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월드리더 1 - 후회 없는 선택
손준혁 지음 / 한언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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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난 아이와 아빠의 공통된 반응. 다음 권이 없냐고 묻는다. 그럴 줄 알았다. 나도 무척 재미있고 괜찮게 읽었기 때문. 요즘 만화 참 잘 나온다고 생각하게 만든 만화이며, 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는 만화다. 

  월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담은 [자신만만 월드리더]는 만화가 갖는 재미,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지 않는 건강함, 훌륭한 자질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하는 유익함을 골고루 갖추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대통이는 서울의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오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이미 학급의 주도권을 잡은 주류에 편승하지 않은 용감한 대통이. 게다가 말레이시아 친구 산도르와는 축구를 매개로 격이 없는 친구 관계를 맺는다. 이런 대통이와 산도르에게 “촌닭과 외국 놈”이라며 비아냥거리는 아이들. 가슴 아프지만 현실에 맞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기죽지 않는 대통이의 당당한 대응이 돋보인다. 위축된 산도르에게 “니 똥 싸나 안 싸나? 밥 묵나 안 묵나? 잠 자나 안 자나? 다 하제? 그럼 니랑 내랑 다른 게 뭐꼬?”라고 묻는 대목에서는 울컥 하는 마음도 들었다. 이 책을 보는 아이들은 대통이의 당당한 태도에서 분명 배우는 바가 있으리라. 이 밖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과 유기견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재미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책을 덮고 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책의 중간 중간 ‘배려’, ‘비전’, ‘신중한 선택’, ‘자기 인식’ 등 월드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들이 소개된다. 이 대목 역시 마음에 드는데, 설명하고자 하는 자질에 맞는 한 인물을 선정하여 그의 성장과정을 중심으로 이를 풀어가고 있는 점. 물론 만화의 전체 스토리와도 무리 없이 맞아 떨어지기에 이 부분이 더욱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세계시민 만들기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에 손색없는 책이라고 생각되며, 가족 모두 다음 권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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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씨! 씨! - 가문비그림책 7
낸시 엘리자베스 월리스 지음, 이주희 옮김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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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씨앗에 관한 재미난 그림동화책!
 
  아홉살인 아이가 보고 또 본다. "우리도 주인공 버디처럼 <씨앗 수집판>을 만들어볼까?" 운을 떼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도착한 할아버지의 소포로 인해 버디는 멋진 경험을 해보게 된다. 씨앗을 분류해 보고, 씨앗의 성질을 생각해 보며, 씨앗의 성장 과정을 추측해본다. 씨앗을 수집판에 모으고, 콩으로 장식한 액자도 만들고... 그리고 하이라이트, 씨앗을 길러 본다!  
 
  씨앗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호기심을 길러주는 재미난 그림책이다. 아마도 씨가 있는 것을 먹게 되면 당장 씨앗을 보려고 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도 씨앗 수집을 하면서 씨앗에 놀라운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으니...
 
  책 속에 나오는 <버디의 씨앗 수집판>. 한번에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이 수집판을 채워 나간다. 우리도 한번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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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앗 수집판을 완성하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씨가 있는 과일을 골라 구입했고 (덕분에 과일을 모처럼 많이 먹었다), 아이는 학교 급식에서 수박씨와 완두콩을 휴지에 싸올 정도.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호박씨를 얻어오기도 했다. 산책길에서는 솔방울을 따왔다.  그리고 오늘 완성했는데, 그 후 저녁 식사 하러 간 곳에서 해바라기 씨를 발견했다. 안타까운 눈빛을 엄마와 아이는 교환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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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완성된 <민경이의 씨앗 수집판>. 아이의 정성과 애정이 가득한 수집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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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원 평전
박호재.임낙평 지음 / 풀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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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의 광주는 내게는 너무나도 먼 곳이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그곳에서 참혹한 학살의 시간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공공장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책과 필름 속에서 광주는 내게 충격적인 곳으로 각인되었다. 몇 년 전 문상 때문에 광주 땅을 처음 밟게 되었을 때, 금남로를 지나며 혼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은 그 기억과 무관하지 않을 터.

이제는 모두가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속에서 우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무섭기만 한 군인들, 처참하게 도륙당하는 학생과 군중들, 도청을 지키던 시민군들이 사실 내 기억의 전부였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들 중 한 사람을 또렷이 알게 되었다. 그가 광주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무명씨’였던 광주가 갑자기 여러 명의 ‘윤상원’으로 내게 다가온 것이다.  

