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토카레바 단편집
빅토리야 토카레바 지음, 김서연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톤, 부츠를 신어>만큼은 정말이지 별 다섯개.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킨들에서 싸게 팔기에 구매했는데... (몇 챕터 읽어보진 않았으나) 뻔한 얘기의 반복들일 것 같아 약간 실망하고 있는 중.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인 <좁은 회랑>의 알라딘 리뷰에 ‘좌익 성향 독자‘(?)에게나 맞을 법한 책이라는 황당한 글이 있던데 대체 책을 읽기나 한건지...거의 4만원 돈 되는 비싼 책 사놓고 남는게 ‘민중‘이라는 단어에 대한 알러지 반응 뿐이라면 진심 안타깝다...에휴...

이 책의 저자들이 논증하는 것은 영미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수성임.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적극적으로 구성원들의 안녕과 복지를 책임지는 정부와, 그 정부를 비판적으로 견제하며 행동하는 사회의 균형이 국가 발전에 어떻게 필수적인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상태의 국가를 홉스의 개념을 빌어 ‘족쇄 찬 리바이어던shackled leviathan‘이라고 부르며, 국가와 엘리트의 힘이 너무 비대한 사회(‘독재적 리바이어던despotic leviathan‘)나 아예 거꾸로 어떤 권력도 부재하는 사회(‘부재하는 리바이어던absent leviathan‘)와 비교했을 때 이 ‘족쇄 찬 리바이어던‘의 상태가 왜 훌륭한지 (도덕적인 측면에서뿐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효율성 측면에서도 그렇다) 논박한다. 책은 ‘독재적 리바이어던‘ 과 ‘부재하는 리바이어던‘ 사이의 좁은 공간을 ‘좁은 회랑the narrow corridor‘이라고 부르는데, 이 회랑에 계속해 머무리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 모두 계속 비등한 속도로 달려야(발전해야)한다. 저자들은 이것을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를 빌어 ‘붉은 여왕 효과the red queen effect‘라로 명칭한다. 당연히 이 ‘좁은 회랑‘은 비좁고 취약하며, 국가에 족쇄를 채우는 과정은 지난하고 수고롭다.

여기까지가 저자들의 핵심 주장인데, 보시다시피 엄청 신박한 얘기는 아니고 솔직히 좀 뻔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어느 기준으로 봐도 전혀 ‘좌익 성향‘은 아님;;;) 그러나 이 책의 미덕은 주장의 참신성이나 대담성이 아니라 풍부한 사례 제시에 있다. 이 두 저자는 유럽이나 동북아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폴리네시아 등등을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풍성하게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정치학을 다루고 있는 책이지만,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변주한 렌즈를 통해 살펴보는, 일종의 대안적인 세계사 책으로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대체적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음. 그러나 꼭 이런 분량이어야만 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굉장히 흥미롭게 읽고 있는 책! 어찌된 일인지 의아한 이유로 혹평을 한 사람이 있기에 (아직 완독하지 못했음에도) 몇글자 끄적거려본다.

1. <7대 이슈로 보는 돈의 역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경제사적인 것이므로, 재태크 등을 위한 실용적 지침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은 다른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통 책을 구매하기 전에 책의 목차와 서문 정도는 간단하게라도 훑어보지 않나?🤔)

2.경제학적 관점에서 익숙한 역사적 주제를 재조명하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예컨데 원의 몰락의 원인중 교초의 남발이 있었다는 것은 고교 세계사 과정을 통해 배운 사실이다. 하지만 교초의 남발이 ‘왜‘ 문제이고 ‘어떻게‘ 제국의 몰락에 기여했는지, 그리고 이런 경험이 현대 중국 문화권의 사람들의 경제 습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얕게나마) 책을 통해 살펴보니 역사에 대한 인식이 한층 더 확장되었다.

3.지금까지 제일 재밌게 읽은 부분은 두 번째 파트, <전염병이 번질 때, 경제는 어떤 변화를 겪을까?>. 팬더믹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시기인지라 매우 시의적절한 읽을거리였다. 전염병의 시대에 대한 저자의 경제사적인 통찰에 따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a.1인당 소득이 증대한다. b.타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거세진다. c.보호무역이 대두한다.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전쟁보다 더 큰 영향력을 휘둘렀다.전염병은 각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의 문화까지 바꿔놓는다.

<스페인 독감은 1918년 10월부터 1919년 1월까지 유행한 후 약화되었지만, 당시 임산부의 약 1/3이 감염되었을 정도로 전염성이 높아 1919년 6월을 전후해 태어난 아이들의 상당수가 태아 때 어머니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학자들은 이 가정을 바탕으로 1960~1980년의 인구 통계를 연구한 끝에 1919년 상반기에 출생한 사람의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높으며, 평균 소득이 낮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페인 독감에 대한 이 연구 결과는 무척 섬뜩하다. 비대면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코로나 시대의 한국에서도, 학생들 간의 학력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는 몇몇 우려스러운 기사들이 이미 나오고 있고 있지 않은가. ( ˝초등생이 한글도 몰라˝…코로나 1년, 커지는 학력 격차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14747_34937.html ) 단순히 학업적인 면을 떠나 코로나가 우리가 타인과 관계맺고 생활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기에 유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걱정이 되면서도 궁금하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의 공습을 앞둔 어느 찬란한 여름날, 리전트 파크의 런던 시민들에 대한 레베카 웨스트의 글. ˝“Some of them walked among the rose-beds, with a special earnestness looking down on the bright flowers and inhaling the scent, as if to say, ‘That is what roses are like, that is how they smell. We must remember that, down in the darkness.’˝ 읽다가 눈물이 날 것 같았던 구절. 일상의 의미가 무색해진 21세기 코로나 시대에도 너무나 사무치게 와닿는 글이다. 이게 장미야. 이게 장미의 향기야.

예전에 사두고 잊고 있다가, 우울한 일요일 오후에 문득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는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함. 2차 세계대전 당시의 풍전등화같은 영국의 시대상을 읽는 재미도 있고, 그런 암담한 상황 속에서 총리가 되어 독일과의 전쟁을 계속 이어나간 처칠이란 인간의 강렬한 개성도 굉장히 흥미롭고. mass-observation이라는 프로젝트의 존재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에릭 라슨의 책은 몇년 전 읽은 <화이트 시티>이후 두 번째로 읽는 것인데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봐야지. 믿고 읽는 논픽션 작가들 목록에 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근 길에 읽다가 찰칵. ‘책에 대한 책 읽기‘가 메타적으로 완성되는 것 같은 즐거운 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