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 컴퓨터 활용능력 1급 실기에 최종합격했다.
시나공 교재를 보면 이 자격증의 합격률은 11%.
10번 응시해야 한 번 붙을 정도인 셈인데 합격률 자체부터 응시생을
주눅들게 만드는 시험이다. 공시생들한테는 일명 '컴활고시' 라고
불리기도 하고 대한상공회의소의 자존심이라고도 할 정도로 악명높은
자격증시험이다. 나는 이 자격증 실기시험 응시하면서 대구 상공회의소
쪽은 쳐다보기도 싫을 정도로 힘들었다. 그런데 합격하고 나니까 상공회
의소에 자격증 수령하러 가는게 홀가분하니 역시 시험이란 합격이나
통과라는 결과를 거머쥐어야 하는 것인가 보다ㅎㅎ
이 시험은 엑셀이나 액세스를 이해하고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지만 정신적으로 응시생을 골탕먹이는 시험이기도 하다.
한 달동안 아주 열심히 실기연습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보면 문제의 절반도
못풀고 나오게 되는데 이때 심각한 멘탈붕괴현상에 직면한다. 내 머리가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자괴감과 허탈함, 시험에 대한 혐오감에 휩싸여 시험장
을 걸어나올때 다리에 힘이 빠져 후들거린다. 내가 정말 장난 아닌 시험을 건드렸구나 하고..
두번, 세번 응시하면서 시험장의 컴퓨터 모니터와 자판을 다 때려부수고 싶은 충동이
들기 시작할 때가 가장 힘들다. 이 시기를 못 넘기면 시험포기라는 수순을 밟을
것이고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기면 문제가 차차 쉬워지고 나중에는 문제를 한 두 개 빼고는
다 풀고 시험장을 나오는 스킬에 도달하게 된다. 시험에 중독되는 셈인데 중독되고
나면 결국 합격할 때 까지 끝장을 봐야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그리고 시험시작전에
나오는 안내방송멘트 순서를 암송할 정도가 되면 합격권에 가까워진다.
하지만 이건 내 개인적 기준일뿐이고 능력있는 사람들은 1~2번만에 합격하실 분도
분명히 있을 것.. 특히나 머리 팽팽 잘 돌아가는 10~20대 젊은이들..
사실 시험장에 가보면 나처럼 40살 훨씬 넘은 분들 많이 보는데 대부분 직장내
승진 가점을 따기 위해 오시는 분들일 것이다. 이런 분들 보면 시험끝나고 힘빠져서
돌아가시는 모습 많이 보는데 나도 그중에 한명이었음. 어쨌거나 생물학적 나이 40이
넘게 되면 체력이나 학습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사실 나도 작년 에 이 시험 준비하면서 하루종일 컴터앞에 앉아 있다보니 안구건조증과 두통
에 시달리다가 결국 실기 3번 응시하고 포기해버렸다. 올해 다시 이 시험에 도전하게 된 건
순전히 승진욕심 때문이다. 필기유효기간이 올해 말까지이고 나는 회사사정으로 나는 올해
6월 말까지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했다. 그리고 6월의 마지막 합격자 발표일에 합격했다.
내가 시험중비하면서 공부한 책 소개도 할려고 쓰는 글이니까 이제 책소개로 들어가겠다.
나는 인강이나 학원수업을 듣지 않고 시나공 교재를 메인으로 독학했다.
그리고 이기적 교재로 부족한 부분이나 이해 안되는 부분을 보충했다.
시나공 기본교재 전체를 꼼꼼하게 정독하면서 엑셀과 액세스로 실습했다.
액세스는 대부분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프로그램일것인데 사실 이 프로그램은
제대로 공부만하면 엑셀보다 점수가 더 잘 나온다.
문제 하나 하나 연습할 때 시간 없다고 대충 건성건성으로 정답보면서 넘어가면
안된다. 그렇게 하면 나중에 응용력이 생기지 않는다. 이 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엑셀과 액세스의 기능을 다루어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실제 시험장에 가서는 문제를 읽고 이해하고 나서 정답작업을 시작하면 아직 합격준비
가 안된 것이다. 문제를 읽는 동시에 마우스와 키보드가 움직여야 된다. 그럴러면 평소에
가장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훈련이 돼어 있어야 한다. 엑셀 함수문제 같은 경우에 중첩함수
나 배열함수는 함수를 중첩하는 순서가 뻔히 정해져 있다. 많은 문제를 풀다보면 알게되는데
실제시험문제도 그 순서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함수문제를 풀때는 문제를 읽고 이해
하기 전에 일단 함수 입력란에 '=' 부호부터 쳐넣고 가장 앞에 와야 하는 함수부터 입력한다.
그뒤부터 문제의 세부지시사항대로 셀주소를 입력해나가야 한다. 이 훈련이 안되면 함수문제
는 문제도 이해하지 못한 채 시간 다 낭비하게 됨..
합격을 위한 최소 모의고사나 기출문제 풀이횟수 임계치는 대략 30회 정도가 될 것 같다.
모의고사나 기출문제 30회 정도 제대로 풀어야 웬만한 기출유형을 거의 다 접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시나공 기본교재 외에 시나공 기출문제집도 풀어봤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시나공 기본교재에 나오지 않는 부분들이 기출문제에 나온다는 것.. 그리고 이 부분들이 실제
시험장에서 합격/불합격을 결정했다. 인강이나 학원수업을 듣지 않은 나로서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이기적 기본교재로는 프로시저 구문작성과 쿼리작성에 큰 도움을 받았다.
시나공교재의 한가지 단점으로 액세스 프로시저 구문작성시 컨트롤명 연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기적 교재를 보면 프로시저 컨트롤명 연결하는 방법
이 아주 명확하게 잘 설명되고 정리되어 있다. 또 이기적 교재에는 불일치 쿼리 작성하는 3가지
방법도 잘 정리되어 있다. 액세스에서 쿼리작성 1문제는 8점인데 이걸 놓치면 합격하기 어렵다.
아무튼 나로서는 무지 힘든 시험이었기 때문에 쓰다보니 자꾸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도 많아
글이 자꾸 길어지므로 여기서 마무리짓겠다.
컴활이 어렵긴 하지만 절대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이다.^^
시험의 끝은 또다른 시험~
이제 또 다른 시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