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라흐마니노프 : 피아노 협주곡 3번
RCA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이 곡을 작곡한 라흐마니노프 조차도 자신보다 호로비츠가 연주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을 내릴 정도로 호로비츠의 라흐마니노프 3번 연주는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다. 나이를 꽤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음한음 내려 찍을 듯한 그 타건과 엄청난 기량은 왜 대부분의 피아니스트가 제일 존경하는 피아니스트로 리히터를 뽑지만 가장 닮고 싶은 피아니스트로 호로비츠를 꼽는지 알게 한다. 라이브 녹음의 열기와 함께 숨막힐듯 진행되는 이 연주는 곡 자체의 난해함을 뛰어넘는 호로비츠의 기교 때문에 더욱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미스터치 하나 나지 않는 그 강한 타건과 더불어 한음한음 또박또박 들리는 호로비치의 손마디가 눈으로 보지 않고선 노인의 연주라 느끼기 힘들게 한다. 피아노 줄이 끊어질듯 이어지는 이 곡은 연주는 곡의 스산함을 뛰어넘는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유진 오르망디의 반주또한 호로비츠의 압도적 기교에 굴하지 않고 비교적 제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호로비츠를 따라가기 급급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이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라는 영화가 개봉 되었을때 사람들은 그 낯선 피아니스트의 이름에 당황스러워 했더랬다. 호로비치의 피아니즘은 피아노 전공자들에게 쉬이 권유해줄 만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영화 제목이 이야기 하듯 호로비츠는 아샤 하이페츠가 대부분의 바이올린니스트에게 그렇듯 피아니스트가 닮고 싶어 하는 표본이며 본인의 벽을 느끼게 하는 나쁜 사람이다. 이런 나쁜사람이 조금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시기에 호로비츠같은 사람이야 말로 컴퓨터가 연주한 피아니즘을 넘어서는 기교와 감동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물론 컴퓨터의 피아노 연주는 감동을 줄지 의문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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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io Vivaldi - The Four Seasons : Carmignola, Marcon
안토니오 비발디 (Vivaldi) 작곡, Giuliano Carmignola 연주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카르미 놀라의 이 앨범은 우선 표지부터 강렬하다. 바로크적 음악을 왠지 바로크적 사람이 연주할 것 같은 저 표지의 위압감은 선뜻 이 앨범을 사고픈 충돌을 일으킨다. 카르미놀라는 파비오 비욘디의 사계와 함께 혁신적이고 현대적인 사계를 들려줬다 하여 명성을 날린 사람. 이것은 그의 신녹음이다. 구녹음보다 평이 오히려 좋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아무래도 10년 동안 그의 가치관의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아르농쿠로 또한 모차르트 교향곡 원전 녹음의 파격성으로 인해 찬사를 받았지만 그가 내놓는 최신 녹음들을 들어보면 오히려 낭만성과 모차르트 음악의 귀족성을 강조하는 이전의 해석으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이 앨범이 그런 회귀를 나타낸것은 아니고 다만 예전보다 그 혁신적인 느낌이 조금 덜 하다는 느낌을 준다. 혁신이 최선이고 느림은 도태를 의미하는 이 사회에서 카리미놀라에게 팬들이 기대하는 것은 바로 혁신이 였을 것이다. 기존의 연주자들과 악단들이 쌓아놓았던 음악의 질서를 파괴하는 선구자적인 음악을 기대하였지만 저번 앨범보다 오히려 그 혁신성이 덜한 듯한 느낌에 많은 이들이 이 음반을 그리 후히 평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듣기에 이 연주는 너무나 신선하고 상쾌하다. 물론 구반을 들어보지 못헀지만 파비오 비욘디의 신반과 구반을 다 갖고 있는 내가 듣기에 이 두 앨범보다 못할 것은 없다고 본다. 또한 카르미놀라의 구반은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어렵다. 음질은 둘다 비슷할 테이고 오히려 나이를 먹어 좀 더 성숙한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 보이는 이 바이올린니스트에게 기존의 작품보다 못하다고 하는 것은 진보를 최선으로 삼는 현대적 가치관이 투영된 비판이 아닐까 한다. 물론 시간이 작품의 질을 높여 주는것은 아니다. 허진호 감독 또한 봄날은 간다와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내놓은 외출이란 영화에서 오히려 퇴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식상함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직접 쓰느 허진호 같은 감독에겐 초기 작품이 더욱 더 가치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외출이란 영화는 3년정도 걸렸겠지만 두 전작은 그의 30여년의 삶이 그대로 투자된 영화일 테니까. 하지만 음악가들은 다를것이다. 리히테르의 자서전에서도 읽어 보았지만 연주가의 스타일은 변한다. 모두가 퇴보라 할지라도 그만은 홀로 남들과 다른 진보를 향해 나아갈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이 음반은 구반보다 못한 음반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많은 것을 경험한 후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창조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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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요즘 무슨 음악 듣고 계세요?
라카토쉬
DG / 2003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집시군단의 명성은 박종호씨가 지은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에 의해서 높아졌다. 그들의 자유분방함과 차르다쉬라는 곡에서 느낀 그 집시적 향취에 대한 박종호씨의 찬사가 이 앨범을 꽤나 유명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연주는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연주자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예쁘다는 느낌 보다는 투박한 느낌, 조화롭다는 느낌보다는 개성적이라는 느낌. 이들의 자작곡 몇곡 또한 이런 그들의 자유로운 이미지를 강화 시킨다. 최근 조혜련 아줌마가 가라가라 라는 노래에서 샘플링 되었던 헝가리안 댄스 곡에서는 아이작 스턴이나 막심 벤겔로프가 주었던 느낌과 또다른 느낌을 준다. 뭐랄까.. 거칠지만 진짜 춤을 추게끔 만들게 하는 그런 느낌.

