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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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기 전에 '한비야'라는 이름은 내게 큰 의미가 되지 못했다. 세계여행가 또는 오지여행가,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정보 만을 가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유명했다는데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사실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에게 그녀의 이름은 매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지 여행가에서 새롭게 국제 구호 전문가로 거듭난 그녀.  수많은 사람을 위한 삶으로 그녀의 인생은 거듭났다. 그리고 그녀는 거기에서 신바람이 나고 힘이 샘솟는다고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거꾸로 그녀가 쓴 여행기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쓰기 직전 그녀가 다녀온 중국의 경험을 토대로 쓴 [중국견문록]. 그녀는 중국어 연수를 위해 마흔살의 1년을 썼다. 그리고 말했다.  앞으로 80까지 산다면 나머지 절반을 위해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투자이고 남는 장사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국제 구호 기금에 적은 힘이나마 보태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작은 변화. 그녀의 비전과 노력은 독자로 하여금 힘을 샘솟게 한다. 전혀  모르는 그녀, 그러나 언제 만나면 꼭 안아보고 싶다. 사랑해요 비아씨! 

* 어른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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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 전5권 세트 어린이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전국역사교사모임 원작, 이성호.윤종배 글, 이은홍 그림 / 휴머니스트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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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전국역사교사모임에서 몇 년전 펴낸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어린이 눈높이로 재구성한 만화 역사책이다. 따라서 역사 읽기 수준이 좀 되는 5, 6학년이라면 이 책 말고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 1, 2권을 보는 것도 좋다. (반대로 이 책은 역사 이해가 부족한 성인이 보아도 괜찮다)

  좋은 역사 만화책이 시중에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의 두드러진 장점은 현직 중등 역사교사들이 만든 역사책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갈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 이야기 중에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선정하였고,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해석을 담으려고 애쓴 흔적이 돋보인다. 그러나 5권의 만화 속에 한국사를 담으려다 보니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하고, 피상적인 이해에 그치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렇지만 어린이용 역사책이라는 위치를 미리 알고 본다면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보면, 4학년 1학기에 세계문화유산을 통해 역사 맛보기를 하고, 6학년 1학기에 우리 역사를 통사적으로 개괄하고 있다. 아이들은 바로 6학년 1학기에 깊은 좌절을 경험한다...

  역사를 통사적으로, 체계적으로 이해하기란 어른들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초등학생 수준에서는 역사의 큰 줄거리를 세울 수 있으면 족하다. 세세한 부분들은 사극을 보면서, 위인전을 읽으면서, 유적지를 방문하고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역사 관련 독서를 통해 하나 둘씩 채워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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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십도, 열 가지 그림으로 읽는 성리학 청소년 철학창고 3
이황 지음, 최영갑 풀어씀 / 풀빛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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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이 되기 위한 학문(聖學)을 열 가지 그림(十圖)로 풀어낸 책, 이황의 [성학십도]를 만났다. 이름만 알고 있던 성학십도의 배경과 내용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글로 풀어가는 대부분의 유학 서적과는 달리, 그림으로 성리학을 풀었다는 사실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게 되었다.

   68세의 노학자 이황이 17세의 선조 임금에게 올린 책으로, 임금을 성왕(聖王)으로 이끌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한다. 아무리 명망높은 대학자라 할지라도 훌륭한 군주가 되라는 충고를 담은 이러한 책을 감히 신하가 왕에게 올릴 수 있었을까? 그것은 '누구나 노력하면 성인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유학의 기본 전제를 이해한다면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를 의미하므로 자연스럽게 군왕이 포함될 수 있었고, '노력하면'이라는 요건에서 끊임없는 교육과 학습이 요구되었다. 바로 이 점이 유교 사회의 기본적인 특징이었고, 조선은 그러한 원칙에 가장 충실했던 나라였다고 할 수 있다.          

