 칭했다. –본문

 퀼트를 좋아하는 조용한 성격의 아너 브라이트는 언니를 따라서 언니의 약혼녀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언니의 결혼 상대자인 애덤 콕스를 만나기 위해서인데 당시 그녀가 사랑하던 새뮤얼에게 파혼을 당했던 그녀는 그 곳에서의 아픔을 계속 되뇌기 보다는 미국이라는 새로운 곳으로 떠남으로써 자신이 안고 있던 아픔들을 훌훌 털어내기 위해서 언니의 여정에 동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여정은 그녀의 삶을 통째로 뒤 흔들게 만드는 시초가 된다는 것을, 그녀는 물론 나 역시도 모르고 있었지만 말이다.

  퀘이커 교도이자 영국의 시민의식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 퀼트를 사랑하는 아너 브라이트에게 있어서 조용하고 여유로움이 베어 있던 영국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긴박하게만 돌아가는 미국은 그녀 자신에게 너무도 다른 그녀로써 살기를 종용하고 있었다.

 자신의 언니의 남편이 될 것이라 믿었던 애덤은 애비게일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벨의 모자가게에서 고성이 오가며 흥정을 하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녀는 자신이 있는 이 세상이 생경하기만 하다. 특이나 잭과의 결혼 이후 그녀가 마주하게 된 도망 노예들과 그들을 쫓는 노예 사냥꾼의 현실은 퀘이커 교도로서 그녀의 신념을 뒤 흔드는 사건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아너는 평생 소리 없이 알고 있었던 분명한 원칙을 갖고 시작했다. 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그러므로 어느 누구에게 노예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노예제도는 폐지되어야 했다. 영국에서는 간단한 문제였다. 하지만 오하이오에서는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퀘이커 교도들 사이에서도 느껴지는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그 원칙이 사라지고 있었다. –본문

 퀘이커 교도이기에 그녀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었지만 누군가에 의해 저당 잡혀 버린 사람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는 것이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것보다는 옳은 것이라 생각하고서는 그녀는 지하철도의 일원이 되어 노예들을 위해 돕고 있었다.

  영국식 퀼트가 있다면 미국식 아플리케가 존재하고 있다. 그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천을 조각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처럼 노예 제도에 대해서도 그들은 서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세상이 모두 아플리케가 옳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퀼트를 사랑했던 아너는 그녀 만의 방식으로 타인들의 삶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연 나는 아너와 같이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한 권의 소설은 책장을 덮으며 나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금 나는 어떠한 모습인가에 대해 말이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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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1~2 / 캐스린 스토킷저

 

 

독서 기간 : 2014.04.1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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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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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그전부터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리뷰가 속속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했는데 이제서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제목의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만으로도 벌써부터 공감이 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참 편안하게 다가오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해서 퍼져나가는 듯 한다.

 

 '법령선'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책을 보면서 사실 법령선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이른바 팔자주름을 의미하는 법령선이라는 것을 과연 여자 나이 몇 살부터 그려야 하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에 대해 그리고 있는데 아직은 멀게만 느껴졌던 법령선이라는 이름을 안으며 과연 사람이 나이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이든 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굳이 30대와 경쟁하려는 게 아니라 위 세대가 점점 젊어지는 탓에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팔자 주름 같은 건 남 일처럼 생각하고 싶은 '여자 마음'이다. 그냥 이대로 내 얼굴 그릴 때는 주름을 그리지 않기로 할까보다. -본문

 

 오늘의 일상들을 지내면서 지난 기억들을 하나 둘 씩 꺼내어 이야기하는 그녀의 소담스러운

이야기를 들으며 피식 웃음이 난다. 작은 학용품을 사러가면서 설레여했던 그녀들은 마트에 가서 마요네즈나 간장을 고를 때에도 변함없이 소란스럽지만 그녀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고 지금이나 예전이나 나 역시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러한 일상들을 보내기에 그녀들의 이야기는 나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친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번화가로 나갔다. 노트를 사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그럼 예쁜 노트 찾으러 가자, 하고 우르르. 이거 어때? 이쪽이 더 좋지 않아? 노트 하나 사는 것뿐인데 난리법석이다. 그러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가 되면 나만의 걱정거리와 마주했다. -본문

 

 내가 나이가 드는 것은 한해 한해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주변의 이들 역시 나와 같이 나이가 든다는 것을 인지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엄마의 얼굴에 갑작스레 늘어버린 주름을 보녀서 울컥해지곤 하니, 내 주변이들은 언제나 내 기억속에 있는 그들로 계속해서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 역시도 나와 같이 그녀의 주변 이들에 대한, 그러니까 엄마의 소꿉친구나 주변 목욕탕집 아주머니나 이웃집 아저씨들이 언제나 기억속의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고 그래서 어느날 그들이 나이들어버린 모습을 마주하며 시간이 뛰어넘어 버린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몇 년이나 얼굴을 보지 못한 만큼, 내 기억 속의 그 분들을 젊은 시절 그대로, 건강한 시절 그대로다.

