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101가지 매력 - 멀지만 가까운 세상, 남미가 내 손 안에 들어오다, 2019년 개정판
박재영 지음 / 슬로래빗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기회가 닿아 여행을 가게 된다면 커다란 배낭을 매고서 유럽을 전전하는 모습을 그려보곤 했다. 주변 이들에게 들을 이야기도 있거니와 그간 읽어온 에세이를 통해서 배운 지식들도 있었으니 실제 그곳으로 향하기 전부터 희망만을 계속 부풀어오르게 하고 있었는데 유럽을 갈 수 없다면 주변 동남아 지역으로의 여행을 생각해 보았지 남미는 어찌된 영문인지 여행지로서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듯 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세계지도를 펼쳐서 항구를 확인하는 업무를 하고 남미의 지도도 매번 마주하는 것들 중 하나였지만 왜 여행지로서 남미는 생각지도 못 했을까. 아무래도 그곳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다 없었기에 떠올리지 못한 것도 있었을 것이며 알지 못하기에 그곳에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못한 탓이리라.

 남미에 가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덜컥 겁이 나더군요. ‘거기 정말 위험하다던데, 가면 바로 총 맞는 것 아냐?’ 그래서 말이 통하면 나을 것 같아 밤마다 스페인어를 공부했습니다. 현지인들과 어울리기 위해 살사를 배우고, 평생 못하던 수영도 배웠죠. 그렇게 준비한 후 찾아간 남미. 그런데 이게 웬걸? 그렇게 위험하다는 남미도 사람 사는 곳이라 조금만 조심하면 별문제 없더군요. 그리고 어디를 가나 이방인에 대한 호시심에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는 현지인들 덕분에, 세상 어떤 곳을 갔을 때보다 마음이 푸근했습니다. –본문

 

 그 역시도 두려움을 안고 떠났던 곳에서 맛본 남미만의 달콤함에 끌려 다시금 그곳에 가고 싶다 말하는 그를 따라 남미를 조금씩 보게 되면 이런 곳이 있었구나,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된다.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 자리하고 있다는 69호수는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데 투영한 에메랄드 빛을 보노라면 그저 한편의 그림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이 영롱한 69호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4,600미터의 고산지대에 자리하고 있기에 하루 또는 이틀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서 트래킹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위의 사진을 보면서 대체 이건 무슨 광경이지? 라는 물음을 가졌는데 이는 발디비아라는 어시장으로 바다사자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생선을 손질하고 남은 것을 강으로 던지면 바다사자는 물론이거니와 새가 그 먹이 감을 향해 달려든다고 하는데 동물원이나 수족관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바다 사자를 이렇게 마주할 수 있다니. 실로 신기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식에 이러한 모습도 있다는 것이, 서로를 위해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 라는 하나의 배움을 얻게 된다.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은 산크리스토발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난 도시였는데 저렴한 물가 덕분에 여행자들이 몰려온다는 이 곳을 이제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니. 소박하지만 정겨움이 가득하다는 이 도시는 그야말로 하늘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도시 같은 느낌이다.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남미의 곳곳을 돌아보며 진흙 속에 파묻혀 있던 보석들을 찾아낸 기분이다. 각 도시 별로 2~3장이라는 짧은 소개가 아쉬울 정도로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는데 유럽을 넘어서 남미도 기회가 된다면 꼭 두 눈으로 보고픈 마음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산크리스토발만큼은 꼭 다녀와야겠다는 간절함을 남긴 채 책장 안에 고이 꼽아둬야겠다.