   [성학십도]를 구성하는 열 가지 그림은 태극도, 서명도, 소학도, 대학도, 백록동규도, 심통성정도, 인설도, 심학도, 경재잠도, 숙흥야매잠도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예전부터 전해오던 그림을 그대로 실었거나 좀더 보충하였고, 소학도와 백록동규도, 숙흥야매잠도 등 세 가지는 이황이 직접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주돈이의 태극도 외에는 접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과거의 유학자들이 유학의 체계를 글이 아닌 그림으로 종종 설명했었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그림을 그린 것일까?

  오늘날의 눈으로 들여다보니 태극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림'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도표'로 보인다.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의 요체를 적고, 그 관계를 선으로 연결하거나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제시함으로써 체계적인 요점 정리의 인상을 받았다. 오늘날 같으면 프리젠테이션의 발표 내용이 연상되었다. 성학의 요건들을 핵심적으로 파악하게 하는 일종의 관계망으로 생각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태극도]와 [서명도]. 태극도는 우주의 근원과 만물의 생성 원리를 설명하는 것으로 근사록의 첫머리도 태극도설로 시작된다. 서명도는 이일분수(理一分殊)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만물이 하나의 원리에서 나와(이일) 각각의 사물들로 나뉘는 것(분수)을 뜻한다. 이 두가지는 성리학의 기본 개념들로써 이로부터 성리학이 출발된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소학도]와 [대학도]. 소학과 대학의 주요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고, 8세부터 배우는 소학과 15세부터 배우는 대학을 중요하게 취급함으로써 성리학자들이 생각한 '공부'의 순서를 알 수 있게 한다. 퇴계는 소학과 대학의 효과로서 다음 여섯 장의 그림이 나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통 교육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백록동규도]와 [심학도], [숙흥야매잠도]가 인상적이었다. 백록동규도는 주자가 백록동서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규범의 목차를 퇴계가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퇴계가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 서원의 사액을 상소했던 점을 떠올리면, 백록동규도를 손수 그렸고 소학, 대학 공부의 효과로 첫번째에 배치한 뜻이 이해가 될만하다. 내용은 삼강오륜과 중용에 제시된 학문하는 순서로 되어 있다. 성균관과 향교의 학당을 명륜당으로 부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에 있어 '명인륜(明人倫)'은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또한 이치를 연구하고(궁리)와 이를 실천할 것(행)을 강조한 것은 성리학의 교육 방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심학도]는 정복심의 글과 그림으로, 심(心)과 경(敬)의 내용과 양자 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공부를 타고난 것을 보존하는 공부(계구)와 욕심을 막는 공부(신독)로 나누고 이 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러한 공부의 요체는 오로지 경이다. [숙흥야매잠도]는 진백의 그림에 퇴계가 그림을 그린 것으로, 숙흥야매(夙興夜寐)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밤늦게 잠을 잔다는 뜻이다. 일곱 항목으로 나누어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에 따른 공부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역시 경(敬) 자가 놓여 있다. 이러한 후반부의 내용들을 통해서 퇴계가 집대성한 '경(敬)' 사상을 성학십도에서 또 한번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성학십도를 직접 원문으로 보았다면 이러한 것들을 쉽게 알 수 있었을까. 이 책에서 그림으로 그려진 원본과 그것을 다시 활자로 그린 것을 대조하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원본의 해석과 이를 풀이하여 저자가 설명한 부분도 이해에 도움을 주었다. 성인이 되기 위한 성학(聖學)은 당대에는 곧 성리학(性理學)이라 할 수 있다. 퇴계가 정리한 성학, 즉 성리학의 요체를 한 눈으로 일목요연하게 만날 수 있었고, 여기에서 가지를 치는 여러 가지 공부할 꺼리들을 받아 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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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마음으로 읽는 다산 정신 청소년 철학창고 7
정약용 지음, 장승희 풀어씀 / 풀빛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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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된 직후에 재물을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 뇌물을 주고 받는 일을 누가 몰래 하지 않겠냐마는, 밤중에 한일도 아침이면 드러난다.
* 법으로 금지한 것과 형법에 실린 것은 매우 두려워해야 하며, 감히 어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폐해가 없는 법은 잘 지켜 바꾸지 말고, 합리적인 관례는 지켜서 없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감사는 법을 집행하는 관리니, 감사와 오랜 친분이 있다 해도 그것을 믿고 의지해서는 안된다.


