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4주년 농담으로 '울 통장 돈 말구 백만원만 줘봐'하는 뽄대없은 마눌에게 보낸 옆지기의 편지입니다...
눈물이 나는 것은....미안함, 그리고 감동입니다....
부부의 인연이 악연이라는데...참 많이 싸운 세월이 악연을 풀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이제는 남자 여자가 아닌...사람과 사람으로 친구가 되어 그렇게 15년을 채우고 또 16년, 17년을 살아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그렇게 행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지성과 미색(?)을 겸비한 당신에게
제14회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그간의 숱한 고난과 역경을 잘 참고 아직까지 내 편으로 남아있는
그대에게 내 가슴 속 고마움을 표합니다.
돌이켜보면 14년이란 짧지않은 세월동안
우린 우리가 느껴온 행복보다 훨씬 많은 행복을 느낄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은
서로에 대한 사랑의 그릇된 표현방식이었다고 자위합시다.
이제는 내게 당신이 나를 처음 만나던 시절
당신을 하늘 높이 던져 안아주던 힘도
출처를 알 수 없는 객기도 없지만
그 때보다 구체화된 당신에 대한 믿음과 확인된 사랑과
끔찍이도 우리를 닮은 새끼들이 있음에 감사하면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색다른 사랑으로 채워갑시다.
훨씬 더 재미있고 평화롭게
신이 시기하지 않을만큼만 그렇게
지금도 나는 의림지에서 당신을 꼬시던 그 때와 다르지 않으며 세월을 돌려 놓아도 그 때처럼 할 것이라는 말이 당신의 14년 고생에 대한 보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오늘을 축하합시다. (맘적으로). 땡.
아,,근대 선물은 안사준다는 뜻인가???????쩝쩝...