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광고, 그대로 믿어도 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32
로라 헨슬리 지음, 김지윤 옮김, 심성욱 감수 / 내인생의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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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광고, 라는 인식을 하기도 전에 이미 물밀듯이 쏟아지는 광고의 범람 속에서 그마저도 익숙해져서 내가 지금 광고를 보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요즘, 세더잘의 <광고>에 대한 이 책을 마주하면서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광고에 노출되어 있고 의식을 하던, 하지 않던 광고화 함께 살고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산업혁명의 시작으로 인해서 무수히 많은 물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바야흐로 자급자족의 시대를 넘어 물품을 구매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특히나 인쇄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신문과 잡지에 이러한 많은 물품들에 대한 광고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의 시작이며 이는 1800년대의 급변하는 광고 시장의 발아가 되는 것이다.

 산업혁명으로 공장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철도 노선이 증가하면서 대량 생산한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철도 노선이 증가하면서 대량 생산한 제품을 먼 곳까지 운반할 수도 있게 되었지요. 사람들은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쓰기 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장이 발전하면서 식품에서 비누, 의류에 이르기까지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반면 초기의 광고는 사람들에게 상품을 알리는 광고지나 명함, 전단이 전부였지요. –본문

 그렇게 광고가 그저 제품을 알리기 위한 평범한 것이었다면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제품마다 회사의 로고가 찍힌 개품 포장이 발전하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이전의 물품에 대한 광고는 이제 브랜드 홍보를 위한 광고로 변모하게 되면서 오늘날의 휘황찬란한 광고의 시대로 점차 발전하게 된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떠한 이유로 광고를 만들게 되는 것일까. 초반의 광고처럼 제품을 알리기 위한 단순한 광고가 아닌, 광고 안에는 그 기업이 소비자들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예를 들어 충성스런 고객으로 변모시킨다거나, 경쟁 업체의 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을 흡수시키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거나 혹은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이미지로라도 회자되는 것을 원한다거나 등등의 이유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전략들을 내세우게 되는데 어찌되었건 광고의 근본적인 목적은 소비자로 하여금 지갑을 열어 그 제품을 사게 만드는 것으로써 우리는 광고 기획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있으면서도 전혀 인지 하지 못하고 철저히 자유 의지에 의해 내 스스로 선택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끔 하고 있다.

만일 사람들이 꼭 필요한 제품만 구입하면서 살아간다면 많은 기업이 파산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기본적인 음식과 의류, 주거 공간 외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별로 없지요.
그래서 광고 업계의 사람들은 소비자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꼭 필요한 것으로 여기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광고 업계 사람들은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저 상품을 사지 않으면 나는 멋지게 살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느끼게 하지요. –본문

 담배회사인 말보로는 거친 남성의 이미지를 말보로 맨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 내면서 담배의 판매량이 엄청나게 증가하게 되었고 결혼식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결혼반지에 다이아몬드의 장착 다이아몬드 제조다 드 비어스가 만들어낸 카피에 따라서 전세계의 사람들이 움직인 것이라고 하니, 광고라는 것이 그저 광고만이 아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게 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TV나 신문 등의 1차원적인 광고를 넘어 인터넷을 통한 다각적인 광고가 펼쳐지고 있는데 호기심을 일게 하기 위한 티저 영상이나 게릴라 광고전도 사용되고 있으며 드라마나 영화 속의 협찬을 통한 광고, 때로는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언더커버 마케팅이 이뤄지는 등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광고는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광고에 대해서 그저 별다른 생각 없이 마주했던 것들 속에서 나의 생활 패턴들을 고려해서 맞춤형 광고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광고의 영역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어찌되었건 광고라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것이기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를 마무리 하는 순간 속에서도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로서는 광고의 진면모를 제대로 마주해야 할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책이었다.

 

 

독서 기간 : 201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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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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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새벽 1시가 넘어서까지 내일의 출근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서 그렇게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며 책을 읽어 내려가서는 마지막 페이지에 와서는 무언가 몽롱함에 취해서 선뜻 잠에도 빠져들 수 없었다.

