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갑자기 운전을 하다가 눈이 하얗게 멀어버린 남자로부터 눈먼 자들의 도시는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저 평범하게 혹은 평화롭게 살아가다가 아주 갑자기 아무런 경고도 어떤 사전 예측도 불가한 상태로...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아서이지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을 두려움 속에 몰아넣는 내용이 별로 반갑지 않았다. 후배의 강한 추천만 없었더라면 도중에 책을 집어던졌을지도 모른다.

눈이 멀어버리는 것이 전염병처럼 번져서 어느 순간 눈이 멀어버린 도시, 그 속에 단 한 명 눈을 멀지 않은 사람이 있다.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믿고 있던 모든 것들과 진리들이 혼란 속에서 사라져버리고 그녀는 그런 모든 것들이 우리가 눈을 뜨고 있기에 지킬 수 있었던 것임을 깨닫는다. 모두가 소경인 세상, 그래서 소경이 아닌 단 한 사람이 차라리 눈을 감고 싶은 그 세상은 그저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힘으로 밥을 얻고 밥을 얻기 위해 눈을 멀기 전의 나를 버리고 몸을 파는 세상, 먹기 위해 타인을 죽일 수도 있는 세상, 모두가 눈이 멀었기에 일체의 행동에 남을 의식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눈이 멀었다는 것은 모두가 눈이 멀지 않았다는 것과 다르지않다. 이제 모두라는 말의 힘으로 모든 진리를 짓밟고 모든 가치가 바뀌어도 아무도 할 말이 없다.  눈이 멀지 않은 모두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모두라는 이유로 우리는 어떤 이들의 삶을 소리없이 지배하고 있는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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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chid 2006-07-06 15:46   좋아요 0 | URL
흑흑... 괜히 추천해드렸나봐요..ㅠㅠ...


씩씩하니 2006-07-06 17:43   좋아요 0 | URL
맞어 넘 재미가 별루 였잖어,,ㅎㅎ
나 머리 안좋아서,잼 난 책만 좋아하는거,,알면서!!
 
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출근 길에 가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게된다. 속물같은 근성인지 몰라도 이상하게 백인을 보면 노동자라는 생각이 안드는데 나보다 피부가 검은 사람을 보면 당연히 '노동자'라는 생각이 든다. 노동의 신성함하고는 당연히 아무 상관이 없이 단지 피부색에 대한 편견에서 기인한 나의 사고는 언제부터라고 할 것도 없는 고질적인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 신우와 네팔인 카밀의 사랑이야기이다. 안녕하세요란 뜻의 네팔어 '나마스테'를 통해 둘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된다.  피부색만으로 무시하고 착취하고 억압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거리를 지날 때 만나는 그들을 바라 볼 때의 나의 곱지않는 시선과  한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다룬 다큐를 대하는 나의 무관심 속에......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한다고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조건들을 맞추고서야 감정의 조율, 사랑의 시작이 가능했는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을 어떤 비교도, 사회의 비난도 무시한채 빠져들 수 있는 순수가 내게 있는지 모르겠다. 신우가  찾아가는 사랑은 카밀의 완전한 사랑을 얻지도, 또 주위의 인정도 받을 수 없는 외롭고 쓸쓸한 길이지만 기꺼이 함께 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 길 끝에는 나 아닌 나, 그 아닌 그가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슬픔도 어떤 타인의 나라에 대한 절박한 삶의 문제도 아닌 '사랑'의 이야기로 '나마스테'란 책을 읽는다. 내게도 카밀처럼 운명의 사람이 찾아온다면 무모할지언정 용감하게 그렇게 사랑을 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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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랑 호주 경기 보면서 다림질 하고 빨래 개고 그러다보니 전반전이 끝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행운이 아무래도 일본 쪽에 있는 것도 같고 몸도 고단하기에 경기에 몰두한 울 신랑한테 '경기 끝나면 결과만 알려줘'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외수의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옆집에서 '와'하는 함성이 들렸다. 에잉? 무슨 일? 하고 거실에 나갔더니 울 신랑 소파에서 읽어나서 좋아서 몸이 뒤틀고 있다. '호주가 한 꼴 넣다..흐흐흐...'.....

과거 우리에게 저지른 만행에 대한 대가인지 멀쩡한 우리 땅을 지들 땅이라 우긴 결과인지 몰라도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경쟁심이 세계인이 하나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우리 마음을 빵빵하게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한 골 넣었을 때와 같은 무아지경의 흥분....갑자기 호주인과 하나되고 기분이 째지는 이 환상적인 카타르시스~~

암튼 '잘됐네'하며 다시 들어올라구하는데 그저그런 내 반응이 못마땅한듯 울 신랑이 강하게 한번 나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다시 와서 누워서 책 몇 장을 넘겼을까.  옆집이 먼저인지 울 신랑이 먼저인지 다시한번 기쁨에 찬 함성이 들려온다. 쿵쿵....울 신랑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호주가 또 넣은거야?' '야,,,죽인다' 죽여? 암튼 울신랑의 저 흥분되고 상기된 얼굴은 결혼하고 4년만에 첫 아이를 안았을 때와 거의 비슷하다. 이제 추가시간 3분이 남았으니 나도 마저 보구 들어가야지하고 함께 앉았는데...이게 왠일? 또 한골...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울 신랑은 정말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이런 순간에 이번 아시아대표들 경기 성적을 보아서 월드컵 출전 티오를 조정한다든대..하는 말은 속으로 삼키기로 한다.

