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게 나 맞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신의 본 모습에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 그건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나이 스무 살이 지나고 나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술을 마실때 나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본다. 평소엔 묻어두었던 기억의 저편을 끄집어 내기도 하고 때론 일상생활에서의 내 모습을 자책도 하면서 말이다. 이 소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집요하게 한 사람의 과거를 헤집는다. 그러나 상상도 못했었다. 이 소설이 끝나기 직전까지,,,

약간은 어긋난 듯한 두 사내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대화에 말려들어가서 분노하기도 하고 당혹스러워하기도 한다. 공항에서 연착된 비행기를 무작정 기다리던 평범한 비즈니스맨에게 나타난 이상한 남자,,자신과의 대화를 종용하던 그남자..

처음에 그남자의 등장이 꽤나 불쾌했다. 떨쳐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때로는 어긋나고 때로는 아찔하기도 한 대화를 들으며 나 또한 주인공 앞에 등장한 남자의 이야기에 말려들기 시작했다. 의심하고 귀기울이고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이 소설이 장정일이 그의 독서일기에서 말했던 추리소설, 미스테리 소설의 분류 중 어느 분류에 속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원래부터 한명이었다. 분명히 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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