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스테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출근 길에 가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게된다. 속물같은 근성인지 몰라도 이상하게 백인을 보면 노동자라는 생각이 안드는데 나보다 피부가 검은 사람을 보면 당연히 '노동자'라는 생각이 든다. 노동의 신성함하고는 당연히 아무 상관이 없이 단지 피부색에 대한 편견에서 기인한 나의 사고는 언제부터라고 할 것도 없는 고질적인 것이다.

이 책은 한국인 신우와 네팔인 카밀의 사랑이야기이다. 안녕하세요란 뜻의 네팔어 '나마스테'를 통해 둘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된다.  피부색만으로 무시하고 착취하고 억압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거리를 지날 때 만나는 그들을 바라 볼 때의 나의 곱지않는 시선과  한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다룬 다큐를 대하는 나의 무관심 속에......

사랑은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한다고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조건들을 맞추고서야 감정의 조율, 사랑의 시작이 가능했는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사랑을 어떤 비교도, 사회의 비난도 무시한채 빠져들 수 있는 순수가 내게 있는지 모르겠다. 신우가  찾아가는 사랑은 카밀의 완전한 사랑을 얻지도, 또 주위의 인정도 받을 수 없는 외롭고 쓸쓸한 길이지만 기꺼이 함께 죽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 길 끝에는 나 아닌 나, 그 아닌 그가 기다리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슬픔도 어떤 타인의 나라에 대한 절박한 삶의 문제도 아닌 '사랑'의 이야기로 '나마스테'란 책을 읽는다. 내게도 카밀처럼 운명의 사람이 찾아온다면 무모할지언정 용감하게 그렇게 사랑을 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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