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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기행 - INDIA
강석경 지음 / 민음사 / 2001년 7월
평점 :
지금으로부터 한 15년 쯤 전에 30대 후반의 소설가가 홀로 넉 달간 인도를 배회하고 다녔다. 자유를 사랑하고 고독을 선택할 줄 알았던 그녀. 자신을 변화시킬 만한 무언가를 찾으러 인도로 떠났던 그녀가 얻어온 답은 '변화의 힘은 결국 내 안에 있다'는 것.
소설가가 바라본 인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면서 책을 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넉 달 동안 여기저기 헤매다닌 것 같기는 한데 그녀가 인도에서 발견한 것은 굳이 인도에 가지 않았어도 되었음직한 결론이라는 점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아니, 같은 결론이라고 하더라도 과정이 조금 달랐더라면- 그녀가 인도에서 정말 인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조금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인도의 삶과 인도라는 땅의 진정성을 발견하려고 노력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세상의 별은 다, 라사에 뜬다>는 아름다운 제목의 소설을 쓴 사람이라고 하기에 그녀의 기행문을 기대했었는데, 마치 남의 재미없는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다. 아름다운 소설 제목하고는 또 다르게 그녀의 시야는 폭이 좁고 깊이도 얕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말이다.) '자기'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인도를 보려고 한 번만이라도 노력했더라면 아마 인도는 그녀에게 굉장히 멋진 선물을 많이 주었을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