  위와 같은 글귀가 어느 공무원의 사무실에 적혀있는 것을 본다고 가정해보자. 이상하거나 부자연스럽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에 썼던 말들은 바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정치인와 행정가들로부터 추천할만한 책으로 단골로 꼽히고,  베트남의 호지민이 열심히 읽었다는 책, 목민심서. 한 때 나도 원문 번역본으로 부분적이나마 읽어보았던 적이 있으나 사실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이번에 풀빛에서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목민심서를 보면서 다시 한번 무릎을 쳐가면서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다산은 맹자가 가축을 기르는 것을 목민(牧民)에 비유한 것에 따라 백성들을 보호하는 지방관을 목민관이라 하고, 귀양살이를 하고 있는 자신이 몸소 실행할 수 없기에 심서(心書)라 이름 붙인 책을 썼다. 그 내용은 목민관의 부임 길(부임), 목민관의 자기 수양(율기), 법과 도리에 기초한 공무 처리(봉공), 목민관의 백성 사랑(애민), 지방 행정의 실무(이·호·예·병·형·공전), 흉년의 백성 구제(진황), 물러나는 길(해관) 등으로 구성하였다.     

  목민심서는 지방관이 애민 정신에 입각하여 지방행정의 정도(正道)를 걷도록 도움을 주는 지침서이다. 다산이 "다른 벼슬은 구해도 목민관만은 구해서는 안된다"고 한 것처럼, 수령으로 총칭되는 지방관의 자리는 백성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그러나 조선 전기부터 경관보다 외직은 양반들에게 외면을 받았고, 조선 후기에 이르면 대과에 급제한 문신보다 무과 출신의 무신이나 음직(음서)으로 관직에 들어선 자들이 주로 외관으로 부임하였다. 필연적으로 수령의 자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지방행정의 기강도 더욱 흐트러질 수 밖에 없었다. 

  지방관으로 임명되는 그 순간부터 부임지에 도착하여 그 임무를 마칠 때까지 지방관으로서의 정도를 걷는데 도움이 되는 아주 상세한 지침들을 다산은 이 책, 목민심서에서 제시하고 있다. 큰 지침의 성격에서부터 "도장의 글자는 흐리거나 닳지 않아야 하며, 화압(서명)은 조잡해서는 안된다"는 아주 구체적인 조언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지침들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수령의 청렴에 대한 강조는 매우 강한 어조로 자주 언급하고 있다. "개인이 쓰는 비용을 절약하는 것은 보통 사람도 할 수 있지만, 관청 창고의 재정을 절약하는 이는 드물다. 공공물건을 개인 물건처럼 아껴야 현명한 수령이다"라는 지적은  매우 설득력이 있고, 또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의미있는 조언이라고 생각된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는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되는 경우가 가장 많지 않은가. 이에 못지않게 빈번한 것이 도덕성 문제. 이에 대해서는 '수령의 자기 수양' 편을 참고할만하다.    

