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하나의 주문(呪文)이다. 나는 움직이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
.
.
내가 기다리는 사람은 현실적인 것이 아니다
.
.
그 사람은 내가 기다리는 거기에서, 내가 이미 그를 만들어 낸 바로 거기에서 온다.
그리하여 그가 오지 않으면, 나는 그를 환각한다. 기다림은 정신 착란이다.
.
.
"나는 사랑하고 있는 걸까? ----- 그래,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 사람, 그 사람은 결코 기다리지 않는다. 때로 나는 기다리지 않는 그 사람의 역할을 해보고 싶어한다. 다른 일 때문에 바빠 늦게 도착하려고 애써본다. 그러나 이 내기에서 나는 항상 패자이다. 무슨일을 하든간에 나는 항상 시간이 있으며, 정확하며, 일찍 도착하기조차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숙명적인 정체는
기다리는 사람, 바로 그것이다.
.
.
기다리게 하는 것, 그것은 모든 권력의 변함없는 특권이요, "인류의 오래된 소일거리이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p66~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