 한참 보지 못한 사이 어른이 된 내가 이렇게 슬퍼할 줄 어른들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 잊지 않았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눈물이 북받쳐 울보였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본문

 

 누가 보아도 어른임에 분명한 우리들은 여전히 실수를 하고 내 스스로 어른이 되어 있지만 타인들이 그렇게 어른으로 보는 현실이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다. 실수를 하는 자신에 대해 자책도 하고 현실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서 더 어른으로의 모습을 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그래서 편안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어른이라는 것,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나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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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 김민정저 


 

 

독서 기간 : 2014.04.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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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는 즐거움 - <걷기예찬> 그 후 10년
다비드 르 브르통 지음, 문신원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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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잰걸음으로 출근하느라 종종거리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시작은 버겁게만 느껴지게 된다. 하루 30분 걷는 것이 좋다고는 하지만 생각해보면 출퇴근 하는데 종종거리는 몇 분과 사무실 내에서 움직이는 얼마의 시간,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움직이는 시간. 그렇게 하루 동안 걷는 시간을 헤아려 보면 채 20분도 안되는 시간인 듯 하다. 문제는 그 시간마저도 충분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이외의 시간들을 걷으려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더 빨리 조금더 많이 일을 처리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걷는 시간들을 아깝다는 생각을 하곤 하기에 걷는 것에 대해서 딱히 다른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얼마나 안일했던 것인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한때 몹시도 사랑했던 여정으로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온 여행자인 만큼, 내가 전에 했던 말을 똑같이 되풀이하지는 않으려 한다. 그 여행자는 그때와는 사뭇 달라진 사람이어서 같은 길 위에서라해도 그때와는 다른 것을 본다. 더구나 풍경 자체도 달라졌다. -본문 

 

 매일 아무런 생각없이 걷고만, 아니 이동하기 위해 그저 걸을음 옮기는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저자는 걷는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그저 걷는 것이 아닌,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대해 마주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들을 마주할 수 있는, 그야말로 자신을 위한 오롯한 시간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거든 즐거움에 대해 말하며 글쓰기를 계속 하게 되었으며 원래는 비어 있었을 흰 종이위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를 담은 것은 그가 디뎠던 길들 만큼이나 수 많은 발자국에 대한 이야기임을 말하고 있다. 

 

 특히 몇 주나 몇 달 동안 이어지는 걷기는 오랜 입문 의식인 만큼 길 위에서 활기찬 움직임을 절대 멈추지 말아야 한다. "아무 이유 없이 무심결에 떠오르는 생각은 곧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생각들은 급류에도 휩쓸리지 않는 바위처럼 나에게 꼭 맞는 일부가 된다. -본문

 

 의식하며 걷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그저 잠시의 시간을 내어 걷는 그것만을도, 늘 마주했던 같은 대화 상대나 근심거리를 떠올리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아닌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며 주변 속의 나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행위는 도심이나 관광지 속에 눈을 돌리며 바라보는 이들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인데 잠시나마 자신의 마음을 훑고 가는 이 행위를 통해서 감정은 최소화되며 그 안에서 차분하게 내면과 풍경 속에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수로는 1762년에 말제르브에서 평생 살면서 느꼈던 최고의 순간은 젊은 시절보다는 오히려 은퇴 후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고독한 산책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원 안쪽으로 가서 태양을 감상한다. 잡다한 일들로 아침나절이 지나고 나면 서둘러 점심을 하고 오후에 또 누가 찾아올 새라 방문객들을 피해 달아난다. -본문 

 

 이러한 걷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도시 속에서도 계속되게 되는데 보행자와 산보객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장을 보러 가는 그 잠시의 시간 동안도 거리를 이용하여 산책을 하는 방안들을 들려주고 있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귀찮거나, 때로는 너무 바빠서 할 수 없었던 걷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읽다보면 그 귀중한 깨달음을 할 수 있는 시간들을 왜 모르고 지나갔었나에 대한 반성들을 해보게 된다. 수 많은 사람들을 지나 눈에 스치는 수 많은 그림들을 안고서 내 안의 물음들을 들여다 보기 위해 오랜만에 산책을 다녀왔다. 책을 떠나 잠시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느리게 걷는 즐거움을 종종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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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예천> / 다비드 르 브르통저


 

 

독서 기간 : 2014.04.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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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어주는 인문학
안용태 지음 / 생각의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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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면서 그 영화에 대해 알고 본다기 보다는 보고 나서 생각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인듯 하다. 대략 어떠한 내용의 영화라는 것만을 알고서는 영화를 보는 것이 대부분인데 그렇게 보고 난 영화는 그 나름의 물음만 가득히 남기고 유유히 사라지기 마련이다.

