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한알 속의 우주
장일순 지음 / 녹색평론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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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가에서 생명운동가로, 우리 시대 참 지식인들의 정신적 지주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말씀을 모아 엮은 책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이 함께 살아야 하는 우리 시대의 소명을 기독교, 불교, 동학 사상의 공통적인 세계관을 통해 말씀하고 계신다.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인생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스승을 만나고 어떤 벗을 사귀느냐가 모르는 사이 그 사람을 대부분 결정짓기 때문이다. 가끔, 문제를 안고있는 많은 현대인들이 그들의 정신적인 삶을 돌봐줄 '스승'을 만났더라면 적어도 인생에서 '황폐함'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우리 세대는 참 안된 세대란 느낌이다. 진정 스승으로 모실만한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내 이런 푸념을 들은 무위당 선생께선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하늘, 땅, 산, 개미, 모기, 똥 그 어느 하나 스승 아닌 것이 어디 있겠느냐. 다 마음가짐 나름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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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거미줄 창비아동문고 51
E.B.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경 옮김 / 창비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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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때 읽고 다시 읽는 동화책.
작고 약하게 태어난 돼지 윌비와 거미 샬로트의 우정 이야기.
나는 샬로트처럼 누군가에게 저토록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좋은 작품이 담고있는 메세지는 모든 종교들이 궁극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 일치한다.
그래서 좋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 작품도 결국엔 종교적이란 생각이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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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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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읽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이 생각났다.

우리가 생각하는 '발전', '진보'라는 게 어떤 관점에 누구에 의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이 사실은 어릴적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생활 속에서 물든 습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라다크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시골 구석구석까지 대중매체를 통해 서구의 특정한 경제 체제와 소비가 강조된 생활 습관이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 이것이 '자연볜늑? 않다는 것을, 오히려 자연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서둘러 알아채고 이 확산을 막도록 노력할 일이다.

아울러 문화적 다양성이란, 사리를 입는 사람이 다양한 청바지 회사의 청바지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과학이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분화되어 소위 '전문화'되어가고 있는 이 흐름에 정면으로 맞설 '비전문' 지식인이 필요하다. 그는 보다 여성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으로 전혀 다르게 보이는 여러 분야의 관련성을 알아보고 그 분야들을 서로 연결할 것이다. 지금껏 내가 하고싶었던 일은 영화나 미술이 아니라, '나'를 돈벌고 유명하게 해줄 것이 아니라 다함께 잘 사는 일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새삼스레 느꼈다.

두 말이 필요없는 좋은 책이지만 내게 이 책이 무엇보다도 뜻깊은 이유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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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빅터 챈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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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보름이 넘도록 정성을 들여 읽었다. 매 단원을 넘어갈 때마다 단순하고 소박한 진리를 몸으로 실천해내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삶에 감동해 눈물이 났기 때문이다. 책장이 한 장씩 넘어가는 것도 아까워 꼭꼭 밥알 씹듯이 음미하며 읽었다.

진실은 언젠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선함은 결국 악함을 이겨낸다. 우리는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또 어른들에게 이런 진리를 배웠다. 그런데 머리가 굵고보니 어른들한테서 옳다고 배웠던 것들이 쓸모없어진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살아가는 데 거추장스럽거나 괜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진리'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어른들은 어린 세대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가장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진리는 '동화책 속에나 나오는 얘기'로 둔갑하고 '동화'를 믿는 사람들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나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과 우주의 섭리와 자연의 이치, 동화와 샤먼, 진리, 착한 것이 이긴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이런 나를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믿고있는 것들이 멀리 내다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보다 더 현실적인 것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물일곱 해를 살아오며 경험한 것에 따르면, 나만 생각하고 나만 행복해지려 애쓸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행복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이타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어떤 장난꾸러기 할아버지에게서 공감할 점을 발견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누가 뭐래도 용서는 미움을 이기고, 선함은 악함을 이기고, 동화는 사람들이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기고, 사랑은 분노를 이기고, 평화는 전쟁을 이긴다. 결국에 정의는 승리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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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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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바우돌리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믿지 맙시다, 장미의 이름 제작노트 등을 통해 내겐 이미 익숙한 움베르토 에코식 글 쓰기, 그리고 읽기. 9개국어를 하고 세계 곳곳을 여행했으며, 엄청난 분량의 글을 써낸, 진지한 사색가이기만 할 것 같은 그의 재치있는 시평 모음집이다. 엄살이 잔뜩 섞인 과장과 익살을 통해 세계 최고의 지성에게도 이탈리아인 특유의 성정이 흐르는 것을 확인하곤, 천재도 인간이구나 안도하게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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