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교육론
박찬석 외 지음 / 백의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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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찾던 중 주제가 통일교육에 관한 것이었는데 전반적으로 '통일교육'을 다룬 책을 찾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7차교육과정에서는 나와 같은 세대가 배웠던 국가 안보 차원에서의 관념적인 통일이 아닌 '다름'에서 같음'을 강조하는 통일에 중점을 두어 교육하도록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전환기적 시점에서 그동안의 통일교육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또한, 앞으로의 통일교육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1부 학교 통일 교육의 새로운 지향 중 1장에서는 학교통일 교육의 개념과 필요성목표, 교육내용, 기본 원칙'통일' 이 제시되어 있는데 내가 여러 자료를 통해 찾았던 정보가 최근의 자료를 토대로 일목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 2부에서는 학교 통일 교육에서 다양한 접근 방식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통일 교육을 평화 교육적 접근, 배려 윤리적 접근, 현상학적 접근, 덕 교육적 접근, 다문화 교육적 접근에서 바라본다.

이는 '통일 교육'의 교수법을 생각하기 이전에 이루어져야 할 논의에 대한 것이다. 각 장이 서로 다른 필자 -학교 현장에서 직접 통일 교육에 관여하고 있는 교사, 연구원, 교수- 에 의해 쓰여졌지만 결국은 통일 교육의 범주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각 장마다 그 장에서 쓰인 평화, 배려 윤리, 현상학 등 에 대한 개념이 자세히 정의되어 있고 이러한 가치덕목을 통일 교육의 관점에서 접목하려고 한 시도는 올바른 통일 교육의 상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3부는 학교 현장에서의 교수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2부에서의 논의와 동떨어져 있지 않고 단순한 교수 학습방법의 소개에도 그치지 않는다. 영화, 신문 등 매체를 통한 통일 교육, 체험학습, 놀이학습,협동 학습, 마인드 맵의 활용 등의 교수학습방법들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올바른 통일관을 갖게 하고 나아가 통일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을 길러주려는 교사들의 고민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최근의 통일교육의 동향에 대해서 알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통일에 대한 나의 편협했던 인식도 좀 더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참고로 2부의 내용을 엑스퍼트월드에서 나온 같은 제목의 책 중 통일 교육의 내용에 관한 부분과 함께 보충해서 본다면 '통일 교육'에 대한 이해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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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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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 초등학교 때, 이 책의 주인공 토토의 이름을 두고 우리반 아이와 언쟁을 벌인게 생각나서 웃음이 난다. 그 때 친구는 '또또'가 맞는 이름이라고 하며 나를 꼼짝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은 이 책은 나에게 부러움을 자아냈었다. 자유롭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도모에 학원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지내는 토토의 모습이 그 때 당시의 나에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을 당하게 된 아이 토토.. 그러나 토토는 따뜻한 마음의 교장선생님이 반겨주는, 기차가 교실인 도모에 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자신이 스스로 공부하는 즐거움을 깨닫고 좋은 친구들도 만나게 된다. 토토가 다니는 도모에 학원은 학교에서 한번 쫓겨난 기억이 있는 토토에게 학교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토토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가게 한다.

토토와 도모에 학원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를 아끼지 않던 교장선생님과 토토의 이야기가 일본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토토'(작가)의 실화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당시 이 책을 동화정도로 알고 읽은 나는 토토네 교장 선생님 같은 교장 선생님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지어낸 이야기가 만들어 낸 인물로 생각하고 아쉬움을 느껴야만 했었다.

이 책을 읽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토토가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지갑을 건져내느라 애쓰는 장면, 친구를 이해해 가는 모습 , 도모에 학원의 풍경등 이 머리에 그려지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보면 난 토토가 다녔던 학교의 모습을 늘 그리워하며 살아온 것이 틀림없다.

굳이 열린 교육이니 학습자 중심 교육 등등의 말을 하지 않더라도 토토와 토토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지켜보았던 선생님들의 교육은 오늘날의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는 한편 학원에 가느라 하루종일 기진맥진해 있을 요즘의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교육에 대한 대안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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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의 도시
구동회 엮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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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읽다보면 이 책이 영화를 말하는 건지 도시를 말하는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현대인이 몸담고 있는 공간, 즉 도시의 경관, 이미지, 정체성,문화,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도시가 우리들의 생활공간이긴 하지만 복잡하고 총체적인 도시의 구조로 인해 그 도시의 이미지, 생성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에 대해 이 책은 영화속의 도시('재현의 공간')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경험의 공간')를 더욱 실감나게 이해시켜주려 한다. 영화속에는 서양, 동양, 서울, 마지막으로 영화 속의 미래 도시순으로 인간의 생활공간인 도시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있다.

1부, 서양의 도시
뉴욕편에서는 화려한 이면의 숨어있는 인종간의 갈등, 빈부의 차, 현대인의 소외가 마틴 스콜세지, 스파이크 리의 영화를 통해 보여지고 미국의 환락 도시 라스베가스의 생성과정을 '벅시' '카지노'등의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도시는 단순한 경관이 아니다. 빈부와 계급의 차이와 그로인한 갈등은 어쩌면 도시생성에 필수적인 자본주 의의 산물로 미리 예견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면에서 서양의 도시는 자본을 쫓는 비인간적이기도 한 사람들과 그로 인 해 상처받는 사람들의 터전으로 그려진다.