 

 

아르's 추천목록


올라! 남미여행 100 / 박명화저

 

 

 

독서 기간 : 2014.11.20~11.22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500개 키워드로 익히는 역사상식
휴먼카인드 역사문화연구소 지음 / 휴먼카인드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대학이라는 관문을 들어서기 위한 시험과목의 하나로 마주하며 외우기에 급급했던 역사를 이제서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지금에라도 다행이 철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사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전환된 이후 그 세대들에게 역사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들을 던졌을 때 엉뚱하다 못해 실소를 머금게 하는 대답들이 쏟아져 나오는 인터뷰를 보면서 그들이나 나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현실이 안타깝게만 다가왔다. 그리하여 역사 관련 책들을 조금씩 읽어보려 하는 나로서는 이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다른 책에서는 마주할 수 없었던 독특한 형식의 것으로서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가면서 또 그 안의 키워드가 잔상으로 남게 되기에 페이지를 넘기면서 마치 스피드 퀴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조선의 8조법을 보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떠오르게 되는데 그 당시에도 신분제도가 있었다는 것과 사유 재산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것은 우리의 역사 속 선조들은 그 오래 전부터도 당시의 합당한 사회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 안에 소개되지 않은 나머지 5개의 법도 찾아봄으로써 아련하게 스쳐지나 갔던 고조선의 8조법을 마주하게 된다.

  고려의 중서문하성은 정책에 당시 모든 정책이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도록 관장하는 기구였는데 정책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한 잘못된 것은 비판하기도 했다고 하니, 중앙정치기구로서의 역할을 똑똑히 하기 위한 모습들이 그려진다.

  

 붕당정치의 폐해들에 대해서만 들어왔던 나로서는 붕당정치, 하면 좋지 않은 쪽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실제 이것은 복수의 붕당의 존재로 인해 다양한 의견을 수렵하며 존중하고 타협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배우게 된다. 원래의 목적대로 이 붕당정치가 제대로만 움직였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 속의 사건들도 조명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키워드들도 꽤나 많이 등장했다.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는 이 책 안에서 처음 알게 된 사건인데, 2015년을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는 또 어떠한 키워드들을 남기게 될지, 선사시대부터 그려온 역사를 통해서 미래의 우리의 모습들도 그려보게 된다.

 

아르's 추천목록


최진기의 끝내주는 전쟁사 특강 1 / 최진기저 

 

 

 

독서 기간 : 2014.12.15~12.16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詩 - 돈에 울고 시에 웃다
정끝별 엮음 / 마음의숲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르's Review

 

    

문학에 대해서 무에 그리 알겠냐, 만은 나에게 있어서 시는 그 어떠한 것보다도 문학의 정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영하면서도 영롱한 느낌이랄까. 세상의 모든 것을 압축시켜 최소한의 활자로 세상을 담고 있는 시 안에는 고요하면서도 그 만의 힘이 있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도 세상의 아름다움만을 담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 세속적인 것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이야기하자면 명예욕이나 정치, 경제적인 것들, 담론적인 것들을 떠나 그야말로 맑은 것들만을 담아 놓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돈 詩라는 이 책의 제목은 그 존재만으로도 나에게는 놀라움이자 꽤나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는데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될 것만 같은 것을 발견한 느낌이기에 이런 시집이 있다니! 라는 생각으로 한 장 한 장 펼쳐보기 시작했다.

돈이 자본주의의 꽃이라면, 시는 인간 정신 혹은 인간 언어의 꽃이다. 돈과 시가 산다로 압축되는 우리 삶의 꽃이라는 점에서는 그 뿌리가 같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반대 지점이다. 드물게 돈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시이다. 그런 시에 인생을 거는 시인이란 대체로 돈 앞에서 무능하기 짝이 없고, 그럼에도 돈 앞에서 쉽사리 굽히지 않는다. 무능하기 때문에 무관해지고 무관하기 때문에 무심해지고 자유로운 건지도 모른다. –본문

돈과 땔래야 뗄 수 없는 것이 현실의 삶이지만 그럼에도 돈 앞에서 굽히지 않는 것이 시의 자유로움이라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이 책에 대한 편견을 내려 놓고서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영화 세렌디피티의 한 장면과 같은 일이 고은 시인에게도 일어났나 보다. 6년 전 장난스레 적어 놓았던 새가 그에게 다시 돌아오는 동안 그 새는 경기도 안성을 지나 돌고 돌아 제주도에서 마주하게 된다. 6년이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에 걸쳐 나타나게 된 것일까. 그 새를 마주하며 반갑게 인사하는 그는 얼마 전 강연회에서 뵙던 모습과 오버랩 되어 보이며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부유한 시인은 떠올려지지 않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널리 알린 시인들조차도 왠지 모르게 배를 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을 것만 같은데 천양희 시인은 그런 시인들에 대한 편견들에 대해서 나지막이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세상에 대한 빚을 갚기 위해 그는 시를 쓰고 모든 죄를 품어서 내놓는 것이 시를 통한 발아라고 하니, 가슴 속에 이러한 시를 품고 있는 것 만으로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될 수 있을 터인데 삭막한 우리에게 있어서 시는 그저 그들만의 소유로만 여전히 전해지고 있기에 씁쓸하기 그지 없다.

