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 용기 세트 - 전2권 -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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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이어 펼친 이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는 이전 책의 시리즈와 같은 느낌이라 생각했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에 대해 그리고 있는 것이 보낸 <엄마를 위한 미움 받을 용기>라면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는 아버지가 바라보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인지, 꽤나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지의 심리에 대해서, 과연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배워보자는 심산으로 펼친 이야기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묵직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너무도 정정하시던 아버지가 치매를 앓기 시작하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늘 나의 뒤에서 든든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실 것이라 생각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변화는 누구에게나 드리우는 시간이 변화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가혹하게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제는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 지금의 모습 속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곰곰이 고민하던 저자는, 간호를 하며 그가 배워온 것들을 담담이 전해주고 있다.

부모가 혼자서 살아갈 수 없게 되는 모습을 보는 일은 자녀로서 슬픕니다. 하지만 자녀가 부모를 행복하게 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일이 간호의 기분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사람은 인생의 그 어떤 순간에도 다른 사람에 의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양육할 때 부모는 아이를 행복하게 하려 합니다.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게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부모가 아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습니다. 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 –본문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 손녀를 위해서 당신들이 즐겨 드시는 과자나 빵을 사가지고 오시는 것을 보면서 어릴 때는 더 맛있는 것들도 많은데, 하며 아쉬움을 표하곤 했었다면 이제는 그것이 당신들에게 가장 좋은 것들이기에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는 상대를 위해서 배려로 하는 것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식사를 하실 때를 제외하고서는 늘 주무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과연 그렇게 사는 것이 어떠한 즐거움이 있을까, 라며 활동을 하라고 계속해서 조언하는 것도 실은 나의 바람을 그들에게 투영하려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있어서 늘 보살핌을 받고 그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던 것이 어린 시절 우리의 모습이라면 성인이 된 지금의 우리가 부모에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언인지에 대해 보여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육아의 기틀 안에서 아이와 나와의 관계에 동등함을 전제로 하여 바라보던 것처럼 부모를 바라보는 나의 모습도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병을 앓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나아가 그런 자신도 누군가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생각하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부모가 지금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부모를 간호할 때 무엇을 이루는지가 아니라 ‘존재’하는 그 자체로 인간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 자신이 놓인 상황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기만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이 공헌감을 느끼게 되면 좋겠습니다 본문

 일전에 치매를 앓으셨던 외할머니의 늘 같은 이야기를 허투루 듣고 넘겼던 지난날의 모습 속에서 또 똑같은 이야기를 한다가 아닌 그 안에서 다르게 전해지는 부분은 무엇이 있는지를 찾으며 그 이야기를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고 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숙연해지는 느낌이다. 3년 이라는 시간 동안에 나의 외할머니와 함께했던 시간 동안 과연 그녀를 간호해드렸다 할 수 있을지, 이 책을 통해서 점점 나의 모습이 안일하게만 전해진다.

  그러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예고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그의 담대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마주하면서 부모님을 모시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노년의 시간을 걷고 있는 부모님과 이제 중반의 시간을 걷고 있는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다시 마주해야 할지, 무언가를 드리고서는 답변을 기다리는 아이가 아닌 어른이 되어 그들을 지키고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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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 / 알프레드 아들러저 

 

 

 

독서 기간 : 2015.08.25~08.2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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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성장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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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여전히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것들 투성이지만 엄마를 바라볼 때면 엄마로서의 삶을 어떻게 지나왔는지에 대한 경외심이 들곤 한다. 조카와 2~3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체력 고갈을 느끼고 있던 나로서는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이 막연함을 넘어서 이제는 왠지 모를 두려움으로 느껴진다. 20대에만 하더라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을 그려보면 마냥 행복한 만이 그려졌다면 지금의 내가 그리는 엄마가 된 나의 모습은, 너무도 부족한 것이 많은 어른으로서 한 아이의 인성이 완성될 때까지 그 아이의 롤 모델이 되어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인가, 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곤 한다. 그렇기에 나는 이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필요했다. 무언가 중심이 잡을 것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절실히 느낀 것은,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분유를 타거나 기저귀를 갈아 주는 일은 처음이었지만 금방 배웠고, 능숙하게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가정에서 자란 적이 없으니 다른 가정에서 어떻게 육아를 했는지 알 방도가 없지만, 우리 부모님이 해 주었을 육아 방식을 흉내 내면 그럭저럭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본문