  수령이 해야 할 일 중에 노인을 잘 모시는 양로, 어린이를 보살피는 자유,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진궁, 상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는 애상, 병자를 돌보는 관질, 이재민을 구하는 구재에 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주례의 관련 내용을 다듬어 제시했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복지 행정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나이가 차도록 혼인하지 못한 사람을 혼인시켜야 한다는 조목을 보면, 수령의 역할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야 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구성이 돋보인다. 재용이라는 소년과 다산 선생이 서로 대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이해를 도와준다. 전체적으로 목민심서의 체제를 따라가면서도 주요 내용들은 파란색으로 돋보이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대화체로 보충해주는 형식이다. 형태만 대화체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대화하듯이 편안하게 쉽게 설명되어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은 이·호·예·병·형·공전이 어렵고 전문적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목차만 언급하고 넘어간 것. 이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생략이 아쉽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자세하게 혹은 부분적으로 주요 내용만이라도 소개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수령은 자신이 관할하는 마을에 있어서 왕과 같은 존재였다 한다. 이것을 백성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로서 이해하느냐, 백성의 삶을 보살펴주고 책임지는 자로서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았으리라. 다산의 충고는 200년이 흐른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반대로 200년전의 상황을 이해하고 복원함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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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해석, 감춰진 인간 정신의 숨은그림찾기 청소년 철학창고 14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안병웅 옮김 / 풀빛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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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분석의 대가로 알려져 있는 심리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무의식, 전의식, 의식'이라든가, '이드, 자아, 초자아'와 같은 유명한 개념은 대학에서 공부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 그러나 그의 저서를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프로이트의 초기 저작이며 가장 유명한 [꿈의 해석].

   프로이트의 나이 44세인 1900년에 출간된 [꿈의 해석]은 그의 연구 성과 중에 전기에 해당하는 시점의 저작이다. 꿈에 주목하여 의식의 세계를 설명했고, 연구자로서의 후기에는 자아 개념과 죽음의 본능에 대한 연구가 전개된다. 프로이트 연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초판 600부가 모두 팔리기까지 9년이 걸렸고, 심리학계의 바깥에서는 물론 안에서조차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나는 꿈을 해석할 수 있는 심리학적 기술이 존재하며, 이 방법을 적용해서 모든 꿈이 낮 동안의 정신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이렇게 시작되는 [꿈의 해석]은 꿈의 해석 방법, 꿈의 목적과 출처, 꿈의 여러 특징들이 소개되는데, 여러가지 다양한 꿈의 해석 사례가 또한 실려있다.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말미에 설명된 소개를 나중에 읽었다. 저자와 책 소개를 읽으니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꿈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었으나, 책에 실린 수많은 사례들에 대해서는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신경증 환자를 치료하면서 프로이트는 '최면술' 대신 '자유연상법'을 적용해보고 정신 분석에 있어서의 효과를 확신하게 된다. 자유롭게 꿈에 대해 설명하게 함으로써 환자의 정신 세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믿었던 프로이트. 스스로의 꿈도 그러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유명한 문학 작품에도 그러한 접근을 해본다. 그러나 딱부러진 과학적 근거나 논리는 발견할 수 없어서 읽는 이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점이 있다. 백년전 이 책에 가해진 수많은 비판은 바로 나의 생각과 일치했던 걸까?

   그러나 그의 꿈에 대한 주목과 해석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따르면, 꿈은 소망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며 왜곡되어 나타난다. 꿈은 어린 시절과 연관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꿈이 있다. 꿈은 마음의 상태를 보여 주며, 꿈을 통해서 무의식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의 역자에 따르면 꿈이란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문'. 이러한 꿈의 특성과 꿈을 해석하는 기법을 제시함으로써 프로이트는 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인간의 무의식과 성의 욕구에 대한 발견은 심리학 뿐만 아니라 다른 학문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또한 그에게 제기된 비판은 곧 새로운 연구를 촉발하는 힘으로도 작용했을 것이니, 그의 연구는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기여한 바가 있다고 본다. 

   원전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쉽게 풀어쓴 책이라 읽기는 어렵지 않다. 단 머리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 때문에 간혹 멈추게 되는 일은 생긴다. 그러나 그동안 프로이트의 연구 결과를 몇가지 개념과 이야기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을 읽음으로서 좀더 폭넓은 이해가 생겼고 그의 연구 전체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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