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의 여름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2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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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들이

이북에 노부모와 아내를 남겨두고 어린 딸하나만 업고 내려온 빈털터리 화가와 사는 아내는 딸의 초상을 그리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울컥하여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여행에서 만난 며느리와 시어머니, 화자는 그들을 통해 자신이 헛살지 않았음을 확인받는다. 두 고부의 맞잡은 손 위에 화자가 자신의 손을 보태면서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이 부분에서 난 격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남남이지만 이렇게 한 마음으로 얽히는 것? 핏줄보다는 함께 한 시간이 주는 연민?

 

저렇게 많이!

가발을 쓰고 화려한 외출을 한 날에 만난 대학때의 연인. 그 연인은 돈 잘보는 역술인의 남편이 되었고 나는 과외선생이 되었다. 다들 돈 많은 사람을 만날 것을 꿈꾸며 헤어졌던 가난한 연인들은 돈은 없지 않으나 마음이 허한 그런 삼십대가 되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확인한 것은 자기와 같은 인간들이 저렇게나 많이 있다는 것. 그게 위안이 될까? 절망이 될까?

 

어떤 야만

푸세식에서 수세식으로 화장실이 바뀌던 그 시절. 먼저 앞서 새로운 문물과 새로운 관념을 받아들였던 사람들은 그들을 쫓아오지 못하는 사람을 야만이라고 몰아세웠고 그 몰아세움이 그들을 더욱특별하게끔 만드는 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돈! 자본주의가 우리의 온 몸과 세포에 낱낱이 스며들어 자본주의로 팽창했던 그 시절이었다.

 

포말의 집

돈벌로 미국간 남편. 남겨진 아내는 무료하다. 한가하다. 답답하다. 싫증난다. 그러다 건축전이 열리는 한 전시회에서 포말의 집이라는 집을 설계한 청년과 달달한 만남. 그러나 그것역시 포말처럼 사라진다. 포말이란, 결국 그렇게 꺼져 버리는 것, 사라지는 것 아닌가. 남편이 없는 빈집에서 병든 시어머니와 말없는 아들과 사는 아내는 아마 그렇게 스스로 포말이 되어 가는 것 아닌가.

 

배반의 여름.

무언가를 믿고 의지한다는 것이 어찌 그리 맥없는 짓인가. 아버지의 세번의 배반. 물, 수위, 그리고 전구라.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고 싶었던 건 뭘까? 스스로를 믿어라! 진실을 본다는 건 그만큼 고되고도 고독한 일이 될 것이다.

 

조그만 체험기.

억울함. 억울해서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 억울하지 않을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어떻게 하면 그런 세상이 올 수 있을까. 힘없는 자가 주인이 되면, 아니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의 구분이 사라지면... 그럼 힘은 어디서 생기지? 돈! 돈! 그렇구나. 돈이 주인인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세상이 와야 할텐데....

 

흑과부.

박완서 소설의 치명적인 매력은 인간의 이중성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다. 그의 그런 파헤침을 따라가다보면 나의 심장박동도 빨라진다.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얼굴이 붉어진다. 참, 이렇게도 낱낱이 들여다보며 사는 삶도 힘들었겠다 싶다. 표피만 보고, 표피에만 머무르며, 표피적인 생각만 하며 사는 사람들.... 왜 그럴까? 능력의 한계일까? 그것이 편해서일까?

 

돌아온 땅

월북한 삼촌 때문에 유학이 좌절된 딸과 함께 고향을 다녀오다 버스에서 한 취객을 보다. 그 취객은 젊은 여인에게 노래를 시키나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취객을 나무랐던 다른 승객에게 '너도 빨갱이지?' 삿대질 하던 그 순간에 승객은 모두 얼어 붙는다. 뭘까? 이런 공포. 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돌아보지 않은 채 자신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모두를 빨갱이라 몰아 부치는 그 취객. 박정희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안에 그 공포. 공포. 공포. 그저 멀미나 하는 수 밖에. 그 공포에 무너지는 자신을 차마 보지 못해.

 

상.

상을 받고 일그러지기 시작한 감초선생. 상이란 뭘까. 인정받고 드러냄이다. 우리의 마음 속에 인정받고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가. 인정을 위해 비교를 하고 경쟁을 한다. 하지만 비교하고 경쟁해서 이기고 하는 것이 내가 진짜 원하는 인정은 아닐테다. 시기심, 질투심 그 근원은 뭘까? 모두가 인정이 안 되는 이유는 뭘까?

 

꼭두각시의 꿈.