우선 신나는 음반이다. 클래식이 상류계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는 시대의 상황에서 이런 탈 계급적인 밴드의 음악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저 욕심 많아보이는 자켓의 아저씨 또한 탐심보다는 현실에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영달을 추구하는 지극히 자연스런 느낌을 준다. 이 밴드가 연주하는 다른 앨범들은 너무 비싸다.. 좀 가격을 내렸으면 좋으련만..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더욱 널리 알리길 원할 테지만 음반사들은 이들의 특이성을 또다른 상품성으로 내세운다. 자본이 음악가를 삼키는 현실은 궁정에 메여있던 모차르트나 하이든의 시대보다 오히려 좋지 않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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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모차르트 : 바이올린 소나타 18, 21, 24 & 26번
모차르트 (Mozart) 작곡 / Decca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의 절대적 명연으로 손꼽히는 이 앨범은 약간 떨어지는 음질을 감안하더라도 무던히 추천할만 하다. 하스킬의 그 뭉툭한듯 영롱한 음색은 그뤼미오의 조금 세련된듯한 느낌과 어울려 좋은 연주를 들려준다. 20살에 벌써 곱추가 되어버린 이 할머니의 피아노 소리에는 신체적 장애를 원망하는 그런 비탄의 정서 보다는 주어진 삶에 대한 달관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제목이 바이올린 소나타이지만 반주자인 하스킬의 음색에 더 귀가 쏠리는 것은 아마도 이 모차르트의 심성을 가장 닮은 듯한 이 할머니의 동심이 크게 작용한것 같다.

하지만 이 앨범은 현대의 피레스와 뒤메이의 연주와 비교해 보면 조금은 투박한 느낌을 주며 가격도 탑 프라이스로 만만하지 않다. 또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쾨헬번호 379번의 연주가 누락되어 있어 조금 아쉽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 연주에 대한 호불호도 다시 나뉘겠지만 최소한 이 음반에 대한 애정만큼은 가시지 않을 듯 하다. 그뤼미오의 연주를 너무나 덤덤히 받혀주는 대 선배 하스킬 할머니의 반주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이곡을 바꾸고 싶을 정도로 찬란하진 않지만 질박한 아름다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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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말러 : 교향곡 8번 - The Originals
Lucia Popp 외 노래, 구스타프 말러 (Gustav Mahler) 작곡, Georg / DG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말러의 곡은 우선 어렵다. 초심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긴 악장들과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그의 교향곡은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다. 특히 말러의 교향곡 8번 같은 경우는 연주하기 위해서 천명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대단위의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듣기 전부터 심리적 압박을 준다. 음악이 인간의 삶을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한 예술의 한 분야라는 것을 감안 하였을 때 말러의 교향곡들은 많은 시간을 들게 하고 또 강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곡들이기에 과연 인간의 삶을 더 풍성하기 위한 창작물이였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수많은 말러 매니아들은 말러의 선각자적 자세와 그의 음악에 내재된 아름다운과 심묘함에 의해 거의 천상의 아름다움을 느낀다고들 한다. 말러의 제자이자 대 지휘자인 브루노 발터가 지은 말러 회고담에 의하면 말러는 너무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였고 실험정신이 투철했으며 언젠가는 자신의 시대가 온다고 호엄장담했던 호기스러운 남자였다.

그렇다면 이 천인교향곡은 과연 어떠한가. 우선 쉬이 집중하기 쉽지 않다. 어디에선 과도한 낭만성이 흐르다가 어디선간 과도한  정적.. 또 상승.. 쉬이 갈피를 잡기 힘든 말러의 교향곡 중 나에게만은 유독 좀 정이 안가는 곡이다. 하지만 솔티의 이 연주는 어떠한가. 말러가 의도하였던 것이 무엇이였든지 간에 말러스러운 완벽성과 낭만성을 잘 드러낸다. 이 음반의 기존 표지가 없어지고 새로 제작된 저 표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실 이곡에 대한 리뷰를 쓰기엔 나의 청취력이 좀 모자라다. 하지만 말러의 천인 교향곡을 호기심으로나마 듣고픈 사람이 있다면 이 앨범을 추천하겠다. 로린마젤의 천인 교향곡보다 견실한 느낌이다. 추천!! 빠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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