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베토벤 : 교향곡 전집
DG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이 연주 중 특히 7번의 해석이 뛰어나다 한다. 구매하기 전에 꽤나 조사를 하고 산 앨범이다. 번스타인의 베토벤 해석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기에 거금 30000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기엔 탐색비용의 지출이 불가했다. 다른 곡들도 다 괜찮다는 말을 들었기에 주저없이 샀다. 번스타인은 왠지 노란색이 잘 어울리는 듯 하다. 개나리처럼 산뜻한 봄의 이미지와 독주가와 작곡가로도 1류의 기량을 보인 그 다재 다능함이 노랑이란 색이 주는 따스한 깊이와 잘 어울린다. 앨범 자켓의 번스타인이 걸친 저 노란색의 가디건은 앨범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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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4-6번 & 관현악 작품집
차이코프스키 (Peter Ilyich Tchaikovsky) 작곡, 번스타인 (Leonar / DG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번스타인의 차이콥스키 해석은 다소 감정 이입이 과하다. 지나치게 긴 연주 시간과 늘어지는 연주. 이 덕분에 더 기억에 남는다. 콜레라 균이 든 생수를 먹고 죽었다는 차이콥스키. 동성애를 용납지 않았던 당시 분위기에 자살을 강요 당했다던 차이콥스키.

 번스타인이 차이콥스키 해석에 특별히 신경 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다른 수록곡들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마 차이콥을 위한 해석이 아닌 번스타인을 위한 해석이란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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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모차르트 : 후기 교향곡, 대미사 & 레퀴엠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작곡, 번스타인 (Leonard B / DG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번스타인은 격정적이면서 주정적인 해석으로 유명하다. 번스타인의 모차르트는 어떠할지 궁금하다. 그다지 감정을 드러낼 필요가 없어 보이는 모차르트의 곡에서 번스타인은 어떠한 울림을 전할까. 그 유명한 레퀴엠 또한 수록곡에 들어있다.

 번스타인의 죽은 아내가 표지에 있어 더욱 유명했던 번스타인의 모차르트 레퀴엠. 지금 내 귓가에 들리는 이 노래. 탐미적 성향에 있어서 번스타인도 카라얀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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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1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차르트 레퀴엠..

느릿느릿 아픔을 하나씩 어루만져가는 번스타인의 모습을 DVD로 감상하면서 보다 인간적인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의 부인이 십자가를 꼭 쥐고 있는 앨범 자켓, 그가 지휘봉을 꼭 잡고 열정적으로 포디움 위에 서 있는 모습.. 왠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음악과 글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글을 쓸 때 손가락 가는 데로 쓰는 경우가 있다. 나 혼자 후련해지고 부분 부분 이음새는 매끄러워 그럭저럭 읽을만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구성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통일성이 없으며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먹기 힘들다.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도 그런 생각을 한다. 감정이 흐르는 데로 연주를 하다 보면 열정적이고 순간순간 아름답지만 전체적인 곡의 구성은 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연주자들은 대성하기 힘들다. 재즈와 같은 즉흥 연주가 아니고선 이런 연주기법을 용납할 클래식음반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 전체적인 구성을 생각하고 이음매를 손보며 명쾌한 문장으로 글을 쓸 때가 있다. 글을 다 쓰고 나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너무 전체를 생각해서인지 부분부분 감정을 절제한 듯한 부분은 혼자 속앓이 하기 충분하다. 피아니스트도 마찬가지일게다. 곡 전체를 고려하여 연주를 하다 보면 자신을 많이 제어해야 한다. 좀 빠르게 연주하고픈 부분도 전체를 위해선 제 속도에 맞춰야 하고 감정을 이입하고 싶은 부분 또한 곡의 명쾌한 해석을 위해 이성으로 연주해야 한다.

 글쟁이들은 글을 많이 쓰는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다독을 하게 된다면, 다른 책에서 영감을 얻어 더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도 있고 문장을 보는 힘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피아니스트들은 다른 연주를 자주 듣지는 않는다 한다. 타인의 곡 해석에 자기가 영향을 받아 제 색깔을 없앨까 저어하는 마음에서 그런다 한다. 그래도 이런 면에서 또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피아노를 두드리기만 한다고 좋은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듯, 글을 무조건 쓰기만 한다고 좋은 글쟁이가 될 수 없는 이치. 하나를 다루기 위해선 수만가지의 다른 주제가 인생을 풍부히 변주케 하고 자신에 의해 읽혀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주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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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루크너 : 교향곡 7번
DG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브루크너의 음악은 유장하다. 지나치게 느려 어떤 때는 답답하기 까지 하다. 첼리비다케의 경우 브루크너의 음악에 심취하였지만 일반적인 음악 애호가들에게 들려 줬을 때도 그러한 음악적 심취를 경험할 지 의문이다.

 휘향찬란한 수사학과 형이상학적 용어가 난무하는 브루크너 음반에 관한 평 들은 음악을 귀로 들었는지 좌뇌로 들었는지 헷갈리게 한다. 닥치고 들으라는 식의 우월주의와 '나는 자네들과 다른 귀를 지니고 있다'는 식의 심미안적 구별짓기 행위는 브루크너를 더욱 더 머나먼 존재로 만든다. 나도 이전엔 그러한 음악평들을 보곤 기죽곤 했었다. 물론 지금도 음악 자체의 형이상학적 아름다움을 운운하며 자신의 취향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닥치고 주위 사람들이나 잘 챙겨라' 라고 말하고 싶다.

 어렵다는 브루크너의 곡 중에 그나마 교향곡 7번은 잘 알려져 있다. 이 곡의 2 악장이 '불멸의 이순신'에서 테마곡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곡을 듣다 보면 한없이 늘어지는 음표 사이의 끝 없는 공간감에 당황하기도, 또 지루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브루크너는 파이프 오르간니스트 였기에 하나의 오르간 곡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곡 전체를 듣다 보면 잠시나마 흥미가 생긴다. 또한 매우 서정적이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서 들으면 제법 귀에 감긴다. 정신적 노동에 대한 일종의 음악적 보상 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브루크너의 곡은 워낙 길고 악장 하나하나의 연주 시간 또한 길기 때문에 어느 지휘자의 곡을 듣느냐가 꽤나 중요한 편이다. 카라얀의 이 앨범은 카라얀 특유의 절대적 탐미성을 보여준다. 현악기 하나하나가 스르르 녹아 가슴을 적시고 관현악 또한 하나의 거대한 오르간처럼 균일한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진정한 브루크너의 음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아름답다.

 브루크너의 곡은 그렇게 어려운 곡이 아니다. 목가적인 느낌이 강하며 자연 친화적인 선율이 가득한, 어쩌면 단순한 곡이다. 브루크너란 사람 자체도 겸손하고 스스로 정진하였기에 작품을 계속 고쳐 수많은 판본을 만들어 냈다. 그냥, 잘난척 하는 지인이 주는 스트레스로 부터 벗어나고 싶거나 혼자 있고 싶긴 한데 무언가 적적할 적에 이 음반을 들으면 된다. 브루크너의 곡은 인간의 상처를 돌봐 주는 치유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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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02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그너의 모습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 듯한 브루크너..그의 모습을 볼수록 시골 교장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의 교향곡 가운데 4번 과 7번은 비교적 친근히 다가갈 수 있는 곡이 아닐까 싶은데요.

님의 말씀처럼 어쩌면 그는 음악으로 자연을 노래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밤바 2008-09-03 20:06   좋아요 0 | URL
브루크너 아저씨 파파 스머프 같아요. ㅎ
어떻게 보면 음악도 그냥 귀여운듯~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