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늘 삶아서 주시던 멍멍이 고기를 싱싱한 생고기루 그것도 제일 맛있다는 뒷다리로 덜컥 가지고 오셨다. 생긴건 전생에 무수리였던 것처럼 생겼지만 식성이 나름 까다롭고 따지는 것도 많아서 개고기도 입에 대보지 않은 나인대....휴우 한숨부터 나온다.
그렇다고 아들 위해서 가지고 온 개고기를 박대할 수도 없구 매일 아침마다 개고기를 먹어도 먹겠다는 멍멍고기 마니아 울 신랑의 쩝쩝 입맛다시는 소리를 무시할 수도 없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울 친정이야 여름마다 멍멍이 한마리 씩의 살신성인을 통해 더위를 이겨내고 있는 집안이다 보니 허름한 보신탕집 맛 정도야 넘어선지 오래이다.
일단 개를 씻어야하는데 왠지 속이 미슥거린다. 남편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울 비실비실한 아그들을 위한 일이 아닌가? 어,,,이렇게 생각하니 불끈 힘이 솟는다. 큰 솥에 멍멍이의 불쌍한 다리 한 쪽을 넣어서 한번 삶아내고 된장, 생강, 대파를 넣고 2시간을 푹 삶았다. 옥상이 있으니 살겹살 구워먹을 때만 좋을지 알았는대 고기가 다 익은 저녁에는 바람도 서늘하지 분위기 딱이다. 울 딸내미들이랑 신랑은 너무 연하다, 맛나다를 연발하면서 개다리를 뜯고 나는 소리없이 곁에서 신김치에 밥을 말아서 먹었다.
울 신랑 먹다 생각하니 땀 뻘뻘 흘리며 개고기 삶아낸 마누라가 딱한 생각이 드는지 부추에 싸서 초고추장을 푹 찍더니 '자,한번만 먹어봐..'한다. '됐어,당신이나 많이 먹어~'............. 울 큰 딸 옆에서 거든다. '엄마, 개고기라고 생각하지말구 그냥 돼지고기라구 생각하세요~' 지 아빠 따라서 7살부터 수육에 탕에 다 섭렵을 한 통에 이 맛난걸 안먹는 엄마가 한심하기는 지아빠랑 같은가보다.
그래 나 하나 고생해서 저렇게 행복해하니....나의 오늘은 보람찬 하루인거지.뭐....먹지도 않은 멍멍이 냄새땜에 안좋은 속을 나의 긍정적이 생각으로 다 덮고자 애쓰는데 울신랑 옆에서 한마디 한다. ' 처음하는데도 이렇게 잘하는대 이제 우리 맨날 집에서 삶아먹음 되겠다..그리고 퇴직해서 보신탕집 하나 차리지뭐..흐흐흐흐'
꽥이다,,,완전 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