세상에 수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내는 것들 역시 다양한 빛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막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그 동안 보거나 들어왔던 것들과는 또 다른 형태의 것들을 마주하면 또 멍해지곤 한다. 처음 초록색으로 칠해진 것인지 아닌 것인지 조차도 확실하지 않던 그 울타리에도 한때는 반짝거리는 순간이 있었던 것과 같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던 찬란했던 그들의 사랑은 이제 아스라히 사라져 한줌의 재도 남기지 않은 채 홀연히 사라진 듯 하다.

마을 사람들은 어밀리어 에번스를 보면서 그녀의 삶에 대한 약간의 동정을 갖는 이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그저 억척스러우면서도 평이하지 않은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를 꼬마야, 라고 부르던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이후부터 그녀는 카페로 번창해 맞이 않을 그 공간을 지키며 술을 주조해 팔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의술을 행하기도 하고, 그러다 뒤틀리는 것들이 있으면 소송을 즐겨 하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첫 인상은 무언가 억새 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그 누구도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그녀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것도 꼽추인 라이먼에게 말이다. 180cm가 훌쩍 넘는 어밀리어가 꼽추를 사랑하게 되다니. 그저 머리 속에 그려보아도 과연 이 조합에 대해서 쉬이 그려볼 수 없는 그 순간, 그녀는

라이먼 오빠, 그냥 마시겠수, 아니면 중탕해서 따뜻하게 마시겠수?”
글쎄, 어밀리어, 너만 괜찮다면……” (중략
)
괜찮다면, 데운 걸 마실래.” –본문

라는 이야기와 함께 그녀가 살아왔던 삶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처음으로 여자로서 빛이 나는 시간들을 보낼 것이라는 결심도 없이 너무도 태연하게 이전과는 다른 어밀리어로 살고 있었고 라이먼을 사랑하면 할수록 그녀는 되려 꼽추인 라이먼 앞에서는 더 작아지고 있었고 오히려 라이먼이 그녀보다도 더 큰 존재가 되어 가고 있었다.

 라이먼에게 이전에 어떠한 연애사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밀리어 애번스에게도 이러한 시간이 있을 뻔한 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열흘 간의 지독했던 결혼 생활을 유지했던 때로, 불행한 어린 시절 때문에 모든 여인들의 삶을 뒤흔들고서는 홀연히 사라지기를 반복했던 그야말로 나쁜 남자 마빈 메이시와의 결혼 생활 때를 의미한다. 어찌하여 마빈이 어밀리어에게 홀딱 반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상대가 원하든 원지 않든 큐피트의 화살은 마빈에게서 어밀리어에게 향하게 되었고 어밀리어는 꼽추 라이먼에게 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결혼 생활이라고 말하기에도 껄끄러운 그들의 열흘 동안의 기록은 차마 눈뜨고 보기 안타까울 정도로 마빈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을 가까이 할 수도, 가까이 하면 주먹이 날아오고 있었으며 그녀에게 주기 위해 고른 선물들은 그 날 저녁 그 카페에서 다시 판매 되었으며 심지어 결혼식 장에서도 그녀는 이 모든 것들이 귀찮게만 느껴졌으니 이들의 결혼은 오롯이 마빈을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마빈을 철저히 무너뜨리게 만드는 단초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렇게 표면에 드러난 사랑이야기는 서글프고 우스꽝스러울지언정, 진정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는 사랑하는 사람, 그 당사자의 영혼만이 알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신 외에 그 누구도 이 같은 사랑, 아니, 다른 그 어떤 사랑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판결을 내릴 수는 없다. –본문

 그렇게 세월이 흘러 마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사라졌으며 라이먼과 함께 하는 어밀리어의 카페는 활기를 되찾아 마을의 안식처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린아이들, 심지어 이웃 동네의 사람들마저도 찾아서 올 정도로 유명해진 그 곳에서의 행복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한 것들이 되었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던 어느 날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들이 그때 주고 받은 시선은 마치 두 명의 범죄자가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는 그런 이상한 데가 있었다. 그러고는 붉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왼쪽 어깨를 으쓱하더니 등을 돌렸다. 길을 따라 내려가는 남자를 보는 꼽추의 얼굴은 아주 창백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꼽추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조심스럽게 그 남자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본문