 

영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그저 스쳐지나가는 영상을 보는 것이 전부인 나로서는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서 묻고 싶은 것들이 꾸물꾸물 올라오곤 하지만 그것들을 어디서 풀어야 할지 모른채 그저 안고만 있다 어느 새 사그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잊혀졌던 영화들에 대해서 혹은 보는 동안에는 별다른 생각지도 못하고 왔던 영화들 속에 담겨 있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마주하게 된다. '이터널 선샤인'부터, 여러번 보았던 '타인의 삶',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창 동안 이야기를 나눴던 '설국열차'  20편의 영화를 집중해서 마주해 볼 수 있다.

 

 '설국열차'를 보고 나서 늦은 점심을 하면서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꼬리칸에 있는 이들과 가장 상위의 머리 칸에 있는 이들은 열차라는 공간안에 있지만 그들의 위치에 따라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일명 양갱이라 불리던 단백질 블럭을 생존을 위한 유일한 음식으로 살아왔던 꼬리칸에 있던 이들에게 전해지는 조용한 움직임. 앞 칸으로의 전진을 유도하며 그들에게 마음 속 자리하고 있는 도전과 반항을 꿈틀거리게 하는 그 메세지들은 그들로 하여금 끝에서 처음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꼬리 칸 사람들은 감옥에 갇힐 권리도 없는 벌거벗은 생명이지만 분명 열차 내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법이란 사회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인권은 불가침의 영역이며 소유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국가권력은 법과 질서를 미리 상정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본문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균형이 아닌 한정된 공간 안에 한정된 물자가 있는 열차에서는 누군가를 통한 균형의 힘이 필요하다 주장하고 있었으며 그것은 바로 이 열차의 머리에 해당하고 있는 월포드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균형은 이토록 철저하게 규정된 삶이 없었다면 정말 존재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우리는 이 공간만을 한정해서 바라봐야만 하는 것일까? 영화를 보고 나서 여전히 풀리지 않았던 물음들에 대해서 이 책 안에서는 그 물음에 대한 해갈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었고 때론 생각지 못했던 것들 조차 이야기해주고 있다.

 

 인간을 위하는 척하지만 실제로 인간에 대해 말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매력적인 캐릭터의 삶은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이는 계급으로 환원되어버린 또 다른 세상의 창조를 말하는 듯 하다. 열차의 상층부로 나아가면 갈수록 크리놀이 주는 환상에 사로 잡힌 이가 수두룩하게 나타난다. (중략) '태초에 열차가 있었다'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열차의 파괴와 함께 신인류의 시작을 알린다. -본문

 

영화 '식스 센스' '유주얼 서스펙트'만큼이나 반전이 강한 영화로 남아있다. 꽤나 오래 전에 본 영화이지만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는 것은 그 당시의 반전이 지금껏 보았던 반전 중의 최고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문제는 '식스 센스'에 대해서 그 이상의 내용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이 아니었으면 식스 센스에 대해 어떠한 질문들도 던져보지 않았을텐데 저자는 이 책 속에서 영화의 반전 이외의 인간에 대한 이해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흔희 페르소나를 통해서 타인을 이해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지위, 겉으로 드러나는 인품, 경제력 따위를 통해서 그를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반드시 그림자를 가지기 마련이고 이 그림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정말 그 사람을 이해했다고 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본문

 

 그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볼 수 있는 소년과 이미 세상을 떠난 영혼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이야기로만 보았던 식스 센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보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마주하게 된다. 영화를 책으로 마주한다는 것이 어느 순간 신기하기도 했지만 의도하지 않아도 지나가버리는 영상과 의도해야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은 그렇게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혹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상호 보완해주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세상을 열어주는 창이 되주고 있기에 영화를 먼저 보고 이 책을 보든, 이 책을 보고 영화를 보든 어느 것이든 또 다른 세상으로의 통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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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문학』 / 김영민저


  

 

독서 기간 : 2014.04.16~04.1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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