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북거, 아북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3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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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맨 먼저 드는 생각. 실버부인은 정말 알피인줄 몰랐을까? 거북이는 그렇게 다 똑같이 생겼을까? 사람의 지문처럼 거북이 등껍질도 모두 조금씩 다른 모양은 아닐까? 나는 어쩜 알피 부인이 시침 뚝 떼고 호피씨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위해 알피를 버린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나같으면 모른척 그리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서다. 그러나 저러나 로알드 달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기를 바랬을까? 무슨 생각은 생각, 그냥 재미있으면 됐지. 그럴 것 같다.  

아북거가 사실 거꾸로 목사님의 원조였다. 물론 거꾸로 목사님에서도 그 이야기는 나오지만. 사랑을 이야기 하고 사랑을 키워 나가는 저마다의 다른 방식? 클라리스 빈의 윌버튼 선생님이 이 책을 보았다면 아마도 휙 내던지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도대체 배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런 따위의 책을 왜 만드는 거야?"   

아이들과 어른들의 세계 사이에 투명벽이 있지는 않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함께 산다. 물론 그들 나름의 세계의 특성은 있지만. 아이들이 은퇴한 노인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킥킥 댈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을 위해 노골적으로 은퇴한 노인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발상의 전환이다. 물론 그 최고봉은 <멍청씨 부부 이야기>이지만. 하여간, 존경합니다. 달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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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이야기 보물창고 12
이금이 지음,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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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세월이 지나 입는 옷도 쓰는 물건도 사는 곳도 다 달라졌지만 그래도 사람은 크게 안 변하는 구나. 다 고만할 때는 고만한 대로 느끼는 뭔가가 있구나. 그래서 갑자기 나 1학년 때 생각이 났다. 그 때 그 학교 전교생이 60명도 채 안되는 아주 아주 작은 시골학교였다. 우리반도 10명이 안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학교. 그 작은 학교에 들어서면서 어찌나 가슴이 벌렁거리던지. 학교가 어찌나 커 보이던지. 교실은 책상은 선생님은 또 얼마나 큰지. 나는 또 얼마나 작은지.  

1학년이 그런 마음이구나.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벌렁거리는 심장 때문에 자꾸 손수건에 손이 가던 그 때 그 마음을 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동화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어린 시절을 살살 깨워준다. 그 어린시절이 깨어나 내가 어느 순간 한방에 커버린게 아니라 켜켜이 쌓인 시간들 속에서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걸 알려준다.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나의 모습이 어떤 건지 생각하게 해준다. 

짧은 글 안에 반전이 깔끔하다. 캐릭터들이 너무 깎은 듯 하다고 해야 하나. 군더더기 없는, 상상의 여지가 덜한 캐릭터가 조금 아쉬운 듯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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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빈의 우승컵 구출 작전 클라리스 빈의 학교생활 2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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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그냥 읽었는데, <걱정하지마> 보다 먼저  이 책을 읽었어야 했다. 등장인물 소개도 루비 레드포드 시리즈 소개도 이 책에서 제대로 하고 있다. 얼렁 <영어시험탈출>도 읽어야 겠다. 

 클라리스가 현실적으로 겪는 핵심적인 사건은 학교에서 하는 독서대회이고 또 하나의 이야기는 책속의 책 루비의 이야기다.  

 독서대회, 학교에서 요구하는 독서대회는 교육적인 것이다. 클라리스는 루비 시리즈를 읽고 거기서 얻은 지혜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선생님들 눈에는 그것은 교육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교육적이란 말인가? 책을 읽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면 그것이 최고의 교육 아닌가?  