 늘 꼽추의 뒤를 따르던 어밀리어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는 라이먼. 심지어 어밀리어가 좋아하다 못해 그녀가 모든 것을 꼽추에게로 주게 만들었던 표정이나 행동들을 라이먼은 마빈 앞에서 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금 엇갈리는 이 애증의 관계는 모든 것들을 침식시키고 있었고 이 모든 관계를 종식시키고 생존을 위해서는 어밀리어와 마빈은 그들에게 드리워져 있는 악연의 끈을 끊어내야만 했다.

 그렇게 다시 황량해진 마을과 카페, 그리고 어밀리어를 보면서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에 멍하니 자리에 앉아만 있었다. 마빈과 어밀리어가 이러한 관계로 밖에 잠식할 수 없었던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물론이고 라이먼과 어밀리어의 관계도 이토록 어그러질 뿐만 아니라 결론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복수를 꿈꾸고 있었던 것 마저도 어느 정도의 애증이 남아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을 해 본다.

사랑에 관해서 그 누구도 최종적인 판결을 감히 내릴 수 없다는 이야기처럼, 나는 이들에 사랑에 대해서 무어라 왈가왈부하지 못하겠다. 다만 이러한 이들도 있었다, 라는 한 조각의 사랑이 있었음에 대해서 알게 된 그것만으로 이 모든 것들을 덮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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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연인들 / 김대성저

 

      

 

독서 기간 : 2014.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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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의 세계사
사토 요우이치로 지음, 김치영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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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 최소 1~2번은 마주하는 밥을 보면서도 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밥과 함께하는 찌개나 국, 반찬에 대한 관심은 있었을지 언정 밥 자체에 대한, 그러니까 쌀에 대해서는 그 어떠한 관심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쌀의 세계사>라는 제목을 마주하는 순간, 과연 쌀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물음을 해보기 시작했고 주식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식탁 위의 한끼를 위한 것처럼 변방의 것으로 치부해왔던 쌀에 대해서 알아 보고 싶다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기 시작했다.

 쌀은 전 세계 오대륙에서 재배하고 먹는 곡물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섭취하는 전분의 22퍼센트를 쌀에서 얻고 있다. 옥수수에 이어 두번째다. 3위는 밀이다. 쌀과 밀의 순위는 해에 따라 또는 통계에 따라 뒤바뀌기도 한다. 이와 같이 쌀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곡물이다. –본문

  이렇게 쌀을 경작하기 시작한 것은 바야흐로 1만년의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일년생인 쌀은 1만회 이상 경작이 되었다는 것이며 또한 그 기간 동안에 다양한 품종으로 계량이 되면서 현재의 우리네 식탁을 점령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이렇게 쌀과 함께 문명의 발전을 해 왔던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고 있다.

 당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식물뿐이다. 그러므로 동물들은 식물이 만드는 당질을 어떤 형태로든 받아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잡식성 동물이라서 식물에서 직접 당질을 얻을 수 있다. 육식동물은 식물질 음식을 적극적으로 먹지 않는다. 그 대신 초식 동물의 내장과 혈액을 섭취함으로써 초식동물의 몸에 축적된 당질을 얻는다. 결국 육식동물도 당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본문

  야생벼, 라는 것은 어떠한 것일까, 라는 궁금증을 품으며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야생벼의 사진은 물론이거니와 저자를 통해서 글로나마 그 맛을 느껴볼 수 있는데 우리가 먹는 쌀과는 달리 딱딱하고 맛도 별로라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씨앗들은 익어감에 따라 저절로 떨어지는 탈립성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가 먹고 있는 쌀은 벼가 익어도 이삭에서 떨어지지 않고 고개를 숙일지언정 계속해서 붙어 있는 것은 탈립성이 무너졌기 때문이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람의 손으로 직접 수확을 통해서 오롯이 그 쌀들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수전 경작을 하고 있기에 벼농사, 하면 수경 농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동남아시아나 산간 지역에서는 화전 경작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은 물에 잠겨서 키우는 뜬벼라는 종류도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부분이 물에 잠겨 있으면 썩을 법도 하지만 뜬벼는 뿌리 쪽은 상할지언정 벼가 달린 이삭 부분은 수면 위에서 별 다른 문제 없이 자란다고 한다.