재수생, 그리고 그의 친구 성길이와 그 누나. 그들은 모두 욕망의 꼭두각시였다. 성길의 누나는 상처로 자신의 욕망의 실체를 깨달았고, 그 사건은 성길과 재수생 모두 자신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자신의 욕구를 깨닫고 스스로 자신의 욕구의 주인이 되는 것.

 

여인들.

해외 파견 근무를 하는 남편들의 아내들의 이야기. 아내들과 남편들에게 중요했던 것은 무엇일까? 단기간의 안정, 돈! 말라 비틀어져 딱딱하게 굳어가는 여인들의 심장.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두 할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미군에게 자신을 바치러 갔던 할머니와 숫총각 딱지를 떼어 주었던 할머니. 그들이 했던 행위의 의미는?

 

낙토의 아이들

지질학과 시간강사 남편과 부동산 투자를 하는 아내. 남편은 자신의 영역이라 생각되었던 답사와 강의를 아내와 아내의 사업 파트너인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빼앗긴채 스스로 위축된다. 비교하고 경쟁하며 순수를 잃어버리는 아이들. 무엇인가에 정신을 계속 홀리며 산다. 그렇게 꼭두각시처럼 수분을 잃어간다.

 

집 보기는 그렇게 끝났다.

남편이 갑자기 연행되었다. 아내는 병든 시어머니와 아이들과 남편의 부재를 견뎌야 한다. 시어머니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할 뿐, 그 부재의 시간은 오히려 자신들의 내면을 드러내고 그 동안의 질서와 화평과 교양을 깨뜨리는 시간이 되었다. 아내가 기대했던 살맛은 무엇일까?

 

꿈과 같이.

대학때의 전적 때문에 취업을 위한 서류 준비를 구비할 수 없었던 한 실업자의 이야기다. 그의 전적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지갑과 주머니에 손을 대는 장면이 섬찟하긴 했지만, 그 내면에 공감하기는 힘들었다.

 

공항에서 만난 사람.

공항에서 무대소 아줌마를 만나다. 나름의 자존심. 자존심에도 정답이 있는가? 스스로 자존하고 지존하면 되는 것이지. 무대소 아줌마는 그런 자존을 스스로 찾아 지켜 나가는 삶을 산 것으로 화자는 말한다. 우리의 삶을 생동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찾는 것 뿐이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 사이에서 자신을 찾으려는 애달픈 몸짓들이 나온다. 저렇게 많이! 포말의 집. 낙토의 아이들. 여인들.

=진정한 살맛이란 무엇인가? 집보기는 그렇게 끝났다. 공항에서 만난 사람. 흑과부.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모습을 찾는 일을 멈출 수는 없다. 배반의 여름. 꼭두각시의 꿈.

=인간의 비릿한 이중성. 차마 눈 뜨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럴 수 밖에 없는. 돌아온 땅. 어떤 야만. 흑과부. 상.

=그리고 분단의 아픔. 돌아온 땅. 겨울 나들이.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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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1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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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등단한 박완서의 작품들 가운데 1975년까지의 작품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세모

가난했다가 살만해진 한 여자의 이야기, 아들의 사립학교 자모회에서 겪은 이질감...

 

어떤 나들이

살만한 한 여자가 아침 댓바람부터 소주한병을 마시고 거리를 헤메고 다니는 이야기... 살만한데, 아무 걱정 없는데, 아무 할 일도 없는데, 그래서 여자는 종이짝 같다. 툭하면 찢어질 것 같은.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말단 공무원인 남편과 넉넉하진 않으나 그저 그런 살림을 꾸려 나가다 북에 갔던 오빠 때문에 곤란함을 겪는 여자가 뒷 집 여자와 만난다. 뒷 집 여자, 그 여자는 화가 남편과 시어머니와 장애를 가진 딸과 산다. 그 여자와 공감도 아닌, 질투도 아닌, 위로도 아닌 뭔가를 나눈다. 나누는 것이 이것 밖에 안 되나... 인생이 왜 맥빠지는 지 알것도 같다. 이렇게 마음을 다해 하는 것이 없으니.

 

부처님 근처

한국전쟁때 아버지와 오빠의 처참한 죽음을 목도했던 주인공...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서 그저 무작정 빌라는 대로, 절하는 대로 하고 돌아오던 길. 어머니의 편한 죽음을 지켜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자유함을 느낀다. 결국 죽어야 해결되는 문제였던가.

 

지렁이 울음소리

이것도 살만한 여자의 이야기다. 잘나가는 남편, 무던한 아이를 둔 주부가 욕쟁이라고 불리던 여고 선생님을 만나, 일탈을 꿈꾼다. 그 꿈꾸던 일탈마저 무탈로 끝나던 날, 여자는 지렁이 울음소리를 떠올린다. 여자가 원했던 건 뭘까. 마음으로 사는 것? 여자에게 삶은 그저 '물'에 머물렀다.