자려구 누웠는대도 울 신랑의 흥분이 전해오는 것 같다. '오늘 진짜 기분 깔끔하다...'ㅋㅋㅋ 일본축구여 우리에게 이렇게 큰 선물을 안겨주어서 베리베리 땡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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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김삼순 2006-06-13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호주를 응원했어요~같은 아시아라지만 일본은 그냥 쫌^^;;
어제 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무슨 개그쇼인줄 알았다니깐요~
그런 축구경기를 월드컵에서 맛보기는 아마 드물꺼예요^^
실수에 실수,,웃긴 동작들,,암튼 호주의 통쾌한 역전승~저도 좋았어요^^

2006-06-13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6시 30분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사랑의 기쁨'이 내 단잠을 깨운다. 알람벨을 바꾸든지 기쁘긴 뭐가 기쁘냐구 더 자구 싶은 맘이 굴뚝 같은데.....

옆에서 쿨쿨 생각없이 자고 있는 신랑, 신혼 때는 내가 뒤척이기만해도 일어나서 나름 멋지게 웃어주기도 하드니 요즘은 내가  아파서 낑낑거려도 깨우기 전에는 아는 척도 안하다.

쌀 씻어서 안치고, 아욱국 국물 내려구 멸치랑, 다시마랑, 파 뿌리랑 넣고 안쳐두고,

오늘은 뭔 반찬을 만들까? 그래 간단하게 야채셀러드(몇일 전 후렌드 생일이라 레스토랑서 만난는대 아이들이 셀러드를 손을 대지도 않기에 몽땅 싸와서 한번 더 씻어 냉장시켜뒀더니 뭐 그런대로 싱싱하다 ㅋㅋ 궁상인지, 알뜰함인지...맞어 알뜰함,,,,나의 알뜰함에 박수 짝짝짝,,,)랑

계단말이 해야지 싶어서 부추 썰구 당근 썰어서 뚝딱 만들고 그 사이 국물 다 만들어져서 된장 풀고 엄마 생각 해가며 파란물 나올 때까지 아욱을 박박 씻어서 안쳐두고...

이제 아이들 깨울 시간~

온갖 야양 다 떨어가며 깨워서 엎어서 화장실까지 대령시켜주고

그 사이 왠일로 말도 없이 신랑이 일어났네..

아침이면 늘 미안한 맘이 있는지..와서 꼭 안아주는거 거 하나는 봐줄만 하다..

그래도 울신랑 밥 푸고 국 퍼서 먹는건 알아서 하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아침을 먹게 해주고 나의 치장 시간, 씻고 화장하고,

아이들 머리 묶어주고 한약 데워주고 그러니 출근시간이 빡빡하다.

애들아, 사랑해 다녀올게...하며 계단을 뛰어 내려와서 

운전대를 잡으니 그제야 휴우~ 한숨이 나온다...

맞벌이로 살아가는 모든 엄마들의 아침이 이렇게 다 정신없이 지나가겠지..

지극히 평범한 나의 아침으로 이렇듯 늘 새로운 하루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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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6-1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알뜰하심에 박수보냅니다.남편분도 아시는것 같네요..정말 바뿌시죠..일하는 엄마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거같아요.
 

육체와 정신이 하나라는 것이야 진즉에 알았지만 현충일날 삐끗한 허리 덕분에 완전 실감에 통감을 하고 있다.  앉아있기도 힘드니 그냥 일에 의욕이 없구 탁 누워서 잠이나 잤음 싶다..

게을러서인가? 하긴 나의 후렌드에 의하면 내가 집안일을 너무 유난스럽게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다구, 너 나중에 아이들 생각해서 가사일 따위 눈 감고 건강을 챙겨라,,하며 위협 섞은 걱정을 해주었다.

후렌들 아들이 울 딸내미한테 관심이 있으니깐,,혹시 사돈이란 관계루 엮이게 될까 심히 걱정해주는건 아닐까?ㅋㅋㅋ

암튼 그저 양말 두켤레 비비고 일어난 것이 이런 막대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을 알게되면 다들 집안 일엔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지인들이 실망을 할테구..

그나저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의사 말대구 그저 운동 열심히 하려구 노력을 해야겠다. 수영이 좋다는대..시간이 없어서 어쩌지? 시간 핑계 대지 말라구 의사가 무지 강하게 말해서 조금 부끄러운 생각은 들었지만.....

퇴근해서 옷도 걸지 못한 채 침대 위에 대충 벗어두고 정신없이 저녁 준비하고, 2-3일에 한번은 청소 랑 빨래도 해야하구 아이들 숙제도 봐줘야하고, 학습지에 책읽으라 잔소리도 해야하구, 또 가끔은 텔레비젼도 잠깐씩 봐주는 센스를 발휘하다보니 여간 바쁜게 아니다...

그래도 운동 열심히 해서 허리 건강을 얼른 회복해야지...허리야말루 엄청 중요하다고들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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