다른 아이들보다 활동성이 떨어진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체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잘 걷지를 않는다던가 뛰지를 않는다는 등, 또래 아이들보다도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것을 제 3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면 혹여 아이의 문제를 나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라는 후회와 그를 넘어선 두려움이 엄습하게 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어디서부터 이 문제를 풀어 나아가야 할지 종종거리고 있을 어머니들에게 저자는 이 모든 답을 아이에게서 얻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동일한 현상에 대해서 타인이 바라보는 시각과 그 안의 아이가 느끼는 것은 첨예하게 다를 수 있기에 아이를 통해서 이 문제를 바라보게 되면 오히려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서 한결 마음이 놓이게 된다.

혼내는 것은 백해무익한 일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하는 행동이 부모에게 혼날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합니다. 부모가 그런 행동을 혼낸다면, 꾸지람을 들음으로써 시선을 끈다는 걸 배웁니다. (중략)
 
아이는 혼나는 것으로 부모에게 관심을 받으려 합니다. 혼나면 확실히 부모에게 관심받겠지만 그게 소속감을 얻는 적절한 방법이라는 건 아이의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반드시 자신을 주목하리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본문

 잘못한 일이 있으면 가르쳐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했으나 저자가 말하는 것은, 인도의 방법 중 혼내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꾸지람을 하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 순간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만을 바라보기에 자꾸 엇나가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과연 저자의 주장이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늘 숙제를 하지 않는 아이의 심리는 칠판에 자신의 이름이 적힘으로써 주목 받고 싶어하는 심리라는 이야기에 또 다른 관점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나의 미니미와 같은 존재처럼 느껴지는 아이를 혹여 나의 마리오네트처럼 바랐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 때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아이를 나의 소우주가 아닌 동등한 관계 속에서 서로를 바라볼 것을 전해주고 있다. 나보다 훨씬 어린 아이기에 모든 것을 내가 선택하고 그 길을 따라가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격도 나와 같은 것임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서 미리 만나본 느낌이다. 엄마가 되어 한 아이를 바라보고서는 그 아이를 이끌어 준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서 미리 마주하는 것도 꽤나 유익하게 전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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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믿는 만큼 크는 아이 ./ 기시미 이치로 

 

 

 

독서 기간 : 2015.08.20~08.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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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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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그 무엇보다도 항상 나의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스마트 폰을 보노라면, 스마트 폰이 없던 시절을 어떻게 보냈었는지 하는 생각이 밀려들게 된다. 너무 익숙하기에 사용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이 책은 담담하게 그 모든 것의 시초에 대해서 전해주고 있으며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히스토리가 있었구나, 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2600만 년 전, 사하라 사막의 동쪽 끝에 있는 삭막하고 메마른 리비아사막의 모래밭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졌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무척 뜨거웠던 것만은 분명하다. 이산화규소 알갱이들이 적어도 섭씨 500도를 넘었을 뜨거운 열기에 녹아 합해졌다. 여기에서 형성된 화합물은 특이한 화학적 특성을 띤다. 이산화규소는 물처럼 고체 상태에서는 결정체를 형성하고 열을 받으면 녹아 액체가 된다. 그러나 이산화규소는 물보다 융해점이 훨씬 높다. 정확이 말하면 물의 융해점은 섭씨 0도이지만 이산화규소의 융해점은 섭씨 260도 이상이다. –본문

유리가 얼마나 사용되는지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던 때에는 몰랐지만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유리 제품만 해도 꽤나 많은 것들이 자리하고 있다. 컵에서부터 거울도 그렇고, 안경부터 가까이에 있는 출입문과 유리창 등 생각보다 많은 것에 유리가 사용되고 있었는데 이 유리는 2600만년 전 사하라 사막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유리를 실제 사용하게 된 것은 260도 이상의 고온에서 녹아 내리는 성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12세기경이었으니 우연한 발견과 그것이 실제 우리의 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유리 조각을 통해 굴절된 글자를 보았던 수도사들의 모습을 넘어 렌즈의 발명이 이어지게 되면서 누구나 일생을 살면서 한번의 안경은 착용하게 된다는 안경이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안경의 수요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전과 더불어 증폭하게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게 느껴진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발견으로 세계 최초의 인쇄기술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됐지만 그 인쇄술의 시초가 수 많은 백성들에게는 실제 전파의 영향이 없었던 것과는 달리 서양에서는 인쇄술의 발전으로 또 다른 이들에게는 시력의 문제를 느끼게 하는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것에서 그 방향의 차이가 너무도 다른 결말을 내는 것이 안타깝게도 느껴진다.