 

주말농장

살만한 여자들과, 살만한 여자들을 거칠게 바라보는 한 남자의 이야기. 여자들은 왜 이토록, 수다와 비교와 드러냄에 집착하는가. 여자들과 만득을 비교하면서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다 허망하고 허망할 뿐이다?

 

맏사위

가난한 동네에서 살만한 삶을 추구하는 엄마가 딸에게 부가한 의무. 의사사위를 만나 살만하게 살 것. 딸은 미술을 전공한 남자를 만났고 그 남자에게 살만한 삶을 강요한다. 그 장면을 목격한 엄마는 눈 앞에서 찌그러진 남편을 목도한다. 아, 도대체 살만한 삶이란 무엇인가. 내가 살만해서 이런 악다구니들이 덧없어 보이는가. 작가는 또한 이 시절을 겪었기에 그것이 덧없음을 이야기 하는 건가.

 

연인들

언제나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자신감에 넘치던 젊은이가 공권력앞에 무참히 자존심을 짓밟히고 '병신'이 된다. 무력한 자존심. 자존심을 지키고 사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특히나 공권력에 맞닥뜨렸을 때 겁먹지 않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 것도 같다. 음모의 톱니바퀴. 적당히 위축되고, 한없이 고분고분한 인간으로 만드는 그 톱니바퀴로부터 나 역시 자유롭지 않다.

 

이별의 김포공항

이 나라. 떠나는게 수인 나라가 되어 버렸나. 그들은 살만한 세상을 찾아 이 나라를 떠나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 생의 끝자락에 있는 노파마저 이 나라를 뜨려 한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그 이륙의 순간에 노파는 울음을 터뜨린다. 무엇이 문제인가. 떠난 그들, 남아있는 이들, 그리고 비행기에 있는 그..... 모두들 어떤 삶을 살고 싶어했나. 살만하다는 건 뭘까?

 

어느 시시한 사내 이야기

시시한 사내가 아버지가 물려주신 재산을 다 까먹고 변두리에 집한채 사서 이사를 간다. 그 사이 남자는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피임수술을 했고, 두 아이가 죽었고, 여자는 상상임신을 한다. 남자의 앞집 남자 김복록은 부자인데다가 약자를 짓이기는 데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 탐욕스런 인간이다. 남자는 늘 사는 데 멀미를 느낀다. 삶에 대한 무력감, 혐오감, 신물, 이골..... 뭐가 됐든 그 역시 살만하면서도 살만하지 않은 그런 사람이다. 김복록 역시 너무나 물적이기에 허망한 그런 사람이지 않았을까. 멀미 없는 삶이 살만한 삶이겠지.

 

닮은 방들

단독주택 살다가 독립해서 이사간 아파트에서 앞집 여자를 사귀고, 앞집과 비슷하게 인테리어 하고, 앞집과 똑같이 장봐다가 밥해 먹고, 닮은 방에서 닮은 삶을 산다. 살만해 졌는데도, 마음은 늘 허전하다. 살만한 모든 것들에, 닮아 있는 모든 것들에 신물이 난다. 앞집여자가 없는 어느 날 밤, 여자는 앞집남자의 옆에 눕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 문제인가.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유독 부끄러움이 많았던 주인공은 여차저차해서 세번 결혼을 한다. 성실한 농부와 대학강사,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업가. 세번의 결혼 생활에서 여자는 마치 부유하듯 한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심지어 그것이 남의 삶인지, 내 삶인지 분간도 되지 않는채.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진정 부끄러운 일을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 것이어야 할텐데. 진정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재수굿

부잣집 과외를 시작한 주인공. 그 부잣집에서 부자에 대한 기존의 편견과 아무 상관없는 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 점차 적응해 가던 주인공이 한순간 의외의 장면을 목격한다. 부잣집에서 벌어지는 굿을 본 것이다. 부자들도 불안하다. 왜? 지금의 살만함이 뿌리가 없다. 지금의 살만함이 너무 좋아서, 그게 언제 무너질지 늘 불안하다. 더 나아가지 못 해 불안하다? 불안은 누구에게나 있다.

 

카메라와 워커

어렸을 때 부모를 잃은 조카를 고모는 끔찍히 아낀다. 자기 자식보다도 더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고모와 할머니의 꿈은 하나다. 조실부모한 그 조카가 일요일날 카메라를 메고 야외로 놀러갈 수 있을만큼만 사는거다. 그러나 조카는 심드렁하다. 사는 건 또 뭔가? 어린 그에게나 나이든 고모와 할머니에게 살만한 건 또 뭔가.

