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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을 왜 비파형 동검의 나라라고 하나요? - 고조선에 관한 궁금증 38가지 ㅣ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36
송호정 지음 / 다섯수레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 시리즈의 고조선 편. 고조선에 관한 궁금증 38가지를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풀었다.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구성과 체제이기에 오히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36번째 나온 시리즈라는데, 점점 더 잘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특히 번역물보다 우리 저자의 책이 더 알찬 느낌. 이 책은 이 시리즈로는 별로 접하지 못했던 역사 쪽이다.
일단 제목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고조선을 왜 비파형 동검의 나라라고 하는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어른은 많지 않을 것이다. 비파형 동검이 많이 출토되었기 때문이겠지, 라고 상식적으로 대답한다면 그게 바로 정답. 오늘날 고조선의 영역 내지 문화권으로 추정하는 지역에서 많이 발견되는 동검의 양식이다. 박물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물이지만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는 동검이 이 책으로 인하여 뚜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고조선의 역사와 청동기 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유물을 주로 설명하고 있다. 고조선의 역사는 단군왕검의 건국설화와 위만조선, 팔조금법 정도가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이 책에서 담고 있는 '고조선 사람들은~' 으로 시작하는 질문은 사실 '청동기 시대 사람들은~'으로 보아야 한다. 청동기 시대 가장 대표적인 국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시대의 유물과 유적이라고 해서 고조선을 붙일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고조선의 대표적인 유물을 뚜렷하게 각인시켜 준다는 점에서 어린이 책으로는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비파형 동검, 북방식 고인돌, 미송리식 토기, 이 세가지는 현재 알려져 있는 고조선(또는 일반적으로 청동기시대) 유물이다. 알기 쉬운 설명과 적절한 사진, 그림도 고조선과 청동기시대에대한 이해를 높여준다.
초등 2학년 아이는 고조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 책을 혼자 쭉 읽어가기란 아직 무리다. 따라서 엄마의 퀴즈로 몸풀기 먼저. 아이는 선사박물관을 다녀와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 시대라는 용어를 알고 있었고, 그림책을 통해 단군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
<책 읽기 전 퀴즈>
- 고조선은 우리나라 몇번째 국가일까요? 첫번째 (그러나 정확히는 '알 수 없다'가 정답)
- 고조선을 세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단군 (신화에 의한 것이지만)
- 고조선은 어느 시대의 국가일까요? 청동기 시대
(주로 청동기 시대이지만 멸망은 철기시대)
- 고인돌은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요? 무덤 (제단이라는 설도 있다)
책을 접하기 전에 쉬운 퀴즈를 내주면 자신감을 얻고(!)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정답이 있지만 사실 역사에서(특히 고대사) 완벽한 하나의 답은 없다. 괄호 안은 아이에게 헷갈릴까봐 말 못한다는;;;
책을 함께 읽고 나서 해본 활동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고조선의 유물을 만들어보았다.
<고조선의 대표 유물 만들기>
아빠가 모처럼 일찍 들어온 평일 저녁, 책과 지점토를 부녀에게 던져주고 무엇을 만들지 지정해주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지정해주어야 한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지점토로 역사적 유물을 만드는 것이 이번이 두번째. 이제 아빠를 리드하면서 만들기 시작한다.
다 만들었다고 부르길래 갔더니, 아쉬운 점이 먼저 눈에 띤다. 책의 설명을 자세히 보았더라면 비파형 동검 칼날 중간의 볼록한 돌기를 표현했을텐데. 칼 자루도 없다;;; 그리고 청동거울. 아이가 만들고 나더니 청동피자로 불러 달란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첫 역사 공부로 실물 체험만큼 효과적인 것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