뉴 잉글랜드 겨울의 저에너지 상태 및 낮은 에너지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얼음은 귀중한 상품이 될 수 있었다. 게다가 열대권에서는 황금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지독히 더운 지역이었는데도 많은 사람이 살았다. 따라서 열기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무역의 장구한 역사에서 에너지는 언제나 가치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더운 곳, 즉 태양에너지가 많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탕수수와 목화를 생산하는 열이 강렬하던 세계에서는 차가운 냉기도 자산이 될 수 있었다. –본문

 버튼만 누르면 얼음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지금과는 달리 이전에는 얼음이 너무도 귀했던 이전의 시대에 얼음으로 무역을 할 생각을 떠오른 이가 있다. 미국의 사업가인 튜더는 19세기의 초에 이 얼음을 이용하여 식품 운송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얼음의 이동이 아닌 식자재의 보관 및 운송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것에서, 그리하여 전혀 다른 공간 속에서 이전에는 접할 수 없었던 식자재를 이용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훗날 공기의 순환에 대해서 발견하게 되면서 에어컨의 발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인류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의 발견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는데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낼 수 없던 우리의 선조들은 2~3번에 나누어 잠을 자곤 했으며 생활 패턴 역시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빛을 알게 된 이들이 빛을 만들기 위해 고래와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기도 했던 이전의 시대를 넘어 에디슨의 전구의 발명이 실은 스티븐 잡스가 MP3를 만든 시초와 비슷하다는 것을 보며 그 시대의 니즈를 잘 인지하는 것이 얼마나 큰 차이를 가지고 오는지에 대해서도 다시금 배우게 되는 것이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조합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익숙해져 있기에 그것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또 변모하게 될지에 대해 관심 조차 가지지 않았던 것들이 실은 거대한 시간의 틀을 넘어서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넘어선 교합으로 만들어 지는 것을 보며 벌새효과의 현상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 어느새 즐겁게만 느껴진다. 우리의 곁에 있는 세계가 과연 또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이 가득하게 전해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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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의 역사 / 로렌스 프리드먼저 

 

 

 

독서 기간 : 2015.08.31~09.0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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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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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르's Review

 

 

이전에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의 존재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이들이 존재에 대해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어본 적도 없는 듯 하다. 끔찍한 뉴스의 일면에 전해지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어느 새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그들은 마주칠까 두려운 것이 사실인데, 어찌되었건 그들의 존재는 일반인들과는 명확하게 다른 어떠한 성향을 지니고 있을 것이며 그 성향을 우리네 평이한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 것이 그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다.

정신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이코패스라 지칭하는 사람들을 정의하는 특성 하나가 ‘대인 공감의 부재’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감정의 운동장이 평평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대부분 사랑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지만 사이코패스는 그런 욕구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대개 사람을 능숙하게 조종하고, 둘째가라면 서러운 거짓말쟁이에다, 말재주가 상당하고 상대가 경계심을 풀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 사람들 대부분과 달리 결과를 두려워 않고, 거짓말이나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동안은 누구나 그렇듯 붙잡힐까 봐 긴장도 할 수 있지만, 사이코패스 중 일부는 냉정하게 침착함을 유지한다. 가장 위험한 사이코패스라도 때로는 명랑하고 근심 걱정 없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조만간 뚜렷한 거리감, 소리 없는 냉담함,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낼 것이다. –본문

코를 푼 휴지를 보고서 어떠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듯이 사이코패스에게 있어서 범죄, 이를테면 살인의 대상이 되는 이들에게는 그 피해자는 한 인간이자 생명이 아닌 그저 코를 풀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은 존재로 취급 된다는 어느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아마 저자 역시도 그런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일반인, 그러니까 사이코패스가 아닌 다분히 일반적인 삶을 보내고 있는 자신은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했다. 그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상식과 같은 것일 텐데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평범한 이들이 가지고 있던 상식에 대한 반전을 맛보게 된 것이다. 대체 그의 뇌 스캔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가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는 유전적 정보가 가득하다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는 현재 사이코패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현재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이 책의 탄생 비화가 되는 셈이다.