 

도둑맞은 가난

너무나 가난하다. 한 때 살만했으나 좀 더 살만한 걸 추구했던 엄마 덕분에 집안형편은 더할나위 없이 쪼그라들었고 더이상 살만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할 대목에 엄마는 살려고 노력하는 딸만 제껴놓고 죽음을 선택했다. 남아 있는 딸은 살려는 노력과 더불어 한남자를 선택했다. 그 남자가 함께 살려고 노력할 수 있는 동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그러나 알고보니 그 남자는 아주 살만해도 넘치게 살만한 남자였다. 가난을 놀이로 체험학습으로 여기는.

남자는 떠나고, 남자가 던져준 살만한 제안도 버리고, 여자는 살맛나는 가난을 잃어버렸다. 가난이 사라진게 아니라 자신이 애틋하게 여겼던 가난을 잃어버린 것이다.

 

 =70년대가 그랬던 것 같다. 모두들 살만해지려고 노력하던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 가운데 아직 살만하려면 멀었던 사람도 있었고, 이미 살만해진 사람도 있었고, 그래서 너도 나도 곁눈질 해가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던 그 시절. 이미 살만해진 사람들은 마음 속에 멀미나 따분함, 혹은 자기 혐오, 신물 같은 것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그런 시절이었던 것 같다.

 뭔가 어설픈 구성인 듯 보여지는 대목도 군데군데 있었다. 주말농장의 만득이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없었고, 이별의 김포공항에서 소녀에서 할머니로 화자가 바뀌는 듯한 대목도 따라가기에 조금 껄끄러웠다. 닮은 방들, 카메라와 워커, 그 밖의 많은 작품들에서 그래서 뭐? 이렇게 소리치며 잡아 흔들고픈 그런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살만하다는 게 과연 뭘까? 물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정신적으로 많이 부족한 삶을 사는 듯 하다. 만족이 없으니. 정신적 만족은 어디서 생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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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외계인 미래의 고전 28
임근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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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뺑소니.

배수호와 황지후의 이야기. 배수호는 집안 형편 때문에 동생하고도 헤어져 살고 밤낮없이 일하는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 황지후는 반에서 제일 작은 여리디 여린 아이, 왕따? 수호가 거짓말을 하고 지후와 수호가 한밤에 운동장을 뛰는 이야기. 수호는 돈을 안 물어도 되었고, 지후는 친구를 얻었다. 수호의 내면이 좀 더 내밀하게 보여졌다면 더 공감이 갔을까?

 

마트에서 만난 할머니.

이런 할머니를 보았다면, 만났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군가 찾겠지.... 그러면서 그냥 스쳐 지나가겠지. 가끔씩 생각이 나더라도,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도와 줬겠지... 하면서 도리질을 하겠지. 생각하면 뭐해, 하면서. 분홍 블라우스 그 할머니가 어쨌든 안전하고 편안한 곳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생각나는 거 말고 다른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쌩쌩이 대회.

질투하는 아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착해 보이려고 하는 아이, 한마디로 내숭 떠는 아이, 나의 이야기다. 이기고 싶은 마음, 본모습을 감추는 자신의 모습이 부질없고 한심스럽다는 걸 조금더 분명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공짜 뷔페.

마음이 아프다. 그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고, 그 아이들에게 가혹한 어른들 때문에.

 

마음으로 쓰는 편지.

진실이의 진실. 진실이가 진실이라 이야기가 더욱 극적이다. 진실이가 어떻게 해서 아프게 되었는지 좀 더 그 개연성을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왔더라면.....

 

달리고 달리고.

긴박하다. 달리고 달리는 만큼. 회상과 현재가 조금 헷갈리기도 하다. 하여간 달리고 달렸던, 물론 전철에서는 어쩔 수 없었겠지만 마음만큼은 달려야 했던 토요일의 그 아침이 숨가쁘다. 말총머리 누나와의 인연이 정말?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의아스럽기도 하다.

 

내 친구는 외계인.

정말 외계인이었으면 좋겠다. 한나가. 그리고 민정이도 왜 그랬는지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나가 외계인이었을수도 한나가 스스로 외계인이고자 노력했던 증거들이 곳곳에 남겨 있었다면 이야기는 더욱 찡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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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1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5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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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나는 것과 길러지는 것.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소설을 보면서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 가운데 하나는 이런 것이었다. 사람은 타고나는 것이 더 중요할까? 길러지는 것이 중요할까? 그보다는 각자 자신이 생겨먹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거기에 맞게 지금을 사는게 더 중요하겠지.