 뜬벼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데 일본에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뜬벼와 비슷한 것은 있었다. 이바라키 현 스이고 지대에 있었던 벼 중에 토네강이 홍수로 논에 물이 넘쳤을 때 줄기를 자라게 해서 수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략) 굳이 말하자면 뜬벼지대에서 생산되는 쌀은 찰기가 없고 퍼석퍼석하다. –본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쌀의 계보를 처음으로 나눈 것이 바로 일본인에 의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그 이름의 명명이나 구분도 일본에서 시도했던 방식 그대로 전 세계가 보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연구의 업적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길 기원하며 이 책을 통해 그저 한끼의 밥으로만 알고 있던 쌀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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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 오천년 / 공준원저

 

    

 

독서 기간 : 2014.05.0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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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미나의 기적 - 잃어버린 아이
마틴 식스미스 지음, 원은주.이지영 옮김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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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없이 노비와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 그저 젊은 날의 그들만의 사랑이었던 실수였던 그 어떠한 이유에서건 그녀들에게 드리운 결과, 임신과 출산은 필로미나를 비롯한 1만 여명의 여성들에게 있어서 수녀원에서 강제 노역은 물론 임금도 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으며 하루에 한 시간씩 아이와의 만남만을 기다리며 그렇게 3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래, 3년의 시간이면 이 모든 죄를 씻고서 아이와 함께 다시금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남겨져 있던 주홍글씨는 종교는 물론이거니와 정치에 있어서는 그저 돈놀음이 가능한 무한한 부가가치의 창출로였으며 출산의 고통은 물론 그 이후로 어떠한 병마가 그녀들과 아이들에게 닥친다 하여도 제대로 된 치료는커녕 이 모든 것들이 죄인에게 하사되는 운명이라 믿으며 아스라히 사라진 이들은 수녀원 근처의 들판에 묘비 하나 없이 묻히는 것이 일쑤였다.

 원장 수녀는 자신이 잔인한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교회는 그녀에게 자선의 임무를 맡겼고, 그녀는 그 의무를 다하고 있었다. 하지마 그녀에게 선악의 경계는 너무나 명확했고 그녀에게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은 육체적인 사랑이었다. –본문

 그렇다. 이 엄청난 사건 속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움직이고 있던 종교계는 물론 정치계는 그녀들의 죄를 기반으로 하여 이 끔찍한 일들이 당연한 행태라며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스스로 면죄부를 쥐어주고 있었고 또한 정치적인 자금의 연줄이 된다는 이유로 입양에 수월하게 하는 입법안까지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렇게 그들의 인생 중에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행복했다면 행복한 3년의 시간이 지나 필로미나와 앤터니는 타인들에 의해 강압적인 결별을 하게 된다. 앤터니와 메리는 그 당시 아일랜드의 미혼모 아이들을 입양하는데 있어서 주된 고객이었던 미국의 닥과 마지 부부에게 입양되었고 그렇게 필로미나와 앤터니의 끈은 끊어진 채 수 십 년의 시간이 흘러가게 된다.