2부, 동양의 도시
그에 비해 동양의 도시들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겨난다. 트란 안 홍의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를 단순히 영상이 아름다워서 영화속에 나오는 음악과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좋아했고 무이의 사랑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1951년과 1961년의 사이공이라는 도시의 당시분위기, 사이공에서 일어나는 계급갈등과 신분상승이라는 또다른 토대위에서 해석한 글은 내가 영화를 보는 관점을 넓혀준 깨달음과도 같다. 한편, 동양의 도시는 서구인들이 영혼을 정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곳(티벳에서의 7년)으로 비춰지기도 하고 서구인의 낭만적인 오리엔탈리즘과 선민의식(시티 오브 조이)이 나타나기도 하는 곳이다.

3부, 서울
서울은 소시민의 애환이 담긴 터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산업화가 되며 생긴 '강남'이란 도시는 욕망의배출구라는 공간으로도 해석된다. 영화 초록물고기의 주인공 막둥이의 고향 '일산'은 나에게도 하나의 고향이다. 8년여를 일산신도시에 살아온 나는 나의 삶의 터전을 일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동네를 오가며 계획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깔끔한 구획이 아름답다고 느끼며 서울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신도시로 진입하기전에 펼쳐져있는 논들을 지나 아파트 단지가 하나 둘 보이는 곳에 들어서야 비로소 집에 다 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 막둥이는 삶의 변두리에서 배회한다. 그래서 그가 살고 있는 일산은 내가 살고 있는 일산과 같을 수 없다.

4부, 미래 도시
영화속의 미래 도시는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인간이 착취되고 소수의 독점가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는 영화들이 소개된다. 그러나 따뜻한 인간성만이 밝은 도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한 가닥의 희망을 남긴다.

도시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영화를 보고도 느낄 수 없었던 영화의 즐거움까지 알 수 있게 해준 이 책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 좀더 깊이있는 생각을 해보게 한다.우리는 지금 이순간에도 도시에서 살아간다. 도시가 유혹하는 갖가지 유혹에 끌리기도 하고 도시의 비정함을 맛보기도 하면서,,,

그래도 이 공간을 살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이 곳에 사는 인간들이라는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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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문학사상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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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늘 여유로워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내 상식으로는 소설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작품을 쓰기 위해 자신의 집필실에서 몸에도 해로운 담배를 피워대며 창작의 고통을 매순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적어도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하루키는 이런 나의 생각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한다.

그는 일상에서만큼은 그의 소설속의 인간이 보여주는 고독과 허무를 배제하고 하루하루를 철저히 즐기며 살아간다. 그가 일상에 대해 너무도 맛깔스럽게 얘기해서인지 그가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면 나도 덩달아 맥주가 마시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하루키가 평소에 듣는 음악, 좋아하는 영화, 그리고 그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사실, '토끼정'의 고로케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인간 하루키의 취향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하루키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이야기한다. 툭툭 내뱉는 듯한 하루키 특유의 말투 또한, 그가 하는 이야기를 곁에서 듣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문학을 통해 삶을 늘 고민하면서도 일상의 자잘한 즐거움들을 놓치지 않는 하루키를 보면 느긋해 보이는 그의 모습 이면에는 철저함과 굉장한 욕심이 숨어 있을 것 같다. '제 말이 맞죠? 하루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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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리의 교사론 - 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파울로 프레이리 지음, 교육문화연구회 옮김 / 아침이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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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에서 1년하고도 일학기를 보낸 여름..나는 아직도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없었다. 교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왜 교사가 되려고 하는가?

어느날 엄마께서 손바닥만한 크기의 신문조각을 나에게 주셨다. 그 신문조각에는 '프레이리의 교사론'이라는 책이 소개되어 있었다.'기꺼이 가르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프레이리는 머릿말에서부터 나에게는 다소 충격적이고 신선한 '교사론'을 주장한다.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들은 정의를 위해 싸우려는 성향을 지녀야 하며 학교에서 좋은 교육조건을 창출하려는 요구를 대변해야 한다.남을 길들이는 교사의 역할을 비판적으로 거부하고 권위주의를 벗어던져야 한다. 아이를 돌보는 보모가 아닌 교사로서 진실을 결정하고 규명할 권리를 위해 싸워야할 특권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

또한, 교사는 세계를 올바르게 바라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며 겸손함으로 자신의 주위에서부터 하나씩 사회를 변혁시켜야 한다고 프레이리는 말한다. 교육현장에서 학습자와 관계를 맺는 방법, 학습자의 문화정체성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의 맥락에서 교육하기 등을 편지글의 형식으로 말해주고 있다.

편지1에서부터 편지 11까지 프레이리의 말에 귀기울이며 메모한것이 공책으로 빽빽히 3장이나 된다. 프레이리의 편지에 감동받고 공감하며 그의 말을 공책에 옮겨적으면서 나는 교사의 사명은 학습자가 주어진 삶을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터를 가꾸고 자기 식의 삶을 사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아 갔다.

나는 '교사'가 되려고 하면서도 교사의 역할이 이토록 중요하고, 교사가 되려면 왜 용기와 신념이 있어야하는지를 여태 알지 못했다. 그런면에서 프레이리의 가르침은 교육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려는 들에게 하나의 환한 등불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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