 독서대회에 참여하면서 클라리스는 평소에 싫어하던 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다. 그리고 단짝친구가 된다. 물론 이 때문에 베티와 갈등도 겪었지만 베티 역시 칼을 알게 되면서 칼과 친하게 된다.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알고자 하는 것이 관계를 형성하고 풀어나가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오해하기는 쉬워도 누군가를 진심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누군가를 이해하는 순간, 진실한 관계가 맺어지고 이를 통해 나는 더욱 확장된다. 이것이 우리가  평생 이루어나가야 하는 과업이며 특히 청소년기에 갈고 닦아야 하는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클라리스가 루비 시리즈에서 배운 것은 태도이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둘러싼 여러 측면에 대해 신중하고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클라리스는 생각을 했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그 가운데 친구를 얻고, 그 가운데 문제가 해결되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욱 풍부해 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책이 어떤 장르이든. 클라리스는 루비 시리즈를 통해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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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빈, 걱정하지마! 클라리스 빈의 학교생활 3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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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겉장이 유난히 너덜거리는 책을 보았다. 겉표지에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여자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토마토 싫어의 롤라 아냐?' 집어 들었더니 로렌 차일드의 동화란다. 로렌 차일드가 장편 동화도 썼네?  

 읽기 시작하자 마자 쉬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렸다. 아이들의 소소한 심리상태, 거기다가 곳곳에 숨어있거나 넘치는 유머, 걱정은 어디서 시작되는 걸까? 클라리스 빈은 이 걱정, 저 걱정으로 머리가 맑은 날이 없다. 그 가운데 위로가 되는 건 루비 레드포트 시리즈. 어린 여자 아이가 탐정인 시리즈 동화다. 사실 추리 소설을 읽다보면 걱정 같은 건 잊게 된다.  

 빈의 걱정이 어디서 시작되는지는 루비 시리즈 제목이 알려준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방법! 사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기에 걱정이 시작된다. 정확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기에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집 수리 문제도, 엄마, 아빠의 이혼 문제도, 그리고 새로 전학 온 스웨덴 친구 문제도.  

빈은 그걸 알았을까? 아무것도 모를 때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분명히 알고, 모르는 걸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걱정이 끊이지 않을 때는 걱정에 대해 생각하면 된다. 걱정이 진짜 걱정인지 아님 사서 걱정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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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컴퍼니 - 갈등을 푸는 대화의 기술
캐롤 킨제이 고먼 지음, 강현주 옮김 / 해바라기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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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 함께 일을 한다는 것,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저마다 다 다다르고, 저마다 다 똑같다. 다른 건 무엇이고 똑같은 건 무엇일까? 머피가 알아차린 건 사람들은 다 마음 속에 비슷비슷하고 고만고만한 불안이 있다. 어떤 불안? 자신이 자신일 때 인정받지 못할 것에 대한 불안.   

불안을 걷어내고 솔직해졌을 때 자신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를 결국 자신을 내 보였을 때만이 문제가 해결된다. 무엇인가를 내 세우고, 그 뒤에 불안한 자기를 숨겨 두려고 할 때 문제는 점점 꼬여 간다. 

고스트 컴퍼니는 조직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인간 유형을 보여 주고, 그 안에서 가장 필요한 건 열정, 그리고 개방적 의사소통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사람이 조직 안에서 돋보이게 만드는 건 열정이다. 열정은 문제에 집중하게 만드고, 더 많은 효율성을 가져오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강력한 열망은 여러 면을 돌아보게 만든다. 열정적으로 사고하기! 조직 안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고 조직에 기여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성장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그런데 몇가지 교훈을 위해 이런 우화적 설정이 정말 꼭 필요했던가? 어찌 보면 구구한 설명도 별 필요 없이 그런 사람 있잖아, 그럼 딱 떠오르는, 그런 사람이 뭐가 문제인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런 사람에 대해서만 얘기해도 감이 딱 잡히는 그런 이야기에 우화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모든 걸 설명하려 하였다면 그 역시 따분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우화 말고는 방법이 없었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다. 어떤 방법이어야 했을까? 필요한 이야기지만 막상 펼쳐놓고 하려면 잔소리 같고, 이야기로 만들어서 하자니 그것도 구구절절 쓸데없이 길어지는 것 같고. 딱 알아먹기 좋게 포장해서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듣는 사람 부담없이. 내가 요즘 내 딸한테 잔소리할 때 하는 고민과 똑같은 고민이 생긴다. 이 책을 읽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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