우리 진짜 엄마들은 우리가 나쁜 아이라 우리를 버린 거야. 진짜 엄마들은 우리를 미워한거야. 그래서 우릴 멀리 보낸 거야. 나 오늘 나쁜짓 해서 엄마가 나한테 화냈어. 그러니까 우리는 항상 착하게 굴어야 해. 만약 엄마가 우리가 얼마나 나쁜 아이인지 알게 되면, 엄마도 우리를 미워할 야. 그리고 우리를 멀리 보낼지도 몰라. 그러니까 항상 착하게 굴어야 해. –본문

 마이클로 이름을 바꾸어 삶을 살아야 했던 앤터니의 이야기를 보노라면 앤터니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는 피해 의식이 얼마나 또렷이 그리고 얼마나 오래 전부터 형성된 것인지에 대해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앤터니는 평생을 버림 받을 지 모른다는 강박 속에서 살아야만 했고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것은 물론 그 어떠한 의문들도 드러내지 못한 채 자신 안에 꼭꼭 감춘 채 살아야만 했다. 그렇게 앤터니가 아닌 마이클로 살아야 했던 시간 속에서 그가 평범한 듯 하지만 또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고 공화당의 주요 인사까지 오르기는 했지만 동성애자에 대해 극히 보수적인 그 안에서 자신을 감추고 있는 것은 평생의 그의 삶에 대한 모습을 대변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아일랜드로 돌아와 줘서 참 고맙구나. 아들아, 이젠 이렇게 만날 수도 있네…… 하지만 네가 온걸 알려준 사람이 없었어. 그리고 아무도 내가 너를 찾아다녔다고,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않았구나. 조금이라고 일찍 만났다면…… –본문

필로미나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묻혀져 있을 아일랜드의 안타까운 과거의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을 필로미나와 같은 수 많은 그녀들을 위해서 우리가 지금부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최소한 그녀들에 대해서 그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들부터 거둬들이고 무조건 그들의 잘못으로만 치부해왔던 우리도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을 반성하고 그들을 도와 더 이상의 필로미나와 앤터니가 탄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마음에 책을 덮는 순간 마음이 더 바빠지게 된다.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지내야 했던 그들에게 뒤늦게 나마 송구한 마음을 전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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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사랑 1~2 / 이지환저

 

    

 

독서 기간 : 2014.05.0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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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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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다큐멘터리의 애청자의 한명으로서 자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세상에는 인간들의 삶보다 더 심오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들을 보면서 절로 마음이 숙연해지는 것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릴 때는 육식동물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호랑이나 사자들과 같은 맹수들이 초식 동물들을 잡아 먹는 것들을 보며 잔인하다, 무섭다, 라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그들의 생태계를 바라보면서 그 어떠한 순간에도 허투로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자연이라는 거대한 대 서사시 속에 담겨 있는 그 어마어마한 것들을 다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인간만이 가장 위대한 동물이라며 살고 있었구나, 라는 것에 절로 고개를 내리게 된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어떻게 될 지도 모르면서 내일을 걱정하며 아등바등하고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스스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끝에 저자가 내린 결론은 생물학에 대해서,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만이 어떻게 하면 잘 살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하고 우리 이외의 생태계는 자연히 굴러가는 줄만 알고서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자연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답을 찾게 되었으며 그 오랜 관찰과 고민의 결과가 바로 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생물학은 다른 분야에 비해 '법칙'이 별로 없다. 대신 '방식'이 많다. '살아 있음'이라는 대전제 아래 각자 나름의 생존방식을 개척하고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생명체의 생존방식(생존전략)은 세상이 내준 영원한 숙제인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이 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살아 있을 수 없다. -본문

 

 이 책을 찾아보면 알 수 있겠지만 경제, 경영이라는 파트로 분류되어 있기에 사실 초반에 읽을 때만 해도 자연을 통해서 배우는 경영이라는 생각에 그렇게 많은 것들이 지금의 나에게 와 닿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고민이 모두 기우였다는 것은 초반의 1~2장만 넘겨봐도 쉬이 깨달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경영자들을 위한 그들만의 책이 아닌,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전해질 수 있는 자연의 진리가 담겨 있었고 이 자연이라는 거대한 지붕위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배워야만 하는 삶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 정도면 됐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전과 같이 3M를 뛰어넘은 메추라기 앞에 자칼은 콧방귀를 뀌며 그들을 낚아채고 있다. 이 정도면 됐어, 라고 안주하는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생과 사의 갈림길이 자연이라는 굴레이며 오늘도 그저 시간만 보내다 퇴근을 꿈꾸고 있는 한 마리의 메추라기가 바로 나와 같은 모습이라 간담이 서늘해 지기도 한다.