 처음 이 책을 마주했을 때 멈칫했던 것과는 달리 읽으면서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때론 그 안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며 나름 즐겁게 이 책을 마주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돈과 시 속에서 탄생한 이 책의 또 다른 이야기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려 본다.

 

 

 

독서 기간 : 2014.12.20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플리 5 : 심연의 리플리 리플리 5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36년이라는 시간을 걸쳐 전해지는 5부작의 리플리 연작소설은 현대 문학사 속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을 그리고 있는 톰 리플리를 전해주고 있으며 그는 범죄 소설 속 가장 완벽한 사이코 패스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한다.

 괴기 스러운 표지가 광기 스러운 무언인가를 전해줄 것만 같아 공포감과 과연 그 뒤에 숨은 주인공의 정체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안고서 마주한 이 소설은 만약 이 표지가 아니었더라면 그저 평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 시작은 너무 평범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프리처드 부부는 확실에 찬 표정으로 지나갔다. 데이비드 프리처드는 앞을 제대로 내다보지 않고 자신을 보며 운전하는 재니스에게 씩 웃어 보였다. 차가 벨 옹브르의 열린 대문 앞을 지나는 순간, 톰은 재니스에게 차를 멈추고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명령하듯 말하고 싶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그들을 겁주고 싶었지만 그런 명령을 내릴 일은 없었다. 차가 이미 서서히 지나갔기 때문이다. 톰은 흰색 푸조 차량의 번호판이 파리 것임을 놓치지 않았다. -본문

 주인공인 톰 리플리는 아내와 함께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행을 준비하고 있던 그에게 디키 그린리프의 전화가 걸려오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분명 그가 죽였다고 생가했던 디키에게 아직 살아있다, 라는 목소리를 전해들은 것은 물론 주변의 프리처드 부부의 의심이 계속되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이 모든 것들이 그 부부가 꾸민 계략이라는 생각이 스치게 된다. 그리하여 리플리는 프리처드 부부가 누구인지에 대해 하나씩 찾아보게 되는데 그들은 생각보다 리플리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는 것에서, 그리고 그것이 리플리의 과거 행적이라는 것에서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게 된다.

 이미 누군가를 죽인 그이지만 리플리에게는 그 어떠한 죄의식이 없다. 그저 과거 속 기억의 한 조각일 뿐 그는 오히려 상류 사회로의 진출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 과거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어떠한 죄책감마저 없이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그의 신경을 거슬리는 프리처드만이 현재 그의 눈엣가시일 뿐이다.

 남편인 리플리가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고 그저 눈감고 있는 아내의 모습은 보는 내내 답답함이 밀려든다.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저 안고 가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겠지만 톰이 지난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가 말하는 과거의 범죄 현장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이라도 엘로이즈를 구해내야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밀려들게 된다

 톰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곰곰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에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프리처드 얘기를 엘로이즈에게 곧 알려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엘로이즈가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에 물어본다면 톰은 에둘러 대답하지 않을 참이었다. 엘로이즈가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아 그에게는 다행이었다. -본문

 수 년 동안 비밀을 안고 있던 유골이 모습을 드러내자 리플리과 프리처드는 모로코와 영국 등을 옮겨 다니며 숨기려는 자와 파헤치려는 자의 모습을 대조시키며 계속해서 오벼주고 있다. 리플리가 전 동료들에게 프리처드 부부에 대해 알리는 모습이나 가짜 그림을 그린 화가의 약혼자를 만나는 등 그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 보이는 리플리의 대범함은 그의 전반적인 성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현실을 부정하고 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믿는 리플리 증후군을 알고 있는 그이기에 그에게 있어서 자신이 벌인 범죄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이 안의 톰은 그저 책 안에만 갇혀 영원히 살기를 바라게하는 섬뜩하면서도 그 때문에 정신없이 읽어내려간 이야기였다. 그 뒤의 톰이 또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만 왠지 모를 두려움은 금새 잊혀지겠지.