레베카는 1892년에 친부와 계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리지 보든 의 직계 조상이기도 했다. 보든은 나의 사촌뻘 이었다. 책은 1673년과 1892년 사이에 우리 부계에서 살인을 저질렀거나 살인 혐의를 받은 사람이 그 밖에도 몇 명 더 있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모두 다 가까운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판결받았다. 레베카의 후손 앨빈 코넬 은 1843년 아내 해나를 쇠로 된 삽자루로 가격한 다음 면도칼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일족을 살해하는 코넬가의 살인 취향은 우리 가문의 빌어먹을 내력이었다. –본문

저자는 자신의 뇌 스캔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에서 시작으로 자신에게 담겨 있는 유전자 정보에 대해서 추적해 나가게 되고 그의 집안에서는 이른바 사이코패스 유전자라 불릴 수 있는 각종 범죄자들의 이력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자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믿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서 이러한 유전적 특질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넘어선 양육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이른바 후성유전체가 유전체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모두 범죄자라는 등식의 성립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만 있던 나에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일 수 밖에 없었다. 비극적인 순간에도 울지 않고 늘 담담하게 바라보며 여자아이의 죽음보다도 드레스에 눈길을 먼저 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섬뜩함이 밀려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이코패스의 필요성에 대해서 후반에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의 주장에 대해서 무조건 동의한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들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조금 사그라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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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격려 -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W. 베란 울프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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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한 동안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말이 주변을 맴돌고 있을 즈음, 동창회에 나갔다 오신 부모님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깔리면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하곤 했다. 무어라 다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친구의 아들이나 딸은 무엇이 되었더라, 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는 왜 이 자리에 맴돌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두 명 이상만 모이면 우리는 내 옆에 서 있는 타인과 비교를 하게 된다. 혼자였더라면 전혀 몰랐을 나의 모든 것들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아닌 그의 모습과 비교되어 드러나게 되고 나는 가지지 못했으나 그는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게 된다. 그러니까 나에게 있는 것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만 더 큰 허영과 갈망을 느끼게 되는 열등감은 우리는 잠식시키고 본래의 나를 더 작게 만들어 버리는데, 저자는 이 허영심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은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모두 항상 높은 수준의 생활력을 지니도록 배려하고 있고 또 어떤 결함이든 상쇄시키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좀 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이 골절과 같은 구조상의 결함이나 심장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기능상의 결함을 보상할 때, 단순히 해당 결함을 벌충하는 수준을 넘어 그 이상의 일도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연은 마이너스부분을 발견하면 두 배의 플러스를 만들어 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치유된 뼈가 전보다 더 강해지고,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심장도 때때로 근육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에 의해 보통 심장 이상의 크고 좋은 펌프처럼 되어 버린다. –본문
 

 나에게 부족할 것만 같은 것들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것은 자연 안에 속해 있는 모든 것이 그러한대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에 더 탄탄하게 해서 이전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연 속의 광활한 진리가 그러할 진대 왜 인간은 부족한 것을 더 강하게 만들기는 커녕 그 안으로 잠식해 가려고만 하는 것인지. 그 나약함은 자신의 모습을 좀먹게 하는 열등감이 되어 인간에게는 점점 더 초라하게 만들고 아들러의 심리학은 이렇게 늘 작아져버린 자신을 바라보며 아등바등하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가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실제의 나는 훨씬 더 크고 강하다는 것을 인지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각 파트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나왔던 나의 모습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형태의 열등감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질투를 느끼는 것은 기본이고 타인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는 등 그저 흘러가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들여다보면 그 안의 비뚤어진 나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괜시리 작아지기만 하는 나를 바라보며 서글픔만을 느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나에게 잔잔하지만 그 안에서 또 힘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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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에게 인간관계를 묻다 / 기시미 이치로저

 

 

 

독서 기간 : 2015.06.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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