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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나만 미워해 ㅣ 이야기 보물창고 12
이금이 지음,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를 읽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세월이 지나 입는 옷도 쓰는 물건도 사는 곳도 다 달라졌지만 그래도 사람은 크게 안 변하는 구나. 다 고만할 때는 고만한 대로 느끼는 뭔가가 있구나. 그래서 갑자기 나 1학년 때 생각이 났다. 그 때 그 학교 전교생이 60명도 채 안되는 아주 아주 작은 시골학교였다. 우리반도 10명이 안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학교. 그 작은 학교에 들어서면서 어찌나 가슴이 벌렁거리던지. 학교가 어찌나 커 보이던지. 교실은 책상은 선생님은 또 얼마나 큰지. 나는 또 얼마나 작은지.
1학년이 그런 마음이구나. 손수건을 가슴에 달고 벌렁거리는 심장 때문에 자꾸 손수건에 손이 가던 그 때 그 마음을 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동화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어린 시절을 살살 깨워준다. 그 어린시절이 깨어나 내가 어느 순간 한방에 커버린게 아니라 켜켜이 쌓인 시간들 속에서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는 걸 알려준다.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나의 모습이 어떤 건지 생각하게 해준다.
짧은 글 안에 반전이 깔끔하다. 캐릭터들이 너무 깎은 듯 하다고 해야 하나. 군더더기 없는, 상상의 여지가 덜한 캐릭터가 조금 아쉬운 듯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