 

 

아르's 추천목록

 

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저

 

 

독서 기간 : 2014.12.18~12.20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죽음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요즘, 학부생이었던 시절 만약 죽음에 대한 강의가 있다고 했다 한들 그때 당시에는 그러한 강의를 들으려는 노력은 물론이거니와 관심조차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한 것들도 최근의 일이었으니,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과연 죽음이라는 것이 나와는 관련이 있을 소냐, 라는 모습으로 일관되었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죽음이라는 것이 나에게 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삶의 허무주의에 대한 단상이 아닌 언젠가는 도래할 그 현실에 대해서 멀리 떨어진 채로만 관조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한 후 부터였는데 그러한 관심이 이 노바 보위 교수의 <죽음학 수업>을 마주하게 한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3년의 기다림이 있은 후에나 마주할 수 있는 그녀의 수업을 이렇게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더 없는 영광이 아닐 수 없는데 죽음에 대한 교육이 그 어느것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그녀는 이 강좌를 지금까지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강의를 듣는 수 많은 학생들과 주변 이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죽음이라는 것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쉬이 마주할 수 있다. 따스한 이불 속에서 엎드려 책을 보고 있던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는 사랑했던 이를 갑작스레 떠나보내 오매불망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에 절규 속에 보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속에서 친구를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도 있었으며 호스피스 센터 속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 속에 있는 이들의 마주해야 하는 순간들, 그야말로 수 많은 죽음의 현장 속에서 노마 교수와 학생들은 이 순간들을 기록해 놓았는데 이러한 것들이 바로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칼이 진아논 삶의 결과에 '만족'하며 마지막 날을 맞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하지만 가능한 한 많은 선행을 쌓기 위해 그는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노마의 경험으로 보자면, 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모든 단계를 거쳤고 난관을 만족스럽게 극복한 사람들, 에릭슨의 생산성 의식이 강하게 발달한 사람들은 두려움이나 불만이 덜한 상태로 죽음과 마주할 수 있다. -본문 

 죽음으로의 문턱은 건너는 이들의 과정들을 보노라면 바로 이런 것들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혈액 공급의 패턴의 변동으로 오한이 느껴지고 피부가 파랗게 변해가는 것들. 그럼에도 시력보다도 청력은 마지막까지도 지속된다는 이야와 호흡이 가빠지는 모습등은 마지막 외할머니가 가시기 전의 모습들과 일치하는 모습이 많이 있었다. 당시 이것들을 조금이나마 먼저 알았더라면 나는 할머니와의 마지막을 조금이라도 더 함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끓는다.

 '신뢰는 여기서 "타인의 자아 통합에 대한 확실한 의존"으로 정의된다. 나는 웹스터가 아기보다는 비즈니스를, 믿음보다는 신용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그러나 그 표현은 유효하다. 또한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 죽음을 두려하지 않을 만큼 자아 통합이 돼 있다면 건강한 아이는 삶을 두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의함으로써 성인의 자아 통합과 유아의 신괴 사이의 관계를 한번 더 바꿔 말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본문 

 매 챕터마다 학생들은 물론 수업 내용 속에서 혹은 그녀의 주변에서 있던 수 많은 죽음에 대해서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작문을 통해서이기도 하고 추도사를 쓰기도 하면서 자신의 죽음은 어떠한 것일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만 있을 것 같던 죽음을 마주하면서 현재의 나를 마주할 수 있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그러니까 이 수업을 마지막을 위한 것이 아닌 마지막을 바라보며 현재의 나를 다독일 수 있는 시간을 전해주는 것이다. 쉽지 만은 않지만 한번쯤 이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금 나의 오늘을 바라보게 하는, 수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르's 추천목록

 

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 셸리 케이건저 


 

 

독서 기간 : 2014.12.11~12.13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