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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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 맞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의 본 모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그건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나이 스무 살이 지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술을 마실때 나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본다. 평소엔 묻어두었던 기억의 저편을 끄집어 내기도 하고 때론 일상생활에서의 내 모습을 자책도 하면서 말이다. 이 소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집요하게 한 사람의 과거를 헤집는다. 그러나 상상도 못했었다. 이 소설이 끝나기 직전까지,,,

약간은 어긋난 듯한 두 사내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대화에 말려들어가서 분노하기도 하고 당혹스러워하기도 한다. 공항에서 연착된 비행기를 무작정 기다리던 평범한 비즈니스맨에게 나타난 이상한 남자,,자신과의 대화를 종용하던 그남자..

처음에 그남자의 등장이 꽤나 불쾌했다. 떨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때로는 어긋나고 때로는 아찔하기도 한 대화를 들으며 나 또한 주인공 앞에 등장한 남자의 이야기에 말려들기 시작했다. 의심하고 귀기울이고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이 소설이 장정일이 그의 독서일기에서 말했던 추리소설, 미스테리 소설의 분류 중 어느 분류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원래부터 한명이었다. 분명히 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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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일기 5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5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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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일기 5 꽤 오래간만에 나왔다. 여전히 그를 알수 있게 하는것은 이 독서일기이다. 나는 또한, 그로부터 많은것을 배운다. 그는 책읽는 틈틈히 그의 행보를 내비치기도 하는데 내가 알고 있는 곳의 지명이 나와서 꽤나 반가웠다. 그는 평소에 바깥출입을 잘 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그가 그런 장소에 출몰하는 일이 왠지 특별하게 느껴진다. 각설하고 그의 독서일기에 대해 보면 난 여전히 그에게 두손을 들고 만다. 그가 읽는다는 책은 정말 이 세상에 있는 책일까 싶을 도로 나에겐 낯설다. 분명히 그가 헌책방의 뽀얀 먼지속을 뒤져 찾아낸듯한 외국소설이 주를 이룬다.

그나마 내가 이름이라도 들어본 책은 최근에 이슈가 됐던 다치바나의 '나는 이런책을 읽어왔다.'와 김훈의 '칼의 노래'정도이다. 전에 읽었던 그의 첫독서일기에서 놀라움은 느꼈을지언정 책에 대한 공감은 이룰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실패한것 같다. 그러나 늘 기대하고 있는 까닭은 독서일기를 통해 그를 알수 있어서이다. 그는 이번 독서일기가 나온게 무척 기쁘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1년씩 꼭 독서일기를 내겠다고 한다. 그것은 나에게도 기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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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스쿨버스 6 - 공룡 시대로 가다 신기한 스쿨버스 6
조애너 콜 글, 브루스 디건 그림, 이강환 옮김 / 비룡소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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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너무너무나 좋아하는 초등학교 1학년 사촌동생 집에 이 책이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도 과학하면 겁부터 집어먹었고 더욱이 요즘은 살아있지도 않은 공룡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공룡이라면 기껏해야 아기공룡 둘리나 덴버가 떠오르는 나에게 사촌동생이 이름도 요상한 이구아노돈, 데이노니쿠스 따위를 데리고 놀다니 얼마나 놀랐겠는가,,,,

이 책은 어린이 수준에 맞춰 쓰여졌다고 했지만 내용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다. 고등학교 과학책에서 보던 공룡의 연대, 신생대, 중생대 등의 구분이 연표로 자세히 나와있는가 하면 공룡들의 자세한 특성까지도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하여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어린이 수준이란것은 아기자기한 그림과 직접 공룡이 살던 시대로 가본다는 이야기 설정으로 간접 체험이 보다 잘이루어지게 해서 학습효과를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아마도 이 책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단 한가지 흠을 잡자면 책의 글씨가 작은 정도이다. 어린이가 보는 책의 글자는 좀 커야 한다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도 이 책은 켤코 만만해보이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과학의 원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면 이 책은 굉장히 좋은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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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최영미 지음 / 사회평론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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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우울을 읽고 나서 그녀가 궁금해졌다. 너무도 유명한 그녀의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아주 조금 들여다본 이후에도,, 그래서 그녀가 '일기'라고 이름붙인 이 책을 선택했다. 차가워만 보이는 그녀의 외모로부터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녀는 상처받기 쉬운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를 규정할 수 있는 것들을 그녀는 스스로 이 책에서 풀어내며 어느 정도 궁금한 점을 해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느낀점 한가지..'그녀는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구나,,'라는 것. 그녀의 일기장을 덮고 난 후 든 생각 '나는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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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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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천주교 신자에서 머리를 깎은 스님으로의 변화...글쓴이의 현각 자신에게보다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것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

그는 독실한 천주교의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 가족소개, 명문대를 나온 그의 소개, 그의 일가친척의 소개까지만 봐도 그의 그간 생활이며 사고방식등을 약간은 짐작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의 학벌, 계층으로도 그를 나타내기에 충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적인 감성이 풍부했다고 한다. 그는 신부가 되려했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왜 하느님을 믿어도 못살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가?' 그의 이런 의문은 그저 그의 가슴속에서만 울리고 있어야 했다. 그런 그는 한국의 숭산 스님의 명쾌한 설법에 그만 빠져들고 만다. 그런건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의 선택은 이전부터 진행되어오고 있는 미국중심의 세계관의 탈출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동양의 보잘것 없는 나라에서 머리를 깎고 살고 있는 그를 그의 부모는 인정하려하고 싶어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개인의 조그마한 내면의움직임들이 모여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짧은 글로 그의 만행이 충분히 설명될 수 없지만 그에게 공감하고 또한, 그의 행보에 행운을 빌고 싶다. 깨달음을 얻는 것은 한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지만 그 첫걸음에서 나오는 빛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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