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안법에 대한 찬반 논란은 이해할 수 있다.
비록 개인적으로 국가 보안법의 폐지에 "광화문 깃발론" 운운하며 반대하는 자들의 논리를 전혀 수긍할 수 없을지라도 말이다.
그 논의의 중심에는 이념과 사고, 가치관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 수도 이전을 놓고 벌이는 논의의 찬반 진영이 국가 보안법에 대한 찬반 진영과 거의 겹쳐진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갖은 이유를 들이댄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겹쳐지는 행정 수도 이전 반대자들의 반대는 내게 단지 반대를 위한 반대, 내가 반대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반대로 밖엔 이해 되지 않는다. 찬성을 위한 찬성도 없지 않아 있을것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수도권의 과밀 현상과 서울의 포화상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내가 싫어하는 정권의 정책에는 절대 찬동할 수 없다. 그럴 바엔 지방 분권을 포기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헌법 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특별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내려지자 마자 뉴스 사이트에 댓글을 달아대는 수많은 네티즌들의 모습에서 나는 이성적 국가 정책 판단 능력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그곳에는 단지 정치적 정파의 다름으로 인해 벌어지는 흑백 논리가 있을 뿐이다.
정치를 혐오하고 싸잡아서 정치권을 욕하다가도 정책적 사안에 있어서는 지극히 정파적이고 당파적인 판단을 내리는 유권자들이 많을 수록, 그리고 정책적 사안을 정파적이고 당파적으로 해석하고 대중을 쇄뇌하는 수구 언론이 있는한, 이땅의 정치권에서 정상적인 정치개혁과 건전한 정책대결은 요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