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부메의 여름>과 <살인자들의 섬>을 읽었다.
이 바닥(미스테리 소설)에서는 화제작이라면 화제작인 책들인데, 둘 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음은 물론이다.
태평양을 사이에 둔 먼 나라 미국과 일본의 소설들이면서 공교롭게도 올해 거의 동시에 우리 나라에 소개된 이 작품들의 묘한 공통점 또는 상호 연관성이 눈에 띄여 무척 흥미롭다.
두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950년대 초반이다. 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점,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다수는 전쟁에 참전했던 경험자들이다. 그리고 전쟁의 참혹한 경험이 그들의 심리 상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에 씌여진 작품들이지만, 작가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인간의 내밀한 마음을 드러내고 싶어한 듯 하다. 전쟁으로 인한 영향을 받았지만, 그 영향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일맥 상통한다. 두 작품 모두 사건의 배경이 병원이라는 점도 공통점들 중 하나이다. 전쟁과 병원, 그리고 내면이 상처 받은 주인공. 전후의 쓸쓸하고 우울한 분위기. 전승국인 미국의 참전 용사였던 <살인자들의 섬>의 테디와 패전국 일본의 병사였던 <우부메의 여름>의 세키구치의 전쟁 경험의 미묘한 차이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체적인 구성과 큰 틀에 있어서도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그러면서도 개성있고 뛰어난 두 작품,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한 번 더 반추해 보면 더욱 재미있는 감상이 가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