거부 개성상인 전처만의 장손녀로 태어난 태임, 그리고 그의 남편 종상, 그들의 딸 여란과 아들 경우, 그리고 대를 이어 이들과 얽히는 박승재. 그리고 태임의 이부 동생 태남이의 이야기다. 그들이 조선말기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어내는 이야기다.

계급제도가 무너지고 새로운 사회질서와 변화가 도래하는 그 시기에 사람들이 아, 이렇게 변해가는 거구나, 사람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난 그 모습을 읽어 나가면서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기 위해 유리한 조건을 본능적으로 알아본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타고난 그릇들이 있는 것 같다. 그 그릇을 각자 살아가면서 조금 모자라거나 아님 넘치게 부어 나갈 뿐 그릇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 것 같다.

태임의 미망은 무엇이었을까? 종상의? 경우의? 여란의? 승재의? 태남의 아들 경국의 미망은 무엇이었을까?

태임의 미망은? 어린 종상.

어린 종상의 의미는? 악착같이 뭔가를 쫓아 가는 것. 무엇을? 자존심? 민족의식?

미망이 미망일 수 있는 건.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승재는 그것이 자신에게 없는 것이라고 중요했고, 태임에겐 그것이 옳기에 중요했다? 그러고보니 태임의 미망이 어느새 자신의 꿈에서 종상의 어린 시절에 대한 미망으로 옮아가고 있었다. 태임이 마지막에 종상을 떠올리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태임은 어린시절 할아버지로부터 허난설헌과 같은 뛰어난 여자로 살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 세상이 여자로서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으나 결국 그 한계를 뛰어 넘는다는 것이 이부 동생 태남에 대한 애착 혹은 집착으로 밖에 되지 않았다. 태임이 자신의 인생 속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여란 역시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했으나 결국 상철과의 사랑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개척의 여정을 끝낸다.

여자들에게는 민족이 중요했다. 그래서 태임은 어린 종상을 잊지 못했고, 태남을 지원했고, 여란은 상철에게 실망했던 것이다. 왜 그들 스스로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스스로 행하는 것이, 스스로 행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나의 미망은 무엇이며,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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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숨어 사는 푸른 기와집 파랑새 사과문고 16
송재찬 지음, 김경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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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이야기라고 해도 될려나.

시골로 내려간 도시 아이들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우연찮게 연속해서 읽게 되었다. 바투 이어 읽은 건 아니지만.

한윤섭의 <우리 동네 전설은>

황선미의 <소리없는 아이들>

그리고 송재찬의 <아버지가 숨어 사는 푸른 기와집>

 

시골은 비밀과 도전과 모험이 도처에 널려 있다. 도시는 복잡한 듯 하지만 비밀과 도전과 모험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기에는 너무 비좁고 빤하다. 왜냐하면 독자의 대부분은 도시에 살고 있기 때문에....

 작가들의 시골에서 보낸 성장기에 대한 향수와 도시 독자들의 시골에 대한 막연한 동경, 잘 모르기에 가지는 신비감 같은게 보태져서 시골 이야기들이 성장이라는 주제와 단골로 버무려지는 듯 하다.

 <아버지가 숨어 사는 푸른 기와집> 가족으로 부터 떨어져 나와 자기 살 곳을 찾아 시골로 간 아버지, 숨어 산다고 하는 것이 맞는가? 누구로부터 무엇으로부터 숨는다는 건가?

 주인공 여자 아이가 자신도 알 수 없는 분기탱천한 마음으로 불현듯 결정한 시골행에서 아이는 친구를 사귀고, 남자 아이에게 살짝 설레는 마음도 가져보고, 비오는 날 정신이 오락가락 한 채로 딸을 찾는 아버지 집의 전주인 며느리를 만나고, 아버지와 함께 그 며느리의 정신을 고쳐보려 힘을 모은다.

 성장은 도전과 응전 속에서 이루어진다. 주인공 여자 아이는 시골생활이라는 도전 속에 나름의 응전을 한다. 특히 가장 가열찬 응전은 비오는 날, 머리와 눈이 풀어진 채 죽은 딸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껴안는 미친 여자를 만나고, 그 여자를 돕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응전이다.

 그 속에서 주인공은 성장한다. 그 성장이란, 이제 스스로 자신을 돌보며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친구의 사정도 헤아리고, 아버지의 심정도, 그리고 엄마의 부재를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마음 자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마음 속에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성장이란 도전과 응전 속에 자신의 마음 자리를 넓혀 가는 것일 게다. 시골은 색다른 도전과 응전이 가능한 곳일테고.... 갑자기 시골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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