해방 광주의 마지막 날, 계엄군의 도청 진압과정에서 총탄을 맞은 윤상원. 어렴풋하게 시민군에서 영웅적인 존재가 있었고, 어떤 여성과 영혼 결혼식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대변인으로, 시민군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 회견을 열었던 사람이었기에 많은 이에게 기억되었다. 그 날 그를 목격한 미국의 한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젊은이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받았다. 그의 두 눈이 나를 향해 다가오자 나는 그 자신 스스로도 자신이 곧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분명 그는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계엄군의 처참한 진압과 발포 후 광주 시민들은 벌떼 같이 일어나 계엄군을 일시적으로 몰아내고 도청을 점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사실 잘 몰랐다. 도청 안에서 총기를 반납하고 투항하자는 의견에 맞서, 광주 시민들을 독려하고 시민군에게 결사항전을 권유했던 것이 윤상원, 그리고 그와 뜻을 함께 하는 동지들이었다. 결사항전. 이 말이 이처럼 가슴에 꽂히는 적이 또 있었던가. 끝까지 남은 이들은 정말 죽음을 맞이하였다. 거짓말처럼.

서른의 짧은 생애를 살았던 윤상원은 대학을 다니고 군대를 다녀올 때까지 소위 ‘의식화’된 사람은 아니었다. 대학에 복학한 늦은 나이에 비로소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행동으로 옮겼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현실과의 타협 속에서 잠시 서울에서 은행원 생활을 하였지만 다시 광주로 내려갔고, 들불야학의 강학(교사)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운동, 교육운동을 펼친다.

대학을 졸업한 장남에게 희망을 걸었던 부모가 있었고, 형을 위해 고등학교만 마치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동생들이 있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괴롭지만 부모와 형제들을 잊도록  만들었는가. 그를 죽음으로 이끈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는 현재 교수, 장학사, 국회위원이 되어 있는 동지들도 있었다. 그날 죽음을 각오하지 않았더라면, 윤상원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광주에는 수많은 윤상원이 있었다. 그 시대에는 어느 곳에나 수많은 윤상원이 있었다. 지금 그 정신은 남아 있는가. 어떤 모습으로 이어가야 하는가. 1980년과 비교하면 외형적으로는 지극히 평온한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 광주는 다시 살아나서 내게 묻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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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돼지의 불끄기 대작전 29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9
아서 가이서트 지음, 길미향 옮김 / 보림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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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꼬마 돼지야!

너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그렇게 기술이 발달했니?
정말 궁금해.
나도 너처럼 기술이 발달하고 생각을 잘 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너 집 안이 그렇게 생겼어?
줄을 땡기면 자전거가 올라오고 가위가 실을 자르고...
정말 신기해.

그런데 너 집이 그렇게 생겼어?
우리 집도 그렇게 3층 집이면 좋겠다.

그리고 너 집 만드는 것도 괸장히 재미있었어.
끼우는게 좀 어려웠지만.
내가 너의 집을 만드니까 내가 집 만드는 사람 같더라.

너 정말 특이해. 그리고 넌 천재야.
안녕~

* 초 2 딸 아이의 독후감. '천재'라는 말을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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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4
케이트 그린어웨이 그림, 로버트 브라우닝 지음, 정영목 옮김 / 비룡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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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순전히 그림 작가 때문.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케이트 그리너웨이’의 이름을 따서 영국에서는 매년 유명한 그림책 수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의 그림책으로 국내에 번역된 유일한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과연 어떤 그림일까 궁금했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글을 쓴 사람이 로버트 브라우닝이라는 시인이라는 점이다. 시인이라는 걸 알고 읽었기 때문일까. 표현은 매우 시적이고 묘사는 생생하며, 눈높이는 어린이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림. 네덜란드 하멜른의 도시 풍경, 사람들의 모습이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하게 다가온다. 특히 노란색과 빨간색 줄무늬 목도리와 외투, 모자를 걸친, 다소 마른 피리 부는 사나이의 묘사는 참으로 새로운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글이 많다가도 갑자기 적어지고 다시 많아지는 완급의 조절이 인상적이다. 약속한 돈 1000길더를 주지 않겠다는 시장과 시의원에게 피리 부는 사나이가 엄중하게 경고를 한 후, 무엇에 홀린 듯이 갑자기 뛰쳐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글은 거의 없이 그림만으로 이어져 긴박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텍스트는 그림책 치고는 매우 긴 편이지만, 소리 내어 읽는 맛이 난다.               

  

그 후로 하멜른 법원의 문서에는 ‘1376년 7월 22일에 이곳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이후로 얼마만큼 시간이 흘렀다’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트란실바니아에는 괴상한 부족이 사는데 오래 전 그 조상들이 하멜른에서 어떤 꾐에 빠져 큰 무리로 지하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왔다는 것. 잘 알고 있지 못했던 뒷이야기까지 들려주는 걸 보면, 진짜 이야기가 아닌가 잠시 착각하게 만든다. 초등학생 뿐 아니라 어른이 읽을만한 ‘피리 부는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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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1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무척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 고전적인 기품과 이야기의 매력을 동시에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