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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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를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그전부터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리뷰가 속속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한번쯤 읽어보고 싶었다 했는데 이제서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제목의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만으로도 벌써부터 공감이 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참 편안하게 다가오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계속해서 퍼져나가는 듯 한다.

 

 '법령선'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책을 보면서 사실 법령선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이른바 팔자주름을 의미하는 법령선이라는 것을 과연 여자 나이 몇 살부터 그려야 하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고민에 대해 그리고 있는데 아직은 멀게만 느껴졌던 법령선이라는 이름을 안으며 과연 사람이 나이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이든 사람의 얼굴이라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굳이 30대와 경쟁하려는 게 아니라 위 세대가 점점 젊어지는 탓에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팔자 주름 같은 건 남 일처럼 생각하고 싶은 '여자 마음'이다. 그냥 이대로 내 얼굴 그릴 때는 주름을 그리지 않기로 할까보다. -본문

 

 오늘의 일상들을 지내면서 지난 기억들을 하나 둘 씩 꺼내어 이야기하는 그녀의 소담스러운

이야기를 들으며 피식 웃음이 난다. 작은 학용품을 사러가면서 설레여했던 그녀들은 마트에 가서 마요네즈나 간장을 고를 때에도 변함없이 소란스럽지만 그녀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고 지금이나 예전이나 나 역시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러한 일상들을 보내기에 그녀들의 이야기는 나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친한 친구와 자전거를 타고 번화가로 나갔다. 노트를 사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그럼 예쁜 노트 찾으러 가자, 하고 우르르. 이거 어때? 이쪽이 더 좋지 않아? 노트 하나 사는 것뿐인데 난리법석이다. 그러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가 되면 나만의 걱정거리와 마주했다. -본문

 

 내가 나이가 드는 것은 한해 한해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주변의 이들 역시 나와 같이 나이가 든다는 것을 인지하지는 못하는 듯 하다. 어느 날 문득 바라본 엄마의 얼굴에 갑작스레 늘어버린 주름을 보녀서 울컥해지곤 하니, 내 주변이들은 언제나 내 기억속에 있는 그들로 계속해서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 역시도 나와 같이 그녀의 주변 이들에 대한, 그러니까 엄마의 소꿉친구나 주변 목욕탕집 아주머니나 이웃집 아저씨들이 언제나 기억속의 그대로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고 그래서 어느날 그들이 나이들어버린 모습을 마주하며 시간이 뛰어넘어 버린 현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몇 년이나 얼굴을 보지 못한 만큼, 내 기억 속의 그 분들을 젊은 시절 그대로, 건강한 시절 그대로다.

 한참 보지 못한 사이 어른이 된 내가 이렇게 슬퍼할 줄 어른들은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 잊지 않았어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눈물이 북받쳐 울보였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 있었다. -본문

 

 누가 보아도 어른임에 분명한 우리들은 여전히 실수를 하고 내 스스로 어른이 되어 있지만 타인들이 그렇게 어른으로 보는 현실이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다. 실수를 하는 자신에 대해 자책도 하고 현실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서 더 어른으로의 모습을 해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그래서 편안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어른이라는 것,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나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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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 김민정저 


 

 

독서 기간 : 2014.04.17~04.1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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