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빅터 챈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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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보름이 넘도록 정성을 들여 읽었다. 매 단원을 넘어갈 때마다 단순하고 소박한 진리를 몸으로 실천해내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삶에 감동해 눈물이 났기 때문이다. 책장이 한 장씩 넘어가는 것도 아까워 꼭꼭 밥알 씹듯이 음미하며 읽었다.

진실은 언젠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선함은 결국 악함을 이겨낸다. 우리는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또 어른들에게 이런 진리를 배웠다. 그런데 머리가 굵고보니 어른들한테서 옳다고 배웠던 것들이 쓸모없어진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살아가는 데 거추장스럽거나 괜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진리'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요즘 어른들은 어린 세대들에게 '정의가 승리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가장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진리는 '동화책 속에나 나오는 얘기'로 둔갑하고 '동화'를 믿는 사람들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나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과 우주의 섭리와 자연의 이치, 동화와 샤먼, 진리, 착한 것이 이긴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이런 나를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믿고있는 것들이 멀리 내다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보다 더 현실적인 것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물일곱 해를 살아오며 경험한 것에 따르면, 나만 생각하고 나만 행복해지려 애쓸 때보다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행복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이타적이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어떤 장난꾸러기 할아버지에게서 공감할 점을 발견하게 되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누가 뭐래도 용서는 미움을 이기고, 선함은 악함을 이기고, 동화는 사람들이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기고, 사랑은 분노를 이기고, 평화는 전쟁을 이긴다. 결국에 정의는 승리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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