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북거, 아북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3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고 나서 맨 먼저 드는 생각. 실버부인은 정말 알피인줄 몰랐을까? 거북이는 그렇게 다 똑같이 생겼을까? 사람의 지문처럼 거북이 등껍질도 모두 조금씩 다른 모양은 아닐까? 나는 어쩜 알피 부인이 시침 뚝 떼고 호피씨의 사랑을 받아들이기 위해 알피를 버린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나같으면 모른척 그리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서다. 그러나 저러나 로알드 달은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기를 바랬을까? 무슨 생각은 생각, 그냥 재미있으면 됐지. 그럴 것 같다.  

아북거가 사실 거꾸로 목사님의 원조였다. 물론 거꾸로 목사님에서도 그 이야기는 나오지만. 사랑을 이야기 하고 사랑을 키워 나가는 저마다의 다른 방식? 클라리스 빈의 윌버튼 선생님이 이 책을 보았다면 아마도 휙 내던지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도대체 배울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런 따위의 책을 왜 만드는 거야?"   

아이들과 어른들의 세계 사이에 투명벽이 있지는 않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함께 산다. 물론 그들 나름의 세계의 특성은 있지만. 아이들이 은퇴한 노인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킥킥 댈 수 있다는 것, 아이들을 위해 노골적으로 은퇴한 노인의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발상의 전환이다. 물론 그 최고봉은 <멍청씨 부부 이야기>이지만. 하여간, 존경합니다. 달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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