 

 또한 어떠한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다른 이들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가고 있다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나만의 길을 찾아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치타의 서글픈 운명은, 비록 그 모든 것들이 치타의 탓도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결말도 있겠지만 어찌되었건 가젤만을 쫓아다니는 치타로서는 가젤 자체가 사라지고 있는 요즘에 있어서 빠른 달리기로 전략화 되어 있는 강점이 때론 그들의 목을 죄어오는 모습을 보며 그들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서 한 길만을 걸어온 것이 이제는 사행길로 가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아련하게만 한다.

 선택과 집중, 한 우물 파기 전략으로 표현되는 '전문화'는 자연의 세계에서 생명력을 획들하는 탁원할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전문화는 생태계 호나경과 연동되어 있을 때 적절해진다. (중략)아무 생각 없이 한 우물만 파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의 변화를 읽으면서 환경에 맞는 우물을 판다. 방향이 있는 우직함이다. -본문

 

 집 안의 구석에서 거미줄을 마주하게 되면 그야말로 불청객이 아닐 수 없기에 눈살을 찌푸리며 제거하기에 급급하다. 어쩜 저런 구석에 촘촘히도 집을 지어 놓았는지, 거미에게는 미안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놓은 터전을 제거하는 것이 이 집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저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마주한 그들의 이야기는 경이로움을 떠나 그 줄 하나하나에는 삶의 전략이 있었다는 것에서 배우게 된다.

 

 자신들이 원하는 나무가지에 거미줄이 달라 붙을 때까지 바람과 점성이 하나되어 그곳까지 날아갈때까지 끊임없이 거미줄을 날리는 거미는 그야말로 끈질긴 노력을 하고 있다. 끈적끈적한 실 때문에 거미줄을 만들어 놓기만 하면 먹이 사냥에는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들은 그 순간을 위해서 자신들의 모든 것들을 걸고서는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씨줄과 날줄도 그냥 되는 대로 얽어매는 게 아니다. 동그라미 형태를 띠는 가로줄은 멋모르고 찾아온 먹잇감이 착 달라붙을 수 있어야 하기에 끈적끈적한 점성이 있는 줄 치지만, 가운데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세로줄은 자신들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길이기에 점성이 없는 줄은 친다. 줄의 간격도 중요하다. 너무 성그련 먹잇감들이 빠져 나갈 것이고 너무 촘촘하면 줄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야 하는지라 에너지 소무가 만만치 않을 테니 세심하게 조정한다. -본문

 

 모두가 몸을 사리고 피하기 급급한 폭풍전야 속으로 몸소 뛰어들어 그 안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는 기적의 새 '알바트로스'는 그야말로 전설의 새가 아닐까 싶었는데 검색을 통해서 찾아보아도 1885년 부산에서 1번 잡힌 것이 전부였다는 기록을 보면서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에 신기하기만 했다. 하늘을 나는 새 중에 최고의 새가 아닐 수 없는 알바트로스는 어찌하여 폭풍의 중심에서 생과 사를 넘나드는 그 위험천만한 곳에 있는 것인지에 대해 배우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자연이라는 굴레는 그저 그들 스스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무수한 노력의 결실이 지금을 만들어나간 다는 것에서 나약한 인간이 그들을 통해 배울 것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어떠한 다큐멘터리보다도 살아있는 다큐멘터리를 마주한 듯한 이 책을 보면서 삶에 대한 깊은 반성은 물론 배움을 얻어간다. 자연은 결코 혼자 흘러가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수 많은 전략들이 집대성 되어 있는 공간이며 그 공간이 이토록 완벽하게 움직인다는 것에서 우리는 여전히 자연을 통해서 배워야 할 것들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르's 추천목록

 

자연에서 찾은 성공비법 / 고경순저


 

 

독서 기간 : 2014.05.09~05.1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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